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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문항’ 없는 수능…상위권 학생 혼란 가중[임성호의 입시지계]

수능 문제 출제 난이도 중대한 변수 작용
킬러문항 배제에 수능 난이도 예측 어려워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를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금년도는 의대 모집정원이 확대되어 상위권 변별력 확보가 어느 해보다 중요해졌다. 수험생들은 이같은 상황구도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남은 기간 동안 수능 학습 난도를 맞춰야 한다.

2022학년도부터 통합수능이 도입되면서 국어는 선택과목이 2과목(언어와 매체·화법과 작문), 수학은 3과목(미적분·기하·확률과 통계)으로 나뉘어졌다. 국어의 경우 45문제 중 34문제는 선택과목에 상관없이 공통으로 풀어야 된다.

나머지 11문항은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으로 문제가 갈라 진다. 수학은 30문제 중 22문제는 공통문항이고, 나머지 8문항이 미적분·기하·확률과 통계로 구분된다. 대체로 미적분, 기하는 이과 학생이다. 이 제도는 현 고1이 입시를 치르는 2027학년도까지 진행된다.

점수는 복잡한 계산 방식에 의해 표준점수로 산출한다. 같은 45문제중 만점을 맞고도 표준점수에서는 선택과목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에 따라 다른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수학도 동일하다. 2022학년도 통합수능이 도입되면서 첫 해에는 선택과목 점수차가 크게 발생하여 어떤 과목을 선택한 학생이 어떤 대학, 학과에 지원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학 지원 예측이 매우 어려웠다. 

특히 이과 학생이 수학에서 같은 점수를 맞더라도 표준점수가 높게 나와 이과 학생이 문과에 정시에 교차 지원하여 합격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사실 어떠한 형태로 문제가 출제되더라도 상대평가 과목에서는 쉽고, 어렵고가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출제 난이도에 따라 유불리를 따지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최상위권 대에서 1~2문제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집단에서는 문제 출제 난이도는 매우 중대한 변수가 될 수 밖에 없다. 만점이든, 한 문제를 틀리든 쉽게 출제될 경우에는 동점자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킬러문항 배제’가 불러온 여파는

통합수능에 따른 선택과목 간 점수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는 수능 문제 출제에서 킬러문항이 배제되는 새로운 변화도 이뤄졌다. 지난해 2024학년도 9월 평가원 모의고사부터는 킬러문항이 배제돼 새로운 변별력을 요하는 문항들이 출제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모의평가 당시 국어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은 142점, 본수능에서는 150점으로 매우 어렵게 출제되었다. 통상 만점을 맞고,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150점 정도가 나오면 매우 어려운 수능으로 평가된다. 킬러문항이 배제되었지만, 이전보다 더 어렵게 출제된 셈이다. 

금년도 6월 모평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에서 148점까지 나오면서 어렵게, 변별력 높게 출제되는 기조가 그대로 유지됐다.

수학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킬러문항이 배제된 이후, 지난해 9월 모평에서 144점, 본수능 148점으로 매우 변별력있게 출제되었다. 금년도 6월 모평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52점까지 올라가는 매우 강도높은 변별력 요하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킬러문항이 배제되었지만, 국어, 수학은 어렵게 출제된다라는 매세지가 분명했다. 

절대평가인 영어과목은 지난해 9월 모평에서 90점 넘는 1등급 비율이 4.37%로 그 전 본수능때 7.83%보다 매우 어렵게 출제되었다. 지난해 본수능도 4.71%로 매우 어렵게 출제되었고, 금년도 6월 모평에서는 1등급 비율이 1.47%로 2018학년도 영어 절대평가 전환 이후 한 번도 경험할 수 없었던 문제 수준이었다.

그러나 금년도 9월 모평에서는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29점, 수학 136점, 영어 1등급 비율 10.94%로 기존 변별력있는 문제 수준에서 문제 난이도가 급하락했다. 통상적으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120점대가 형성되면, 매우 변별력이 낮은 시험으로 평가한다.


당시 국어에서 만점자 수는 4478명, 수학 만점자의 경우 4736명이다. 영어 1등급은 4만4212명이다. 2025학년도 의대 모집정원은 4485명이다. 즉, 최상위권 학과 뿐만아니라 상위권 대학에서도 국어, 수학 과목은 변별력이 힘들고, 영어는 사실상 인서울권 대학에서도 변별력 확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2025학년도 대입 수능은 11월 14일이다. 지난해 6월 이후부터 킬러문항 배제되는 새로운 수능 유형에 적응하고 있는 과정이다. 킬러문항 배제이후 3번의 시험에서는 매우 어렵게 출제되었고,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의 마지막 9월 모평은 지나치게 쉬웠다. 

수험생들은 통합수능에 따른 선택과목간 점수차, 의대 모집정원 확대, 무전공 선발 전면 확대 시행에 따른 입시 예측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합격선 변화에 따른 기대심리로 수시 지원도 대체적으로 상향지원 패턴으로 마감된 상황이다. 

여기에 킬러문항 배제에 따른 실제 수능 난이도 예측 불확실성이 커졌다. 실제 본수능때 문제 수준이 어느 정도 일지 가늠하기가 정말 어려워진 상황이다. 모의고사에 대한 문제 출제 난도 급등락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상위권 학생들은 지난해 본수능, 금년도 6월 모평 수준때 처럼 어렵게 공부하라고 메세지를 전달해줄 수 밖에 없다. 만일 9월 모평처럼 매우 쉽게 본수능에 출제될 경우, 최대 피해자는 최상위권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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