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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없이 실패했지만 ‘인생네컷’으로 인생의 성공 스토리 쓰고 있다” [이코노 인터뷰]

[창업도약패키지 선정 기업] ① 이호익 엘케이벤처스 대표
스티커 사진기 매장으로…젊은이들 명소로 만들어
‘기술’ 접목해 업계에서 ‘최초’ 기록 연달아 쓰고 있어

앞으로 10회에 걸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2024년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을 통해 선정한 스타트업의 창업가 인터뷰를 진행한다.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은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겪는 3~7년 사이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가 후배 창업가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 [편집자주]


이호익 엘케이벤쳐스(LK Ventures) 대표이사.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그의 전공은 ‘자동화공학’, 쉽게 말하면 공장의 자동화 등을 추진하는 ‘스마트팩토리’ 관련 학문을 배운다. 하지만 그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중간에 학교를 그만뒀다. 그리고 사업에 도전했다. 도전한 사업은 수도 없이 많다. 카드 발급 관련 텔레마케터부터 자판기 사업,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녹차 진액 자판기 사업 그리고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보급 등 다양한 사업에 도전했다. 심지어 군부대에 라면 자판기를 보급하는 사업까지 도전했다. “수도 없이 망해봤다”는 그의 말처럼 20여 개의 사업에 도전했지만 성공을 맛보지 못했다. 아내와 주변 지인들은 “직장을 구해봐라”라는 조언을 많이 했지만 사업을 통한 자아실현의 꿈이 더 컸다. 

스티커 사진기 앞에 늘어선 젊은이들 보고 사업 도전

그의 인생을 펴게 한 것은 2017년 초반 울산 젊음의 거리에 있던 스티커 사진기다. ‘인생네컷’이라는 브랜드가 붙어 있는 사진기 앞에 젊은이들이 길게 줄을 선 것을 봤다. 그 사업을 하던 이에게 “서울·경기 총판을 해보겠다”고 설득해서 서울 이태원이나 홍대 같은 곳에 인생네컷 스티커 사진기를 설치했다. 4개월 만에 수십 개의 스티커 사진기를 설치했다. 그리고 4개월 후 인생네컷 브랜드를 인수했다. 2018년 1월 40년 지기 친구의 성과 그의 성을 따서 만든 ‘엘케이벤처스’(LK Ventures)라는 이름의 기업을 창업했다. 인생네컷을 통해 성공한 창업가라는 스토리를 쓰고 있는 이호익 대표가 주인공이다. 

이 대표는 “이 사업을 알게 되고 8개월 만에 브랜드를 인수했다”면서 “40여 곳이 넘는 스티커 사진 업체가 있지만, 우리가 항상 ‘최초’라는 기록을 만들면서 성장하고 있다”며 웃었다. 수많은 사업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던 경험 때문인지, 그는 처음부터 사업을 크게 확장하지 않았다. 차근차근 한 단계씩 성장하는 게 그의 사업 지론이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엘케이벤처스를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 기업으로 선정한 것은 최초라는 기록을 쓸 수 있는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스티커 사진 사업은 2000년대 초 젊은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스티커 사진의 유행이 끝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경남 지역에서 조그맣게 시작했던 인생네컷은 이 대표를 통해 스티커 사진의 대명사가 됐다. 이 대표는 스티커 사진의 부활을 “아날로그에 대한 추억을 맛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인생네컷의 성공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매장형 스티커 사진’이 인생네컷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이다. 이 대표는 “더운 날씨에 길거리에서 스티커 사진을 찍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고, 날씨에 상관없이 스티커 사진을 찍으려면 매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매장은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었다. 젊은이들이 언제든 들어와서 잡담하고 외모를 꾸밀 수 있게 매장에 거울을 설치했고 헤어드라이어기와 고데기를 비치했다. 그렇게 인생네컷 매장은 젊은이들이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입소문이 났다. 

이호익 대표 사무실에는 이 대표와 임직원이 함께 촬영한 다양한 인생네컷이 붙어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IPO에 도전…중국·중남미 등으로 진출 계획도

인생네컷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하기 시작했다. 창업 1년 만에 기업부설연구소를 열었고,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 해외 첫 매장을 만들었다. 창업 2년 만에 벤처기업 등록을 했고 2022년에는 스티커 사진 업체 중 처음으로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NCT 등의 가수들 지식재산권(IP)를 스티커 사진 프레임에 적용했고, 자서전 프레임·파파라치 프레임 등 사용자들의 눈길을 끄는 각양각색의 유료 프레임을 개발했다. 출판사 열린책들, 신세계백화점, 그룹 NCT 등과 협업해 팝업 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연예인과 협업하고 다양한 프레임을 만들고, 이를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도전 등이 모두 가능한 것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우리만의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며 웃었다. 스티커 사진에 기술력을 더했기에 업계에서 ‘최초’라는 기록을 연달아 쓸 수 있던 요인이다. 

엘케이벤처스 창업 이후 6년 동안 인생네컷은 급속한 성장을 이뤄냈다. 임직원은 100여명이 넘고, 2023년 10월에는 해외 가맹점 100호점을 돌파했다. 국내외 매장이 650여 개나 되고, 해외 진출 국가는 26개국이다. 이미 진출한 중국시장에서 높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남미와 중동 등에 진출할 계획이다. 인생네컷 매장 방문자는 국내외 통틀어 매월 평균 190만명을 넘는다. 지난해 225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3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상장(IPO)을 계획하고 있다. 

인생네컷은 국내외에서 한국 스티커 사진의 대명사처럼 인정받고 있다. 창업 후 지금까지 투자를 유치한 금액이 2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매년 성장을 이뤄냈기에 투자 유치가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창업 이후 우리 임직원들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면서 “세상에 정말 재미있는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생네컷은 내년에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한다. 커뮤니티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고, 그런 도전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다면 그때 성공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는 계속 도전할 것이다”며 웃었다. 

이호익 대표가 인생네컷의 성장 스토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 이 시리즈에 도움을 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김원경)는 ‘2024년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을 통해 유망 기술 창업 아이템을 보유한 창업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 및 제품·서비스 고도화를 지원한다. ‘2024년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으로 총 49개사(창업기업 사업비 95억원 규모)를 선발했다. 일반형 트랙으로는 전국 최고 경쟁률을 자랑하여 연매출 100억원 이상, 시리즈 B 단계, 아기유니콘 등 우수한 기업 유치를 했다. 또한 전국 유일 투자병행 트랙을 운영하며 지속적인 성과 창출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고 창업생태계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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