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ON 2024’에 가상자산 전문가 총출동했다…산업 육성의 조건은?
두나무 UDC 2024 사전 프로그램으로 운영…400여 명 참석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게 韓 가상자산 산업 육성 필요”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세가 연일 신고점을 돌파하며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건전한 가상자산 산업의 발전을 위해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가상자산이 국경의 구애를 받지 않듯, 우리도 시야를 넓혀 산업을 바라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블록체인·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디지털자산 컨퍼런스(D-CON, 디콘) 2024’를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디콘은 가상자산을 연구하는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들이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모색하는 학술 행사다. 올해 행사는 14일 열리는 ‘업비트 D 컨퍼런스(UDC) 2024’의 사전 프로그램으로 운영됐으며, 약 4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가상자산 활용 사례와 경제적 효과 ▲가상자산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에 관한 쟁점과 과제 등 3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디콘 2024 개회사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기업이 세계 시장을 누빌 수 있도록 키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들이 늘어나는 동시에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점차 고도화되고 있음을 느낀다”며 “글로벌한 흐름은 환영할 소식이지만, 동시에 우리에게도 많은 고민과 숙제를 안겨준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이 국경의 구애를 받지 않듯 우리도 시야를 넓혀 글로벌 무대를 바라봐야 한다”며 “주요국들의 가상자산 정책 움직임에 따라 우리 제도도 함께 변화해야 하고,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과 경쟁할 수 있게 국내 가상자산 산업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제·자산 토큰화 등에 쓰이는 가상자산…더욱 확대될 것”
첫 번째 세션에서는 ‘가상자산 활용 사례와 경제적 효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현재 가상자산은 투자를 넘어 지급결제, 자산 토큰화, 인프라 분야 등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임병화 성균관대 핀테크융합전공 교수는 디지털 자산의 정의와 활용 방안에 대해 설명하며, 가상자산의 종류를 결제용, 유틸리티 토큰, 증권형 토큰 등으로 구분했다. 임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이 가상자산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으며, 특히 비트코인과 같은 결제형 자산은 이미 글로벌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한 임 교수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현을 중요한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가상자산이 하나의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이는 기관 투자자의 시장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 자산 규모가 300억달러를 넘어서며 시장의 급격한 수요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임 교수는 실물자산과 연계된 가상자산 서비스의 성장 잠재력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자산 토큰화(RWA), 탈중앙화 인프라(DePIN) 등 가상자산을 활용한 실물자산 연계 서비스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 교수는 “블록체인 기반 채권 발행,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토큰화된 금융자산의 발행 및 유통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자산 토큰화 시장이 2021년 23억달러에서 2030년 16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추어 가상자산을 육성해야 한다”며 “정부가 2017년에 설정한 규제들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규제 방식은 한국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기존 규제를 완화하거나 대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석문 프레스토 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이 단순히 가격 중심으로만 이해되는 것이 문제”라며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주목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내의 규제 체계가 거래소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어 산업의 다양한 가치사슬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이제는 단순히 시장을 개방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진지하게 가상자산에 대한 방향성을 설정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미국 대선에서의 폴리마켓 사례를 언급하며 “여론조사와 관련한 허위 정보가 큰 이슈가 되면서 가상자산을 활용한 문제들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韓 가상자산 시장, 리테일 중심 구조 타파해야”
두 번째 세션은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발제자로 나선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의 최신 동향을 소개하며, 홍콩, 미국, 영국 등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홍콩이 85.6%의 성장률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암호자산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며 “홍콩은 이미 가상자산 허브로 자리잡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 변호사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 이후 시장 유입이 급증하고 있으며, 미국이 ETF 시장의 선도국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디지털 자산 시장이 리테일 중심의 구조에 머물고 있으며, 기관 중심의 시장으로의 발전이 필요하다”며 “영국이나 미국처럼 기관 투자자의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는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리테일 중심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은 토론에서는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부회장이 “현재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 접근하기 어렵다”며 “국내 가상자산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 허용과 같은 제도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또한 한 변호사처럼 “리테일 투자 중심의 한국 시장 구조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조재우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한국 가상자산 산업의 밸류체인이 지나치게 거래소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며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록체인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대한 국내의 기여도가 낮다”며 “기술적 기여를 통해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도 “만약 현 상태로 리테일 중심의 시장을 유지한다면, 한국 시장이 글로벌 ATM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며 “블록체인 생태계가 자본시장의 주요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제한적 규제를 고수하고 있어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에서 나아간 절차 정비 필요해”
마지막 세션은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에 관한 쟁점과 과제’에 대해 토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신지혜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통일국제연구소(UNIDROIT)가 채택한 디지털자산과 사법 원칙(디지털자산원칙)에 대해 소개했다.
신 교수는 “사법통일국제연구소의 디지털자산원칙은 원칙에 합치되는 입법을 채택하도록 권장함으로써 국제 거래에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자 제정됐다”며 “디지털자산원칙은 가상자산을 법적으로 규율하고 가상자산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고자 한 점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이미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시행 중이지만, 가상자산의 본질을 규율하는 입법은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중심으로 강제집행 절차를 정비하고, 파산 시 기준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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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디지털자산 컨퍼런스(D-CON, 디콘) 2024’를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디콘은 가상자산을 연구하는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들이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모색하는 학술 행사다. 올해 행사는 14일 열리는 ‘업비트 D 컨퍼런스(UDC) 2024’의 사전 프로그램으로 운영됐으며, 약 4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가상자산 활용 사례와 경제적 효과 ▲가상자산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에 관한 쟁점과 과제 등 3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디콘 2024 개회사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기업이 세계 시장을 누빌 수 있도록 키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들이 늘어나는 동시에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점차 고도화되고 있음을 느낀다”며 “글로벌한 흐름은 환영할 소식이지만, 동시에 우리에게도 많은 고민과 숙제를 안겨준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이 국경의 구애를 받지 않듯 우리도 시야를 넓혀 글로벌 무대를 바라봐야 한다”며 “주요국들의 가상자산 정책 움직임에 따라 우리 제도도 함께 변화해야 하고,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과 경쟁할 수 있게 국내 가상자산 산업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제·자산 토큰화 등에 쓰이는 가상자산…더욱 확대될 것”
첫 번째 세션에서는 ‘가상자산 활용 사례와 경제적 효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현재 가상자산은 투자를 넘어 지급결제, 자산 토큰화, 인프라 분야 등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임병화 성균관대 핀테크융합전공 교수는 디지털 자산의 정의와 활용 방안에 대해 설명하며, 가상자산의 종류를 결제용, 유틸리티 토큰, 증권형 토큰 등으로 구분했다. 임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이 가상자산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으며, 특히 비트코인과 같은 결제형 자산은 이미 글로벌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한 임 교수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현을 중요한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가상자산이 하나의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이는 기관 투자자의 시장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 자산 규모가 300억달러를 넘어서며 시장의 급격한 수요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임 교수는 실물자산과 연계된 가상자산 서비스의 성장 잠재력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자산 토큰화(RWA), 탈중앙화 인프라(DePIN) 등 가상자산을 활용한 실물자산 연계 서비스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 교수는 “블록체인 기반 채권 발행,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토큰화된 금융자산의 발행 및 유통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자산 토큰화 시장이 2021년 23억달러에서 2030년 16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추어 가상자산을 육성해야 한다”며 “정부가 2017년에 설정한 규제들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규제 방식은 한국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기존 규제를 완화하거나 대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석문 프레스토 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이 단순히 가격 중심으로만 이해되는 것이 문제”라며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주목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내의 규제 체계가 거래소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어 산업의 다양한 가치사슬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이제는 단순히 시장을 개방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진지하게 가상자산에 대한 방향성을 설정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미국 대선에서의 폴리마켓 사례를 언급하며 “여론조사와 관련한 허위 정보가 큰 이슈가 되면서 가상자산을 활용한 문제들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韓 가상자산 시장, 리테일 중심 구조 타파해야”
두 번째 세션은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발제자로 나선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의 최신 동향을 소개하며, 홍콩, 미국, 영국 등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홍콩이 85.6%의 성장률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암호자산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며 “홍콩은 이미 가상자산 허브로 자리잡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 변호사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 이후 시장 유입이 급증하고 있으며, 미국이 ETF 시장의 선도국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디지털 자산 시장이 리테일 중심의 구조에 머물고 있으며, 기관 중심의 시장으로의 발전이 필요하다”며 “영국이나 미국처럼 기관 투자자의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는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리테일 중심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은 토론에서는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부회장이 “현재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한국 시장에 접근하기 어렵다”며 “국내 가상자산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 허용과 같은 제도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또한 한 변호사처럼 “리테일 투자 중심의 한국 시장 구조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조재우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한국 가상자산 산업의 밸류체인이 지나치게 거래소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며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록체인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대한 국내의 기여도가 낮다”며 “기술적 기여를 통해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도 “만약 현 상태로 리테일 중심의 시장을 유지한다면, 한국 시장이 글로벌 ATM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며 “블록체인 생태계가 자본시장의 주요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제한적 규제를 고수하고 있어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에서 나아간 절차 정비 필요해”
마지막 세션은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에 관한 쟁점과 과제’에 대해 토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신지혜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통일국제연구소(UNIDROIT)가 채택한 디지털자산과 사법 원칙(디지털자산원칙)에 대해 소개했다.
신 교수는 “사법통일국제연구소의 디지털자산원칙은 원칙에 합치되는 입법을 채택하도록 권장함으로써 국제 거래에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자 제정됐다”며 “디지털자산원칙은 가상자산을 법적으로 규율하고 가상자산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고자 한 점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이미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시행 중이지만, 가상자산의 본질을 규율하는 입법은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중심으로 강제집행 절차를 정비하고, 파산 시 기준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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