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경단녀’ 다시 스타벅스로 돌아오다[이코노 인터뷰]
스타벅스 리턴맘 프로그램으로 복직한 장미란씨
“만족도 100점…엄마, 아내 아닌 ‘나’ 자신 찾을 수 있어”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육아와 출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이 아직도 많은 게 현실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런 주부들의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2013년부터 ‘리턴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리턴맘 제도는 출산이나 육아 등의 이유로 퇴사했던 점장 및 부점장을 대상으로 재취업 기회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여성가족부와 함께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 협약을 맺고, 꾸준히 리턴맘 고용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까지 총 194명의 파트너가 리턴맘 채용을 통해 스타벅스 매장으로 복귀, 커피 인재로서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자양동에 위치한 스타벅스 자양역점에서 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장미란씨가 리턴맘 제도로 복귀한 주인공 중 한 명이다.
2004년 스타벅스에 바리스타로 입사해 2013년까지 10년간 근무한 장미란씨는 점장이 됐지만, 육아를 이유로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
“결혼 전 일을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받아왔던 터라 자존감이 꽤 높았어요. 그래서 당연히 출산 후 복귀해서도 일과 육아 둘 다 잘 할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죠. 하지만 현실은 달랐어요. 아이가 아프거나 할 때면 일터에서도 집중을 못 해 실수가 잦아지는 일이 많았고, 엄마이다보니 가정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현실도 힘들었어요. 아이도 너무 소중했지만, 커리어 역시 제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기에 퇴사를 선택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또 퇴사 당시에는 실패라고 생각했기에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 복직은 생각도 못 했어요.”
퇴사 후 3년 6개월 동안 육아에만 전념하던 장씨는 답이 없는 육아 속에서 고민이 늘어갔다. 그는 자기 자신을 되찾기 위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결국 용기를 준 아이의 한마디로 인해 복직을 결심했다.
“육아가 나에게 맞는 것인지, 나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나는 누구인지를 계속 생각하며 나를 찾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아이에게 먼저 어린이집에 가서 친구들이랑 노는 동안 엄마도 일하러 가도 되는지 허락을 받았어요. 아이의 대답은 명쾌했어요. ‘엄마도 회사 가서 친구들이랑 놀다 와’였죠. 아이의 대답을 듣는 순간 ‘아이는 이만큼 자랐는데 나만 멈춰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를 다시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됐어요.”
결국 장씨는 2017년 리턴맘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벅스 부점장으로 복직했다. 장씨는 남편도 스타벅스를 다니고 있었고, 회사 소식을 자주 접하고 있어 리턴맘 프로그램을 인지하고 있었다. 근무 시간도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았다. 주 5일, 일 4시간씩 매장의 관리자로 근무하고, 추후 본인이 원할 경우 하루 8시간씩 근무하는 전일제 근무제로의 전환 기회도 제공된다.
“복직 후 집 근거리 매장에서 근무하고 근무 시간대를 조율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 가 있는 동안 근무할 수 있어 육아 공백이 생기지 않아 큰 어려움이 없었죠. 지금 근무하는 매장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근무하고 있어요. 8시쯤 아이를 등교시킨 후 출근하고, 퇴근 후 집으로 와 가사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 여가 생활도 즐기고 있죠.”
장씨는 복직에 대한 만족도를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일을 시작하고 건강해지는 엄마의 모습을 본 아이가 친구나 친구 엄마, 선생님들에게 자랑하더라”며 뿌듯해했다.
“퇴사 후에 살도 많이 쪘었는데,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외모도 가꾸고 건강해지는 엄마의 모습이 아이가 봐도 좋았나 봐요. 남편도 제 모습에 자극을 받아 같이 건강관리도 하고, 가족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아 뿌듯했죠. 특히 근무 시간이 4시간이라 일과 가정의 양립은 당연하고 엄마, 아내가 아닌 ‘나’로서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 역시 특장점 중 하나예요.”
복직 후 만족도는 높았지만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일터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다.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장씨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지나간 세월만큼이나 많은 것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종이로 업무를 많이 봤다면, 요즘은 태블릿이나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하는 업무가 많아졌죠. 그리고 파트너들에게 제공하는 복리후생도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자부심을 느끼며 근무하고 있어요. 한편으론 더 빨리 복직을 할 걸 후회되기도 했어요. 일을 오래 쉬다가 다시 시작했던 터라 체력적인 부분이 힘들었지만 빨리 다시 인정받고 싶어서 바뀐 매뉴얼과 레시피도 출근 전 매일 공부하고 체력도 계속 키웠어요.”
여성들의 사회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경력 단절’ 여성들도 아직까지 많은 게 사실이다. 장씨는 일과 육아 사이에서 한쪽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응원의 말도 잊지 않았다.
“후회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우선 다시 일어서서 무엇이든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요. 큰 결심을 앞두고 있는 엄마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나중에 아이가 성인이 된 후 제가 근무하는 스타벅스에서 함께 일해 보는 것이 저의 작은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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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코리아는 여성가족부와 함께 ‘리턴맘 재고용 프로그램’ 협약을 맺고, 꾸준히 리턴맘 고용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까지 총 194명의 파트너가 리턴맘 채용을 통해 스타벅스 매장으로 복귀, 커피 인재로서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자양동에 위치한 스타벅스 자양역점에서 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장미란씨가 리턴맘 제도로 복귀한 주인공 중 한 명이다.
2004년 스타벅스에 바리스타로 입사해 2013년까지 10년간 근무한 장미란씨는 점장이 됐지만, 육아를 이유로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
“결혼 전 일을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받아왔던 터라 자존감이 꽤 높았어요. 그래서 당연히 출산 후 복귀해서도 일과 육아 둘 다 잘 할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죠. 하지만 현실은 달랐어요. 아이가 아프거나 할 때면 일터에서도 집중을 못 해 실수가 잦아지는 일이 많았고, 엄마이다보니 가정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현실도 힘들었어요. 아이도 너무 소중했지만, 커리어 역시 제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기에 퇴사를 선택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또 퇴사 당시에는 실패라고 생각했기에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 복직은 생각도 못 했어요.”
퇴사 후 3년 6개월 동안 육아에만 전념하던 장씨는 답이 없는 육아 속에서 고민이 늘어갔다. 그는 자기 자신을 되찾기 위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결국 용기를 준 아이의 한마디로 인해 복직을 결심했다.
“육아가 나에게 맞는 것인지, 나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나는 누구인지를 계속 생각하며 나를 찾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아이에게 먼저 어린이집에 가서 친구들이랑 노는 동안 엄마도 일하러 가도 되는지 허락을 받았어요. 아이의 대답은 명쾌했어요. ‘엄마도 회사 가서 친구들이랑 놀다 와’였죠. 아이의 대답을 듣는 순간 ‘아이는 이만큼 자랐는데 나만 멈춰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를 다시 찾아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됐어요.”
결국 장씨는 2017년 리턴맘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벅스 부점장으로 복직했다. 장씨는 남편도 스타벅스를 다니고 있었고, 회사 소식을 자주 접하고 있어 리턴맘 프로그램을 인지하고 있었다. 근무 시간도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았다. 주 5일, 일 4시간씩 매장의 관리자로 근무하고, 추후 본인이 원할 경우 하루 8시간씩 근무하는 전일제 근무제로의 전환 기회도 제공된다.
“복직 후 집 근거리 매장에서 근무하고 근무 시간대를 조율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 가 있는 동안 근무할 수 있어 육아 공백이 생기지 않아 큰 어려움이 없었죠. 지금 근무하는 매장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근무하고 있어요. 8시쯤 아이를 등교시킨 후 출근하고, 퇴근 후 집으로 와 가사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 여가 생활도 즐기고 있죠.”
장씨는 복직에 대한 만족도를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일을 시작하고 건강해지는 엄마의 모습을 본 아이가 친구나 친구 엄마, 선생님들에게 자랑하더라”며 뿌듯해했다.
“퇴사 후에 살도 많이 쪘었는데,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외모도 가꾸고 건강해지는 엄마의 모습이 아이가 봐도 좋았나 봐요. 남편도 제 모습에 자극을 받아 같이 건강관리도 하고, 가족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아 뿌듯했죠. 특히 근무 시간이 4시간이라 일과 가정의 양립은 당연하고 엄마, 아내가 아닌 ‘나’로서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 역시 특장점 중 하나예요.”
복직 후 만족도는 높았지만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일터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다.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장씨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지나간 세월만큼이나 많은 것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종이로 업무를 많이 봤다면, 요즘은 태블릿이나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하는 업무가 많아졌죠. 그리고 파트너들에게 제공하는 복리후생도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자부심을 느끼며 근무하고 있어요. 한편으론 더 빨리 복직을 할 걸 후회되기도 했어요. 일을 오래 쉬다가 다시 시작했던 터라 체력적인 부분이 힘들었지만 빨리 다시 인정받고 싶어서 바뀐 매뉴얼과 레시피도 출근 전 매일 공부하고 체력도 계속 키웠어요.”
여성들의 사회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경력 단절’ 여성들도 아직까지 많은 게 사실이다. 장씨는 일과 육아 사이에서 한쪽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응원의 말도 잊지 않았다.
“후회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우선 다시 일어서서 무엇이든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요. 큰 결심을 앞두고 있는 엄마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나중에 아이가 성인이 된 후 제가 근무하는 스타벅스에서 함께 일해 보는 것이 저의 작은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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