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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곡의 30년, 타타대우모빌리티…군산 공장에서 첫 준중형 전기트럭 ‘기센’ 베일 벗다 [가봤어요]

창립 30년 맞아 타타대우모빌리티로 사명 변경…”버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것”
준중형 전기트럭 ‘기쎈’ 첫 선…보조금 미비 해결 과제로

타타대우상용차의 사명을 '타타대우모빌리티'로 변경하는 기념식에 참여한 (왼쪽부터) 김정우 타타대우판매 대표, 김방신 타타대우모빌리티 대표, 아닐 신하 타타대우모빌리티 부사장. [사진 타타대우모빌리티]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전라북도 군산시 동장산로 172. 타타대우상용차(타타대우모빌리티로 사명 변경)의 군산 공장 주소다. 1994년 인천에서의 대우 시절을 마감하고 연간 2만대의 중대형 트럭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군산 공장 시대를 연 해다. 이 시기가 타타대우상용차의 창립 해다. 1998년 IMF로 대우자동차가 부도난 후 트럭 부문은 2002년 대우상용차로 별도의 법인으로 독립을 했다. 2년 후 인도의 타타그룹이 인수해 현재의 타타대우상용차라는 이름으로 성장 스토리를 쓰고 있다. 타타대우상용차의 연원을 따지면 1967년 신진자동차의 트럭부문으로 시작한다. 이후 새한자동차로, 대우자동차에서 타타대우상용차에 이르기까지 타타대우상용차는 한국 트럭 산업의 변천사라고 할 수 있다. 타타대우상용차는 30년 역사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6일 기자들을 군산공장에 초대했다. 

이날 김방신 타타대우상용차 사장은 “오늘 새로운 사명인 타타대우모빌리티를 공개한다. 30년 전통을 토대로 미래 모빌리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 분야를 확장할 것이다”면서 “트럭뿐만 아니라 버스 등의 분야와 물류 플랫폼 등의 다양한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사명에 대우를 살린 것은 대우가 가지고 있는 개척정신과 글로벌을 향하는 DNA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한해 2만3000여대 상용차 생산 규모 자랑

구쎈과 맥쎈을 생산하는 조립라인에서 작업자가 일하고 있다. [사진 최영진]

타타대우모빌리티 군산 공장은 1995년 한국 최초 독자모델 ‘차세대 트럭’으로 시작해 2021년 ‘더쎈’(DEXEN)을 출시해 대형부터 준중형 트럭까지의 라인업을 생산하고 있다. 11월 현재 이곳에서 1280여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고, 한해 2만3000여대의 상용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가지고 있다. 타타대우모빌리티는 지난해 9500여대를 국내외에 판매해 매출 1조100억원을 달성했다. 타타대우모빌리티 관계자는 “5년 후 1만5000여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산 공장의 면적은 79만1874.7㎡에 달한다. 각 트럭에는 3만여 개의 부품이 사용되고 제조 공정만 209 단계에 이른다. 군산 공장은 크게 ▲차체 공장 ▲도장 공장 ▲프레임 공장 ▲조립 공장 ▲완성 공장으로 나눌 수 있다. 

기자들은 중대형트럭 라인업인 ‘구쎈’(KUXEN)과 ‘맥쎈’(MAXEN)을 생산하는 라인을 둘러봤다.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귀를 울리는 소음이 자동차 제조 현장의 생기를 보여준다. 시간당 네 대를 생산하고 있는 곳으로 40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고 한다. 

차체 공장에서 트럭의 캡 외형을 만드는 첫 번째 단계가 이뤄진다. 차체 공장에서 만든 트럭의 캡은 도장 공장으로 옮겨져 색상을 입게 된다. 도장이 완료된 캡은 컨베이어를 통해 조립 공장으로 이동한다. 조립 공장에서 캡과 프레임, 엔진 등의 주요 부품이 장착된다. 이 공장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프레임을 뒤집는 턴오버 공정이다. 공장 관계자는 “프레임을 그대로 놓고 작업하는 방식과 뒤집어서 작업하는 방식이 있는데, 트럭이라는 특성 때문에 뒤집어서 하는 게 작업자들에게 편리하다”면서 “부품 무게가 무겁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조립 공장을 거친 트럭은 완성 공장으로 이동해 캡과 샤시 차량에 리어 바디를 조립하고 품질 검사가 진행된다. 트럭의 뼈대인 프레임을 조립하고 완성하는 공정은 프레임 공장에서 이뤄진다. 트럭 생산 공장에서만 볼 수 있는 게 5000톤 규모의 프레스기다. 이 프레스기로 차의 프레임을 만든다. 이 모든 공장을 거친 트럭은 주행 테스트까지 거친 후 출고 센터로 이동한다. 고객이 트럭과 직접 만나는 마지막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타타대우모빌리티가 내세운 또 다른 주인공은 내년에 선보이는 준중형 전기트럭 ‘기쎈’(GIXEN)이다. 1톤 소형 전기 트럭이 전부인 한국 화물시장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개발한 전동화 모델이다. 서명식 R&D 본부장은 “기쎈을 시작으로 수소내연기관과 수소연료전지 차량까지 선보일 계정이다. 친환경차량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천장에 각각의 공정 목표치와 현재 생산량이 표시된 전자 표지판이 있다. [사진 최영진]  

준중형 전기트럭 기쎈 LG엔솔·BYD 배터리 사용

기쎈은 타타대우상용차의 ‘센’(XEN) 시리즈를 계승하고 있다. ‘세고 강하다’는 의미의 ‘쎈’과 전기의 ‘기’를 합한 것이고, ‘기가 세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타타대우상용차는 대형트럭 ‘맥쎈’(MAXEN), 중형트럭 ‘구쎈’(KUXEN), 준중형트럭 ‘더쎈’(DEXEN)에 전기 트럭 브랜드 기쎈 라인업을 추가하게 됐다. 

김 사장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기쎈’은 강한 힘과 효율적인 성능을 갖춰 국내 물류 시장은 물론 국내 전기 상용차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고객의 목소리와 시장의 반응을 고려하여 다양한 모델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쎈은 최고출력 250kW(350마력)의 강력한 토크를 보여준다. 300kWh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을 하면 최장 주행거리 480km를 실현했다. 준중형 전기트럭으로서는 최장 주행거리다. 안전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능도 장착했다. 3단 모터 시스템과 회생 제동 시스템, LED 램프가 탑재되었다. 안전과 편의성을 고려하여 쎈링크,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 비상 자동 제동 장치, 감응 순항 제어장치, 차량 자세 제어장치, 차선 유지 시스템, 타이어 압력 모니터링 시스템, 전자식 파킹 시스템(2단계) 등 다양한 첨단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배터리의 안전성을 위해 과방전 용량을 제한하고, 배터리 팩은 열폭주 회피 설계를 했다. 타타대우모빌리티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센링크’와 연동해 이상징후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기쎈에 사용된 배터리는 두 종류다. 삼원계(NCM) 배터리는 LG솔루션 제품이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중국의 비야디(BYD) 제품을 사용했다. 타타대우모빌리티 관계자는”NCM 배터리는 단거리 중심의 라인업에 사용했고, 장거리 주행 라인업에는 LFP 배터리를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장차 업체들과 협업으로 기술 개발은 거의 마쳤다”고 덧붙였다. 

현재 기쎈 같은 준중형 전기트럭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보조금 없이 전기 트럭이 디젤 트럭과 경쟁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현재 전기차 보조금은 1톤 트럭과 버스, 승용차에 예산 편성이 되어 있고 기쎈 같은 준중형 전기 트럭은 없는 상황”이라며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정책을 정부가 제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타타대우모빌리티가 준중형 전기 트럭 기쎈의 언베일링 행사를 열었다. (왼쪽부터) 아닐 신하 타타대우모빌리티 부사장, 김방신 타타대우모빌리티 대표, 김정우 타타대우판매 대표. [사진 최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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