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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시장에 스며든 생성형 AI

열악한 환경의 창작자들 노동 문제 해결 대안으로 떠올라

네이버웹툰 홈페이지 모습 [사진 네이버웹툰]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국내 웹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웹툰 시장 규모 대비 열악한 창작자의 노동 환경 문제도 최근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생성성 인공지능(AI) 활용이 떠오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AI와 함께하는 웹툰 산업과 스토리 창작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웹툰 산업 시장 규모는 역대 최대인 1조829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23년 하반기 기준 웹툰(만화) 수출 종사자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74.9%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웹툰 특유의 ‘확장성’ 때문이다. 웹툰은 원소스멀티유즈(OSMU)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슈퍼 지식재산권(IP)임과 동시에 다양한 영역을 한데 묶는 미디어믹스에 최적화된 콘텐츠다.

하지만 웹툰 작가 연평균 수입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년 내내 연재한 작가의 연간 총수입 및 최근 1년 이내 연재한 작가의 연평균 수입이 각각 9840만원과 6476만원으로 전년 대비 2030만원, 2097만원 감소했다. 이는 웹툰 이용 횟수 감소 및 산업 내 경쟁이 심화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지난 6월 진행된 ‘2024 콘텐츠산업포럼’에서 정승환 라이언로켓 대표는 “소비자들은 웹툰을 3분 만에 빠르게 읽지만, 그 3분짜리 웹툰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6명이 5일 내내 그려도 80컷이 겨우 나온다고 한다. 콘티를 만들고, 스케치를 그리고, 선화, 채색, 명암, 후보정, 배경까지. 이런 컷들이 80장이 모여야 한 화가 완성된다. 그러다보니 웹툰 산업 종사자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지금의 노동집약적인 방식은 반도체를 수제로 만드는 것과 같다고 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노동집약적 웹툰 제작 방식으로는 불안정한 수익, 건강 악화 등으로 인해 장기적인 창작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2023 웹툰 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작 활동 시 AI 활용 의향 조사에서 웹툰 제작사의 ‘의향 있음’ 비율은 41.2%, 웹툰 작가는 36.1%로 나타났다.

생성형 AI는 창작 환경에서 노동환경을 개선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작가의 그림체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웹툰 시장의 주목받는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차세대 웹툰 작가 인재 양성 과정에서는 이미 AI 활용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라이언로켓은 웹툰에 특화된 언어 모델을 자체 개발 및 적용한 생성형 AI ‘젠버스’를 활용해 작가의 화풍 10장 가량을 학습시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로맨스 판타지 혹은 액션 등의 장르물에서도 충분히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해 웹툰을 제작할 수 있다.

지금은 서비스를 종료한 네이버웹툰의 ‘툰필터’는 생성형 AI가 이용자의 사진을 웹툰 작가의 그림체로 변환시켜주는 방식을 선보였다. 지난해 5월 출시돼 5~12월간 약 9000만 장의 이미지를 생성했다.

창의성이 요구되는 스토리 창작 업계에서도 생성형 AI 도입 및 활용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기성 작가들의 경우, 리서치 혹은 브레인 스토밍 과정, 캐릭터 설정, 로그라인 생성 등의 작업에서 주로 AI를 사용하고 있다.

한콘진 관계자는 웹툰 산업에서의 AI 활용과 관련해 “도구로써의 AI가 주는 업무 효율성, 스토리에 대한 피드백 혹은 토론 등이 이루어지는 것에 기대를 하고 있다”며 “다만 AI가 창작자의 아이디어를 학습해 무분별하게 퍼뜨릴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발자와 창작자의 AI 지식 격차가 크기에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자 하는 대형 스튜디오의 입장과 개인 창작자의 상이한 입장을 해소할 수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창작자 간에도 배경, 선, 채색, 명암 등 AI를 활용하는 범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 이에 대한 업계 차원에서의 합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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