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출고량 ‘뚝뚝’…내수 성장 한계 직면했나
[소주시장 어떻게 변하나]②
주류업계, 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해외시장 공략 드라이브
유통망 활용한 오비맥주, 소주시장 지각변동 가능성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국내 주류업계는 급변하는 음주 문화에 대응하기 위해 저도주, 고도주 상품의 다변화를 통해 실적을 방어하고 있다. 다만 주류업의 핵심인 소주 판매량이 줄고 있어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하며 주류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금주 문화 확산에 소주 트렌드 변한다
업계에 따르면 주류 시장에서 소주의 위치는 확연히 달라졌다. 주류 소비 성향이 바뀌면서 소주의 역할도 변화했다는 분석이다.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이며, 풍미도 부드러워지고 있다. 이는 금주 문화가 확산하면서 저도수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춘 변화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주류 시장의 변화를 반영한 제품들이 지속 출시되고 있다. 지난 3월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소주 신제품 ‘진로 골드’는 도수가 기존 제품(16도)보다 0.5도 낮은 15.5도다. 소주 도수는 출시 이후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1924년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 소주 ‘진로’는 당시 35도였고, 1973년 30도 아래로 내려갔다. 1988년 출시된 ‘참이슬’ 초기 제품 도수는 23도였다.
롯데칠성음료가 2022년 선보인 소주 ‘새로’는 저도수와 무가당을 앞세워 소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새로는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억병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연 매출 1256억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 사이에서 가볍게 마시는 음주 문화가 확산되며 저도주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이 출시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성향 변화도 새로운 소주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지만, 소주 소비량의 하락 또한 업계의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2019년 91만5596㎘였던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84만4250㎘까지 줄었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소매시장 매출 규모는 2조3515억원으로 전년(2조4856억원) 대비 5.4% 감소했다.
업계는 생존책을 마련하는 데 고심 중이다. 특히 국산 소주는 성장 한계에 다다른 내수 시장 대신 해외를 공략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의 대중화를 이루고 2030년까지 해외 시장 소주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소주 해외 매출은 1891억원이었는데 이를 7년 만에 2.6배로 늘릴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소주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우선 공략 대상 국가를 8개국에서 17개국으로 확대, 베트남에는 7700만 달러(1058억원)를 투자해 첫 해외 생산공장도 짓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또한 해외 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 12월 미국 주류회사 E&J 갤로(E&J GALLO)와 업무 협약을 맺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E&J 갤로의 유통망을 활용해 미국 주류 전문 판매점 약 1만 곳에 ‘처음처럼’, ‘순하리’ 등 소주를 입점시키며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코스트코 등 현지 대형 유통 채널에도 입점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상반기 대미(對美)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소주 시장 출사표 던진 오비맥주
내수 시장 한계로 주류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가운데 오비맥주는 소주 시장 진출 출사표를 던졌다. 모회사 AB인베브의 아시아태평양(APAC)법인 주도로 ‘제주 소주’ M&A(인수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 오비맥주는 내수보다 ‘K-소주 수출’에 역점을 두는 우회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소주 소비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을 시작하게 될 경우 발생할 판도 변화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오비맥주가 새 소주 사업을 국내용이 아닌 해외 수출용으로 내놓겠다고 밝혀 업계에선 아직 시장을 예상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주류 시장이 소주와 맥주로 양분됐었다면 최근 몇 년간은 일본 맥주, 위스키 등이 국내에 침투하면서 전반적인 소주 소비량이 감소 추세를 보인다”며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신제품이 나와도 흥행이 쉽지 않은 환경이 됐고, 소비 브랜드를 바꾸지 않는 경향이 커서 오비맥주의 소주 사업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모기업이 전 세계 1위인 AB인베브가 보유한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어, 이 유통망만 잘 활용해도 엄청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소주 수출량이 지속해서 늘고 있고, 소주의 세계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이 돈이 되는 걸 알고 수출용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주가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지에 대해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와인, 위스키에 비해 소주는 대중적이지 않은 주종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이번 인수는 ‘카스’의 수출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것인데, 해외에서 한국 맥주는 그렇게 메리트가 있지 않다”며 “관세, 물류비가 붙다 보니 한국 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아, 카스의 판로를 활용해 내놓는 오비맥주의 새로운 소주가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진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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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문화 확산에 소주 트렌드 변한다
업계에 따르면 주류 시장에서 소주의 위치는 확연히 달라졌다. 주류 소비 성향이 바뀌면서 소주의 역할도 변화했다는 분석이다.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이며, 풍미도 부드러워지고 있다. 이는 금주 문화가 확산하면서 저도수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춘 변화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주류 시장의 변화를 반영한 제품들이 지속 출시되고 있다. 지난 3월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소주 신제품 ‘진로 골드’는 도수가 기존 제품(16도)보다 0.5도 낮은 15.5도다. 소주 도수는 출시 이후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1924년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 소주 ‘진로’는 당시 35도였고, 1973년 30도 아래로 내려갔다. 1988년 출시된 ‘참이슬’ 초기 제품 도수는 23도였다.
롯데칠성음료가 2022년 선보인 소주 ‘새로’는 저도수와 무가당을 앞세워 소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새로는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억병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연 매출 1256억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 사이에서 가볍게 마시는 음주 문화가 확산되며 저도주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이 출시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성향 변화도 새로운 소주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지만, 소주 소비량의 하락 또한 업계의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2019년 91만5596㎘였던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84만4250㎘까지 줄었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소매시장 매출 규모는 2조3515억원으로 전년(2조4856억원) 대비 5.4% 감소했다.
업계는 생존책을 마련하는 데 고심 중이다. 특히 국산 소주는 성장 한계에 다다른 내수 시장 대신 해외를 공략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의 대중화를 이루고 2030년까지 해외 시장 소주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소주 해외 매출은 1891억원이었는데 이를 7년 만에 2.6배로 늘릴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소주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우선 공략 대상 국가를 8개국에서 17개국으로 확대, 베트남에는 7700만 달러(1058억원)를 투자해 첫 해외 생산공장도 짓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또한 해외 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해 12월 미국 주류회사 E&J 갤로(E&J GALLO)와 업무 협약을 맺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E&J 갤로의 유통망을 활용해 미국 주류 전문 판매점 약 1만 곳에 ‘처음처럼’, ‘순하리’ 등 소주를 입점시키며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코스트코 등 현지 대형 유통 채널에도 입점을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상반기 대미(對美)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소주 시장 출사표 던진 오비맥주
내수 시장 한계로 주류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가운데 오비맥주는 소주 시장 진출 출사표를 던졌다. 모회사 AB인베브의 아시아태평양(APAC)법인 주도로 ‘제주 소주’ M&A(인수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 오비맥주는 내수보다 ‘K-소주 수출’에 역점을 두는 우회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소주 소비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을 시작하게 될 경우 발생할 판도 변화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오비맥주가 새 소주 사업을 국내용이 아닌 해외 수출용으로 내놓겠다고 밝혀 업계에선 아직 시장을 예상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주류 시장이 소주와 맥주로 양분됐었다면 최근 몇 년간은 일본 맥주, 위스키 등이 국내에 침투하면서 전반적인 소주 소비량이 감소 추세를 보인다”며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신제품이 나와도 흥행이 쉽지 않은 환경이 됐고, 소비 브랜드를 바꾸지 않는 경향이 커서 오비맥주의 소주 사업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모기업이 전 세계 1위인 AB인베브가 보유한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어, 이 유통망만 잘 활용해도 엄청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소주 수출량이 지속해서 늘고 있고, 소주의 세계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이 돈이 되는 걸 알고 수출용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주가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지에 대해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와인, 위스키에 비해 소주는 대중적이지 않은 주종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이번 인수는 ‘카스’의 수출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것인데, 해외에서 한국 맥주는 그렇게 메리트가 있지 않다”며 “관세, 물류비가 붙다 보니 한국 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아, 카스의 판로를 활용해 내놓는 오비맥주의 새로운 소주가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진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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