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강단에서 내려온 언어학자…AI로 언어 장벽 없는 세상 꿈꾼다 [이코노 인터뷰]
[창업도약패키지 선정 기업] ③ 김원회 브레인벤쳐스 대표
웹툰 AI 번역 서비스로 업계 주목…일본 지사 설립 앞둬
멀티 모달 AI 서비스 ‘트랜스페이스’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
10회에 걸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도약패키지 지 원사업’을 통해 선정한 스타트업 창업가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창 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은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겪는 3~7년 사이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가 후배 창업가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언어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던 학자는 학생들이 2개 이상의 언어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꿈이었다. 비교언어학과 러시아어를 강의하면서 20년 이상을 그렇게 학자로 살아왔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 것을 직접 목격했다.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이 구글이나 네이버 번역기를 쓰는 장면을 목격했다. 외국어를 배우려면 필수적으로 해야 할 단어 암기나 언어 학습 대신 번역 솔루션을 사용하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많은 것을 변하게 한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는 1년여 동안 도서관에서 10시간 이상 AI에 대한 책을 읽었고 특강을 쫓아다녔다. 2020년 5월 브레인벤쳐스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뼛속까지 인문학자가 AI 전문 엔지니어들과 일하는 스타트업 대표로 일하고 있다. 파인튜닝·데이터·딥러닝·API 등의 엔지니어 용어를 쓰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다. 강단에서는 학생들이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깨칠 수 있도록 가르쳤다면 이제는 AI를 활용해 언어 장벽이 사라지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김원회 대표가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비교언어학자로서 강의하는 것보다 AI 솔루션을 더 잘 만드는 것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브레인벤쳐스는 설립된 지 이제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창업 후 1개월 만에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6000만원의 지원을 받아 유튜브 AI 번역 사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에 중소벤처기업부의 소개로 러시아 아시마노프 뉴럴 네트웍스라는 러시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회사와 8개월 동안 자연어처리, 문장의미 분석, 요약기술 등을 공동개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러시아에서 유명한 기업이고 8개월 동안 협업하면서 기술과 번역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면서 웃었다.
유튜브 AI 번역부터 자율주행 객체 인식 기술까지 도전
2022년부터 웹툰 번역에 도전했다. 이미지와 자연어를 번역하기 위해 브레인벤쳐스의 OCR 인식 기술인 메타포(METAPHOR)을 사용해 웹툰 이미지 속의 단어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텍스트화해 번역했다. AI 번역 이후 전문 번역가가 검수하고 식자 AI 번역 기술을 이용해 최대한 웹툰 원본과 비슷한 디자인을 유지하며 번역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같은 시기에 한국수력원자력과 손을 잡고 차트 투 텍스트(Chart to Text) 기술도 개발했다. 김 대표는 “한수원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차트 및 그래픽 자료를 텍스트로 정리하는 사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4월에는 산업부의 지원을 받고 자율주행 객체인식 연구개발(R&D) 2년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같은 해 과기부는 브레인벤쳐스를 포함해 6개 기업을 선정해 인공지능 데이터 구축사업을 맡기기도 했다. 34억원 규모의 지원 사업이다.
브레인벤쳐스는 그 어렵다는 웹툰 AI 번역 스타트업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펀길드, 한국의 KT스토리위즈 등의 다양한 웹툰 기업과 손을 잡고 이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마블, 프랑스의 웹툰 팩토리, 유럽의 테일즈 등의 유명 웹툰 플랫폼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의 기술력을 이용해 웹툰의 현지화를 대행하고 AI 번역 소프트웨어기반서비스(SaaS)인 툰스페이스(Toonspace)를 구독 비즈니스 모델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브레인벤스는 영어·일어를 중점적으로 번역하고 있고 유럽 쪽 기업들의 의뢰가 많이 오고 있어서 스페인어나 프랑스어 등의 번역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유튜브 AI 번역부터 웹툰 번역 및 OCR 기술 등을 하나의 솔루션에 접목하는 것이다. 멀티 모달 AI 번역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SaaS)인 트랜스페이스(Transpace)다. 김 대표는 “웹툰을 포함해 교육 동영상 및 OTT 프로그램 등 이미지와 동영상 등에 사용할 수 있는 AI 언어 번역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우리 사업의 본질이다”라면서 “이 서비스는 트랜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선을 보이게 된다. 구독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레인벤쳐스의 수상 내역도 화려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 신한오픈이노베이션 최우수기업 선정,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 경기도 글로벌진출 사업 선정 등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11월 말 영국 런던에서 제1회 한영 디지털 포럼이 열리는 데 한국에서 6개 기업이 참가하는 데 브레인벤쳐스가 포함됐다”면서 “기관들이 브레인벤쳐스를 인정해주는 것 같다”며 웃었다.
창업 후 지금까지 프리 A 단계의 투자 유치만 했다. 지금까지 5억7000만원 규모의 투자만 받았지만 16명의 구성원이 일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정부의 R&D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김 대표가 “각종 R&D 사업을 수주했기 때문에 생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다.
그동안 브레인벤쳐스는 R&D에 집중했고, 그 성과는 예상보다 빠르게 나왔다. 지난해 8억원의 매출이 발생했고 올해는 17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5년에는 50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2~3년 후에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진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창업 후 미국 지사를 1년 만에 설립했고, 올해 안에 일본 지사도 설립하게 된다. 미국 지사가 미국 진출을 위한 준비였다면 일본 지사 설립 후에는 바로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웹툰 사업을 주로 일본에서 하는데, 지사가 없으면 비즈니스에 한계가 있다. 곧 있으면 브레인벤쳐스 재팬이 설립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뼛속까지 인문학자가 이렇게 AI 시장에서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창업 멤버인 이준호 최고기술책임자(CTO) 덕분이다. 창업 1년 전 김 대표는 AI를 배우기 위해 특강을 들었는데 당시 이준호 인공지능연구소 강사가 강연했다고 한다. 그날 강연이 끝난 후 김 대표는 강사에게 “나중에 내가 창업하면 같이 일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1년 후 그 강사에게 같이 하자고 제안을 한 것이다. 김 대표는 “당시 어떻게 이 CTO를 설득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 CTO가 없었다면 브레인벤스의 현재는 없었을 것이다”며 웃었다. 그렇게 인문학자는 한 명의 엔지니어를 만나서 AI 번역 시장에 도전하는 겁 없는 스타트업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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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언어학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던 학자는 학생들이 2개 이상의 언어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꿈이었다. 비교언어학과 러시아어를 강의하면서 20년 이상을 그렇게 학자로 살아왔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 것을 직접 목격했다. 어느 순간부터 학생들이 구글이나 네이버 번역기를 쓰는 장면을 목격했다. 외국어를 배우려면 필수적으로 해야 할 단어 암기나 언어 학습 대신 번역 솔루션을 사용하는 것이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많은 것을 변하게 한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는 1년여 동안 도서관에서 10시간 이상 AI에 대한 책을 읽었고 특강을 쫓아다녔다. 2020년 5월 브레인벤쳐스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뼛속까지 인문학자가 AI 전문 엔지니어들과 일하는 스타트업 대표로 일하고 있다. 파인튜닝·데이터·딥러닝·API 등의 엔지니어 용어를 쓰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다. 강단에서는 학생들이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깨칠 수 있도록 가르쳤다면 이제는 AI를 활용해 언어 장벽이 사라지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김원회 대표가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비교언어학자로서 강의하는 것보다 AI 솔루션을 더 잘 만드는 것이 사회에 이바지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브레인벤쳐스는 설립된 지 이제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창업 후 1개월 만에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6000만원의 지원을 받아 유튜브 AI 번역 사업을 시작했다. 같은 해에 중소벤처기업부의 소개로 러시아 아시마노프 뉴럴 네트웍스라는 러시아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회사와 8개월 동안 자연어처리, 문장의미 분석, 요약기술 등을 공동개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러시아에서 유명한 기업이고 8개월 동안 협업하면서 기술과 번역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면서 웃었다.
유튜브 AI 번역부터 자율주행 객체 인식 기술까지 도전
2022년부터 웹툰 번역에 도전했다. 이미지와 자연어를 번역하기 위해 브레인벤쳐스의 OCR 인식 기술인 메타포(METAPHOR)을 사용해 웹툰 이미지 속의 단어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텍스트화해 번역했다. AI 번역 이후 전문 번역가가 검수하고 식자 AI 번역 기술을 이용해 최대한 웹툰 원본과 비슷한 디자인을 유지하며 번역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같은 시기에 한국수력원자력과 손을 잡고 차트 투 텍스트(Chart to Text) 기술도 개발했다. 김 대표는 “한수원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차트 및 그래픽 자료를 텍스트로 정리하는 사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4월에는 산업부의 지원을 받고 자율주행 객체인식 연구개발(R&D) 2년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같은 해 과기부는 브레인벤쳐스를 포함해 6개 기업을 선정해 인공지능 데이터 구축사업을 맡기기도 했다. 34억원 규모의 지원 사업이다.
브레인벤쳐스는 그 어렵다는 웹툰 AI 번역 스타트업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펀길드, 한국의 KT스토리위즈 등의 다양한 웹툰 기업과 손을 잡고 이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마블, 프랑스의 웹툰 팩토리, 유럽의 테일즈 등의 유명 웹툰 플랫폼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의 기술력을 이용해 웹툰의 현지화를 대행하고 AI 번역 소프트웨어기반서비스(SaaS)인 툰스페이스(Toonspace)를 구독 비즈니스 모델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브레인벤스는 영어·일어를 중점적으로 번역하고 있고 유럽 쪽 기업들의 의뢰가 많이 오고 있어서 스페인어나 프랑스어 등의 번역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유튜브 AI 번역부터 웹툰 번역 및 OCR 기술 등을 하나의 솔루션에 접목하는 것이다. 멀티 모달 AI 번역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SaaS)인 트랜스페이스(Transpace)다. 김 대표는 “웹툰을 포함해 교육 동영상 및 OTT 프로그램 등 이미지와 동영상 등에 사용할 수 있는 AI 언어 번역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우리 사업의 본질이다”라면서 “이 서비스는 트랜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선을 보이게 된다. 구독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레인벤쳐스의 수상 내역도 화려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 신한오픈이노베이션 최우수기업 선정,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 경기도 글로벌진출 사업 선정 등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11월 말 영국 런던에서 제1회 한영 디지털 포럼이 열리는 데 한국에서 6개 기업이 참가하는 데 브레인벤쳐스가 포함됐다”면서 “기관들이 브레인벤쳐스를 인정해주는 것 같다”며 웃었다.
창업 후 지금까지 프리 A 단계의 투자 유치만 했다. 지금까지 5억7000만원 규모의 투자만 받았지만 16명의 구성원이 일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정부의 R&D 사업을 연달아 수주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김 대표가 “각종 R&D 사업을 수주했기 때문에 생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다.
그동안 브레인벤쳐스는 R&D에 집중했고, 그 성과는 예상보다 빠르게 나왔다. 지난해 8억원의 매출이 발생했고 올해는 17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5년에는 50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2~3년 후에 기술특례상장에 도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진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창업 후 미국 지사를 1년 만에 설립했고, 올해 안에 일본 지사도 설립하게 된다. 미국 지사가 미국 진출을 위한 준비였다면 일본 지사 설립 후에는 바로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웹툰 사업을 주로 일본에서 하는데, 지사가 없으면 비즈니스에 한계가 있다. 곧 있으면 브레인벤쳐스 재팬이 설립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뼛속까지 인문학자가 이렇게 AI 시장에서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창업 멤버인 이준호 최고기술책임자(CTO) 덕분이다. 창업 1년 전 김 대표는 AI를 배우기 위해 특강을 들었는데 당시 이준호 인공지능연구소 강사가 강연했다고 한다. 그날 강연이 끝난 후 김 대표는 강사에게 “나중에 내가 창업하면 같이 일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1년 후 그 강사에게 같이 하자고 제안을 한 것이다. 김 대표는 “당시 어떻게 이 CTO를 설득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 CTO가 없었다면 브레인벤스의 현재는 없었을 것이다”며 웃었다. 그렇게 인문학자는 한 명의 엔지니어를 만나서 AI 번역 시장에 도전하는 겁 없는 스타트업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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