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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전기차 포비아...K전고체 배터리 날까 [이코노株인공]

고체 전해질, 화재 위험 낮아 높은 안전성 주목
개발 쉽지 않아…양산 속도·가격 경쟁력 관건

지난 1일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에 대한 2차 합동 감식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새로운 반등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잇단 전기차 화재로 인한 전기차 포비아(공포) 확산으로 가뜩이나 캐즘(Chasm·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에 빠진 전기차업계의 불황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800여 대의 주변 차량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배터리의 위험성에 대한 공포가 커졌다. 올해 8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만 2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배터리 안전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배터리 안전과 기술 수준을 함께 높일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가 주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배터리다. 기존 액체 전해질이 가연성·휘발성을 지닌 반면 고체 전해질은 불연성을 갖춰 화재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내구성과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 거리도 길어진다. 

특히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실제 최근 국내 전고체 배터리 개발 관련주의 주가도 힘을 얻고 있다. 일례로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주가는 지난 3월 19일 8만1400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8월 5일까지 2만67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8월 20일 종가기준 5만2300원으로 96% 가까이 상승했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전고체 배터리에 사용되는 고체전해질의 원료인 황화리튬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지난 5월 울산 온산공장에 황화리튬 파일럿 라인을 완공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씨아이에스의 주가는 8월 5일 7800원에서 8월 20일 종가 기준 1만1470원으로 47% 넘게 올랐다. 씨아이에스는 전고체 배터리 소재와 장비,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용 건식 코터 개발 국책과제 총괄기관으로 선정돼 관련 소재 및 장비의 사업화를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K배터리 반사이익 기대…안전성·기술 수준↑

한농화성은 8월 5일 1만350원까지 내려갔다가 8월 20일 2만300원에 장을 마치며 96% 이상 뛰었다. 한농화성은 국책과제인 ‘리튬금속고분자전지용 전고상 고분자 전해질 소재 합성 기술 및 상용화 기술 개발’의 주관기업으로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을 개발하고 있다.

이차전지 대표주자인 에코프로그룹 주도 주목받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양산 라인 투자 계획을 세웠다. 오는 10월 착공해 2026년 3월 완공한다는 목표다. 연간 3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021년 고체 전해질 개발에 착수했고, 이듬해인 2022년에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그동안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해왔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가 대중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3사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매진 중인데, 빠르면 2027~2030년 양산이 목표다. 삼성SDI는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샘플을 만들어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SK온은 2025년까지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황화물계 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2029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 목표를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이전 양산을 목표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극복해야 할 과제도 남았다. 고체의 특성상 이온 전도도(이온의 이동 속도)가 액체 전해질보다 낮은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극과 고체 전해질 사이 계면 저항이 큰 점도 난제다. 

또한 개발을 완료하더라도 높은 가격이 상용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의 원료인 황화리튬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양산되더라도 고가의 완성차에 탑재될 예정이어서 대중화를 위한 가격경쟁력이 확보되어야 하는 셈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액체 전해질 배터리로는 위험성을 줄일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전고체 배터리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전고체 배터리는 일반적인 이차전지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구성 요소가 모두 고체로 이루어져 있어 액체 전해질 대비 높은 안정성을 보유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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