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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내내 ‘위기’ 이어진 네이버·카카오…2Q 실적 ‘그래도 화창’ [정두용의 인사이트]

이데일리TV 생방송 코너 ‘이데일리 인사이트’에서 다룬 내용을 다시 글로 풀어 전달합니다. 경제·산업계 소식에 인사이트 한 스푼을 얹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사안을 다룹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위기의 벤처 1세대 ‘네이버‧카카오’... 하반기 리스크 가능성은?

Q. 양대 플랫폼 기업으로 불리는 네이버·카카오가 2분기에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양사의 실적을 다양한 곳에서 비교하고 있는데요. 두 기업은 왜 ‘라이벌’로 불리는 거죠?
A. 분야를 막론하고 최정상에 있는 둘의 대결에 세간 이목이 쏠리기 마련인데요. IT업계 대표적 라이벌 기업이라고 하면 단연 네이버와 카카오가 꼽힙니다. ‘국민 플랫폼’ 지위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네이버는 검색 기능으로, 카카오는 메신저 서비스로 ‘국민 플랫폼’ 지위를 구축했습니다. 양사 모두 각자의 주력 서비스 분야를 평정한 뒤, 사업 영역을 금융·모빌리티·콘텐츠·커머스 등으로 순차 확대했는데요. 양사는 핵심 서비스의 기능 강화는 물론 사업 다각화를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네이버와 카카오가 운영하는 플랫폼의 월간 이용자 수는 4500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죠. 사실상 모든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등극한 셈입니다. 양사는 이와 함께 그간 쌓은 정보기술(IT)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간거래(B2B) 솔루션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올리고 있기도 합니다.
핵심 서비스에선 다소 차이가 있지만, 사업 구조가 매우 유사하다는 의미인데요.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된 매출원은 광고 수익으로 같기도 합니다. 핵심 서비스를 기반으로 진출한 사업 범위가 비슷하고, 매출 구조에서도 큰 차이가 없어 자주 비교선상에 오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웹툰과 웹소설 분야에선 직접 경쟁 구도에 있기도 한데요. 이 지점도 두 기업의 관계를 ‘라이벌’이라고 부르는 주된 배경이 됐습니다.
사업 구조가 유사하다는 건 대외 여건에 대한 영향도 비슷하게 받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정부 규제나 광고 시장의 호·불황 등에 따른 사업적 변화가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뜻이죠. 하락과 상승의 정도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양사의 주가도 그래서 비슷한 흐름을 보여봤다고 분석됩니다.

Q. 올해 2분기를 돌이켜보면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사업적 위기를 겪었던 것 같습니다.
A. 맞습니다. 그간 양사는 비교적 시장 상황에 따라 사업의 호·불황을 겪어왔는데, 올해 2분기엔 대외 여건과 별개로 자체적인 문제로 인해 사업적 위기를 마주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내부에서 “올해 상반기엔 새로운 사업적 시도를 펼칠 엄두를 내지 못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업 불확실성이 증대됐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올해 상반기 내내 이른바 ‘라인야후 사태’를 겪었습니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으로 대변되는 사법 리스크에 창업주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마주한 상태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구속은 지난 7월 발생한 일이긴 하지만, 검찰의 수사망은 그 이전부터 점차 좁혀왔죠. 카카오 역시 올해 2분기에 사업 불확실성 증대를 겪은 셈입니다.
네이버(왼쪽)와 카카오 로고. [제공 각 사]

Q. 네이버가 겪은 ‘라인야후 사태’는 올해 상반기 IT업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이기도 한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A,. 외교적 분쟁으로까지 격화됐던, 이른바 ‘라인야후 사태’는 지난 2023년 11월 메신저 앱 ‘라인’에서 약 52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라인의 협력사 PC에 심겨 있던 악성코드가 클라우드 서버를 타고 라인 시스템에 접근해 발생한 사고인데요. 네이버가 만든 라인은 월마다 108개국에서 약 2억명이 접속하는 메신저 앱입니다. 이 중에서 일본에서만 9600만명이 사용하고 있죠. 당시 보안 사고가 국내선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 내에선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던 이유입니다.
일본 총무성은 이에 지난 3월과 4월에 걸쳐 라인야후에 두 번의 행정지도를 내리고 ‘네이버와의 지분 관계 재검토’를 요구했습니다. 일본 총무성이 같은 사안에 두 차례 행정지도를, 그것도 한 달 사이 내린 건 대단히 이례적입니다. 문제는 행정지도에 단순히 보안 강화를 넘어서 경영권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는 점입니다.

Q. 일본 총무성의 ‘자본 관계 재검토’ 요구가 어떻게 경영권 찬탈로 해석될 수 있는 거죠?
A. 라인야후의 지배구조를 보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는데요. 라인야후의 최대 지분(64.4%)을 들고 있는 곳은 A홀딩스란 기업입니다. 네이버의 ‘라인’과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검색 서비스 기업 ‘야후재팬’이 합병하면서 만들어진 곳이죠.
A홀딩스는 그래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소유하는 형태로 설립됐습니다. 네이버가 보유한 A홀딩스 지분 중 단 한 주라도 소프트뱅크 측에 넘어간다면 경영권을 상실하는 구조인 거죠. 그래서 일본 정부의 ‘자본 관계 재검토’ 요구는 사실상 소프트뱅크에 네이버가 지닌 라인야후 경영권을 완전히 넘기라는 압박으로 해석됐습니다. 이에 곧장 국내에선 반일 감정이 고조됐고, 이는 한일 정상회담 테이블에 ‘라인야후 사태’가 오를 정도로 사안이 격화되기도 했죠.
양국의 정상까지 나서 ‘완만한 해결’을 강조해서인지 일본 총무성은 최근 ‘지분 관계 재검토’란 기존 입장을 사실상 철회했습니다. 이에 현재는 일단 네이버의 지분변동 없이 ‘라인야후 사태’가 마무리된 상태인데요.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잃게 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된 셈입니다. 네이버는 다만 올해 2분기에 ‘라인야후 사태’에 발이 묶이면서 이 기간 새로운 사업적 시도를 펼치지 못했다는 건 아쉬운 지점으로 남습니다.

Q. 사업적 불확실성이 고조됐음에도 네이버가 2분기에 ‘역대 최대치’ 실적을 달성했다고요?
A. 네이버는 대외 불확실성 증대에도 올해 2분기 주요 사업 부문 대다수가 성장하는 성과를 올렸는데요. 심지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써내기도 했습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2023년 1분기 이후 여섯 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기도 했죠.
네이버는 구체적으로 올해 2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2조6105억원, 영업이익 4727억원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기업의 대표적 성장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18.1%로 집계됐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4%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6.8% 상승하는 성과를 써냈습니다.
라인야후 사태에도 이런 호실적을 기록한 건 광고 매출의 상승과 커머스 부문의 성장 덕분인데요. 광고 부문을 포함하는 서치플랫폼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978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커머스의 경우 중고 거래 플랫폼 ‘크림’의 진격 덕분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6% 상승한 719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외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와 별개로 국내 사업이 성장하면서 실적 상승을 이룬 것으로 분석됩니다.

Q. 네이버가 지난 2분기에 라인야후 사태를 겪었다면,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불거진 사법 리스크를 마주했잖아요. 무엇이 문제가 됐습니까?
A. 라인야후 사태가 올해 상반기 IT업계를 지배한 이슈였다면, 카카오의 SM엔터 주가 조작 의혹은 현재 IT업계 이목을 사로잡고 있는 사안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하이브와의 공방 끝에 SM엔터를 인수했습니다. 하이브는 당시 주당 12만원에 SM엔터 주식을 확보하는 공개매수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공개매수에 참여한 물량은 단 4주에 그쳤죠. SM엔터 주가가 하이브 공개매수 나흘째부터 12만원을 웃돌았기 때문입니다.
SM엔터 주식이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게 형성된 이유가 카카오의 개입에 있다는 게 검찰 측 시각인데요. 검찰은 구체적으로 카카오가 하이브의 SM엔터 인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김범수 창업자가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죠.
검찰은 이에 그간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김범수 창업자를 직접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립니다. 법원에 김범수 창업자를 구속해 조사해야 한다고 요청했고, 법원이 해당 요청을 지난 7월 23일 받아들이면서 카카오는 ‘총수 부재’란 초유의 사태를 마주하게 됐죠.
검찰은 이어 지난 8월 8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범수 창업자를 구속기소 하기도 했습니다. 구속영장 발부에 따른 최대 구속 기간은 20일이었는데, 검찰이 김범수 창업자를 구속기소 하면서 구속 기간이 최대 6개월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7월 22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그는 현재 서울 남부구치소에 갇힌 상태다. [사진 연합뉴스]

Q. 카카오와 하이브가 ‘SM엔터 인수전’을 벌인 건 지난해 2월이고, 김범수 창업자가 구속된 건 지난 7월이네요. 시기상 올해 2분기엔 검찰의 수사망이 상당히 좁혀졌던 때라고 볼 수 있겠네요.
A. 맞습니다. 특히 이런 사법 리스크 증대가 김범수 창업자의 경영 역할이 넓어지던 시기에 불거져 사업적 리스크가 더욱 증대됐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 2022년 3월 스스로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온 바 있습니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란 직책은 유지했으나 공식적으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죠.
김범수 창업자가 다시 회사 경영에 다시 손을 데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입니다. 규제 기관의 제재와 검찰의 수사 압박, 그리고 ‘문어발 확장’ 등 대외 비판이 거세지던 시점이었죠. 경영에 복귀해 회사 변화를 이끌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김범수 창업자는 경영 복귀 후 현재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비롯해 CA협의체 공동의장과 경영쇄신위원장 등 3가지 직책을 맡을 정도로 그룹 내 역할을 넓혔죠. 올해 2분기엔 김범수 창업자 활동의 넓어진 만큼 사법 리스크도 함께 고조되던 상황이었습니다.

Q. 올해 2분기엔 카카오의 사업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던 시기인데, 이 기간 실적은 어땠나요?
A. 네이버가 ‘라인야후 사태’에도 올해 2분기 호실적을 써낸 것처럼, 카카오도 사법 리스크 증대에도 불구하고 외연 성장은 물론 내실까지 챙긴 실적을 써냈습니다. 카카오는 구체적으로 올해 2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은 2조49억원, 영업이익은 1340억원을 기록했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8% 상승한 수치입니다. 영업이익률은 6.7%로 동종 업계 대비 낮은 편이지만, 대외 여건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카카오 역시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광고와 커머스 부문에서 매출이 상승하며 호실적을 써냈는데요. 광고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상승한 3073억원, 거래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206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높아진 사업 불확실성에도 2분기에 호실적을 써냈지만, 현재 상황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라인야후 사태가 현재 소강상태에 접어든 상태이지만,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는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죠.

*본문과 방송 내용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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