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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어지는 ‘부산發’ 하늘길…LCC 이목 쏠리는 ‘김해공항’

LCC, 부산發 국제선 신규 취항 잇따라
김해공항, 인천 제외 이용객 가장 많아
중장거리 선택지 여전히 미흡 지적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LCC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부산의 하늘길이 넓어지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부산 발 국제선을 연속해서 신규 취항하면서다.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를 차지하기 위한 주도권 경쟁도 덩달아 치열해지고 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제주항공, 진에어를 포함한 여러 LCC가 부산 출발 국제선을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이를 통해 김해공항을 주로 이용하는 영남권 지역주민들의 단거리 이동 편의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먼저 제주항공은 오는 동계 기간이 시작되는 10월 27일부터 ▲부산~코타키나발루 주 6회(월·수·목·금·토·일) ▲부산~가오슝 주 3회(화·목·토) ▲부산~삿포로 주 5회(월·수·목·금·일)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

진에어도 지난 14일부터 주 7회 일정으로 부산~나고야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운항 스케줄은 매일 오전 8시 30분 김해공항 출발, 10시 나고야에 도착이다. 나고야에서는 매일 오전 11시에 출발해 12시 35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에어부산도 부산~발리(인도네시아) 노선 신규 취항을 확정하면서, 부산 발 첫 중장거리 노선에 뛰어든다. 부산~발리 노선은 김해공항 국제선 노선 중 5000km를 넘는 유일한 장거리 비행이다. 에어부산은 부산~자카르타 신규 취항도 준비 중에 있다.

운항 스케줄은 주 4회(월·수·금·일) 일정이다. 김해공항에서 오후 6시 10분에 출발해 인도네시아 발리 응우라라이 국제공항에 다음 날 0시 5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귀국 편은 현지 공항에서 오전 1시 15분에 출발해 김해국제공항에 같은 날 오전 9시 10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지난 14일 추석 연휴를 맞아 시민들이 탑승수속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북적이는 김해공항...“국제선 수요 많은 도시”

부산 발 국제선을 책임지는 김해공항은 지방 국제공항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김해공항은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821억원을 투입해 증축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국제선 확충이 완료된 김해공항 터미널 면적은 7만2027㎡에서 8만9782㎡로 기존 대비 24.6% 늘어났다. 연간 여객 수용능력은 630만명에서 830만명으로 31.7% 증가했다.

규모에 걸맞게 국제선 이용객도 넉넉하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사이트 에어포탈에 따르면 1~8월 인천을 제외한 지방공항 7곳(김포·김해·제주·대구·청주·무안·양양)에서 국제선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은 1219만1892명으로 집계됐다. 

7곳의 지방공항 중 국제선 항공편 이용객이 가장 많았던 곳은 김해공항이다. 해당 기간 동안 582만385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김포(255만3901명) ▲제주(166만1536명) ▲청주(99만3362명) ▲대구(91만5531명) ▲무안(23만6684명) ▲양양(1만493명) 순이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올해 말 최대 890만명으로 시설용량인 830만명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해공항에 LCC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 다음으로 도시 규모가 크고 여행 수요자가 충분히 뒷받침되는 만큼, 부산발 노선을 확장해 지역 이용객들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서울 다음으로 가장 큰 도시가 부산이다. 그만큼 LCC 업계에서는 매력적인 도시”라며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회복되고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를 흡수하기 위해 여러 국제선을 확장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가장 규모가 큰 부산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CC 쏠림 현상’은 해결 과제

주로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영남권 지역 주민들은 중장거리 노선을 이용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등을 거쳐 갈 수밖에 없었다. 그간 김해공항을 통해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국가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였기 때문이다. 에어부산이 중장거리 노선인 부산~발리 노선 신규 취항을 확정했지만, 여전히 중장거리 선택지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 큰 문제는 LCC 업계의 과도한 김해공항 쏠림 현상이다. 김해공항이 비교적 단거리를 소화하는 LCC 위주 공항으로 자리 잡을 경우 지역주민들의 불편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 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선 노선이 아무리 확장되더라도, 단거리가 아닌 중장거리 노선을 이용하기 위해 결국 인천공항을 찾아 갈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김해공항 국내선 및 국제선 전체 이용객은 1369만471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내 LCC 점유율은 72.8%에 달했다. 김해공항 이용객 4명 중 3명이 LCC를 이용한 셈이다. 국제선만 놓고 보면 김해공항 LCC 점유율은 82.1%로 훨씬 더 높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김해공항의 경우 LCC가 여러 국제선을 확장하고 있지만 선택의 폭은 여전히 넓지 않은 편”이라며 “당장 김해공항에서 중장거리 노선을 소화하는 항공사가 제한적이다 보니, 결국 더 많은 선택지를 위해 이용객들이 인천공항으로 찾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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