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교 인투셀 대표 “1년 내 기술이전 3건 자신” [이코노 인터뷰]
박태교 인투셀 대표 인터뷰
국내외 기업 기술이전 논의 활발…성과 기대
이르면 올해 말 B7-H3 최종결과보고서 수령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신약을 향한 사람의 열망은 강하다. 나이가 들며 여러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환경 변화와 기술 개발로 새로운 질환이 속속 발견돼서다. 다국적 제약사의 관심을 받는 항체 약물 중합체 ADC도 마찬가지다. ADC는 특히 유방암과 위암 등 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의 문을 열 열쇠로 꼽힌다.
하지만 ADC 형태의 치료제가 개발된 항암제는 소수다. 세계 여러 기업이 ADC를 개발하고 있지만, 현재 13개의 ADC만 규제기관의 승인 문턱을 넘었다. 항체와 약물을 잘 조합, 연결해야 하는 ADC의 특성 때문이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내는 항체와 암세포를 파괴할 약물(페이로드)을 링커라는 기술로 붙인 형태다.
인투셀은 이 링커 기술에서 혁신을 꾀하고 있다. ADC가 암세포에 정확히 도달했을 때 약물을 떨어뜨려, 치료 효과를 내게 하는 것이 인투셀의 기술이다. 성과는 속속 나고 있다. 인투셀은 스위스의 ADC 테라퓨틱스에 이 기술을 수출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와는 인투셀의 기술을 사용하는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기술 수준을 높이고 사업 성과를 더 확대하는 일이다. 9월 24일 오후 대전 대덕구 인투셀 본사에서 만난 박태교 대표는 “내년 상반기까지 기술이전 성과를 3건 더 확보하겠다”고 자신했다. 현재 국내외 기업 다수와 인투셀의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논의를 진행하고도 있다. 기존의 성과를 합하면 인투셀의 기술이전 성과는 총 5건으로 늘어난다.
인투셀은 2028년까지 10건의 기술수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술이전 성과를 5건으로 확대하면, 목표 달성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여러 항체와 약물을 붙이는 링커 기술을 확보한 만큼, ADC를 개발하려는 대다수 기업과 협력할 수 있어서다. 계약 규모는 건당 조 단위를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계약 규모를 부풀릴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운명처럼 만난 에스테르 황산
인투셀의 링커 기술은 오파스(OHPAS)에 집약돼 있다. 오파스는 항체에 페놀 계열의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 기술이다. 기존의 링커는 페놀 계열의 약물보다 아민 계열의 약물을 항체에 연결하기 쉬웠다.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지난해 430억 달러(약 56조원)를 쏟아 인수한 기업 씨젠의 링커 기술도 아민 계열의 약물을 항체와 연결하는 데 특화돼 있다.
문제는 아민 계열의 약물은 페놀 계열의 약물보다 정상세포와 더 잘 결합한다는 점이다. 독성을 지녀 암세포를 파괴해야 할 약물이 정상세포와 결합, 이를 공격하면 암을 치료하면서도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 이는 인투셀이 페놀 계열의 약물을 항체에 연결하는 링커 기술을 개발한 이유다.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높이되 부작용은 줄이자는 ADC의 기대효과를 강화하자는 취지에서다.
인투셀이 이런 기술을 개발한 것은 우연한 대화에서였다. 박 대표는 “대학 선배와 연구거리를 찾아보다 황산 다이에스터(diester)가 대화 주제로 나왔다”며 “황산 다이에스터는 황산 분자가 두 개의 수산기(hydroxyl group·–OH)에 결합한 형태인데, 이를 ADC에 접목하면 약물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링커를 개발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회고했다.
황산 다이에스터는 여러 연구 논문을 통해 안정적인 화학 결합이라는 점이 증명됐다. 다음 과제는 이 황산 다이에스터의 구조를 적용한 ADC가 혈액 속을 돌아다니면서도 안정을 유지하냐였다. 박 대표는 “2019년과 2020년 국제학술지 바이오컨쥬게이트 케미스트리(Bioconjugate Chemistry)에 이를 증명하는 논문 3편을 연달아 게재했다”고 했다. 이 논문의 결과가 오파스다.
인투셀은 후속 연구에도 돌입했다. 면역세포의 독성을 줄이는 기술 연구가 대표적이다. 씨젠과 다이이찌 산쿄 등 다른 ADC 개발 기업의 링커 기술은 펩타이드를 활용하기 때문에 골수에 도달했을 때 특정 효소에 반응해 약물이 방출된다. 약물이 암세포가 아닌 엉뚱한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는 호중구, 적혈구, 혈소판 감소로 이어져 환자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린다.
인투셀은 링커 기술에 에스테르 황산 구조를 적용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서 벗어난다. 오파스를 비롯한 인투셀의 기술은 펩타이드를 활용한 다른 링커 기술처럼 골수에서 분비되는 효소로 인해 링커가 끊어지는 작동방식(메커니즘)이 아니라서다. 인투셀의 링커에는 특정 효소를 만났을 때 방아쇠(트리거) 역할을 하는 요소가 붙어있는데, 이는 암세포를 만났을 때만 끊겨 약물을 방출한다.
인투셀은 연구개발(R&D)의 성과로 오파스 외 다른 ADC 개발 기술을 여럿 내놨다. ADC의 독성을 낮추는 PMT 기술과 ADC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엔허투의 엑사테칸을 인투셀의 기술에 적용한 넥사테칸 등이다. 기술 개발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고형암 대상 ADC 후보물질인 B7-H3는 이르면 올해 말 임상시험수탁기관(CRO)으로부터 최종결과보고서를 수령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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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DC 형태의 치료제가 개발된 항암제는 소수다. 세계 여러 기업이 ADC를 개발하고 있지만, 현재 13개의 ADC만 규제기관의 승인 문턱을 넘었다. 항체와 약물을 잘 조합, 연결해야 하는 ADC의 특성 때문이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내는 항체와 암세포를 파괴할 약물(페이로드)을 링커라는 기술로 붙인 형태다.
인투셀은 이 링커 기술에서 혁신을 꾀하고 있다. ADC가 암세포에 정확히 도달했을 때 약물을 떨어뜨려, 치료 효과를 내게 하는 것이 인투셀의 기술이다. 성과는 속속 나고 있다. 인투셀은 스위스의 ADC 테라퓨틱스에 이 기술을 수출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와는 인투셀의 기술을 사용하는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기술 수준을 높이고 사업 성과를 더 확대하는 일이다. 9월 24일 오후 대전 대덕구 인투셀 본사에서 만난 박태교 대표는 “내년 상반기까지 기술이전 성과를 3건 더 확보하겠다”고 자신했다. 현재 국내외 기업 다수와 인투셀의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논의를 진행하고도 있다. 기존의 성과를 합하면 인투셀의 기술이전 성과는 총 5건으로 늘어난다.
인투셀은 2028년까지 10건의 기술수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술이전 성과를 5건으로 확대하면, 목표 달성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여러 항체와 약물을 붙이는 링커 기술을 확보한 만큼, ADC를 개발하려는 대다수 기업과 협력할 수 있어서다. 계약 규모는 건당 조 단위를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계약 규모를 부풀릴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운명처럼 만난 에스테르 황산
인투셀의 링커 기술은 오파스(OHPAS)에 집약돼 있다. 오파스는 항체에 페놀 계열의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 기술이다. 기존의 링커는 페놀 계열의 약물보다 아민 계열의 약물을 항체에 연결하기 쉬웠다.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지난해 430억 달러(약 56조원)를 쏟아 인수한 기업 씨젠의 링커 기술도 아민 계열의 약물을 항체와 연결하는 데 특화돼 있다.
문제는 아민 계열의 약물은 페놀 계열의 약물보다 정상세포와 더 잘 결합한다는 점이다. 독성을 지녀 암세포를 파괴해야 할 약물이 정상세포와 결합, 이를 공격하면 암을 치료하면서도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 이는 인투셀이 페놀 계열의 약물을 항체에 연결하는 링커 기술을 개발한 이유다.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높이되 부작용은 줄이자는 ADC의 기대효과를 강화하자는 취지에서다.
인투셀이 이런 기술을 개발한 것은 우연한 대화에서였다. 박 대표는 “대학 선배와 연구거리를 찾아보다 황산 다이에스터(diester)가 대화 주제로 나왔다”며 “황산 다이에스터는 황산 분자가 두 개의 수산기(hydroxyl group·–OH)에 결합한 형태인데, 이를 ADC에 접목하면 약물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링커를 개발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회고했다.
황산 다이에스터는 여러 연구 논문을 통해 안정적인 화학 결합이라는 점이 증명됐다. 다음 과제는 이 황산 다이에스터의 구조를 적용한 ADC가 혈액 속을 돌아다니면서도 안정을 유지하냐였다. 박 대표는 “2019년과 2020년 국제학술지 바이오컨쥬게이트 케미스트리(Bioconjugate Chemistry)에 이를 증명하는 논문 3편을 연달아 게재했다”고 했다. 이 논문의 결과가 오파스다.
인투셀은 후속 연구에도 돌입했다. 면역세포의 독성을 줄이는 기술 연구가 대표적이다. 씨젠과 다이이찌 산쿄 등 다른 ADC 개발 기업의 링커 기술은 펩타이드를 활용하기 때문에 골수에 도달했을 때 특정 효소에 반응해 약물이 방출된다. 약물이 암세포가 아닌 엉뚱한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는 호중구, 적혈구, 혈소판 감소로 이어져 환자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린다.
인투셀은 링커 기술에 에스테르 황산 구조를 적용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서 벗어난다. 오파스를 비롯한 인투셀의 기술은 펩타이드를 활용한 다른 링커 기술처럼 골수에서 분비되는 효소로 인해 링커가 끊어지는 작동방식(메커니즘)이 아니라서다. 인투셀의 링커에는 특정 효소를 만났을 때 방아쇠(트리거) 역할을 하는 요소가 붙어있는데, 이는 암세포를 만났을 때만 끊겨 약물을 방출한다.
인투셀은 연구개발(R&D)의 성과로 오파스 외 다른 ADC 개발 기술을 여럿 내놨다. ADC의 독성을 낮추는 PMT 기술과 ADC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엔허투의 엑사테칸을 인투셀의 기술에 적용한 넥사테칸 등이다. 기술 개발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고형암 대상 ADC 후보물질인 B7-H3는 이르면 올해 말 임상시험수탁기관(CRO)으로부터 최종결과보고서를 수령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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