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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주식교환 포기 못한다는 두산밥캣에 “미국 상장하라”

얼라인 "투자자 이해도 제고·패시브 투자금 유치 등 효과"

이창환 얼라이언프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사진 이승훈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두산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재추진 중인 가운데, 행동주의펀드가 ‘미국 상장’을 제안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두산밥캣에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포기할 것을 공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두산밥캣이 거부한 가운데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얼라인은 18일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두산밥캣 이사회를 대상으로 ▲미국 상장 ▲이사회 독립성 확보 및 이해상충 우려 해소 ▲주주환원율 정상화 및 자본구조 효율화 ▲ 밸류업과 연동된 경영진 보상 정책 도입 등 총 4가지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제언했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이날 “2023년 기준 두산밥캣의 북미 매출 비중은 74%로, 미국 상장된 동종기업인 캐터필러나 디어의 건설기계 부문 북미 매출비중보다도 높은 수준이다”며 “두산밥캣의 주요 사업지와 상장지를 일치시켜 투자자 관심도와 이해도 제고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두산밥캣의 미국 상장을 통해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거래 접근성을 제고하고 상장지수펀드(ETF)등 패시브 자금의 투자 확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며 “실제 두산밥캣의 2015년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및 2016년 기업공개(IPO) 추진 시 미국 상장이 심도있게 검토된 바 있으며, 미국 상장은 충분한 개연성을 갖춘 좋은 밸류업 방안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JP Morgan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패시브 자금의 유입이 미국 재상장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향상시킨다”고 분석했다. 

두산밥캣, 실효성 있는 밸류업 계획 발표할까 

이 대표는 더불어 “최근 포괄적 주식교환 논란과 관련된 지배주주와의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고 이사회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외이사 후보군 추천 및 평가 과정에서 주주 참여 확대를 제안한다”며 “사외이사 주주추천제도 도입과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사외이사 후보 평가 자문단 설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 미만일 경우 재투자보다는 주주환원에 대한 자본 배치 확대가 일반적으로 유리하다“며 "동종기업 평균 수준인 65%로 주주환원율을 정상화하고, 자본구조 효율화를 위해 특별배당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두산밥캣 경영진의 성과 평가는 현재 자기자본이익률(Return on Equity·ROE), 총주주수익률(Total Shareholder Return·TSR) 등 주주가치와 직접적 연관된 지표가 아닌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며 "주주가치와 경영진 성과 평가가 연계되도록 평가 기준을 개선하고, 산업 영향이 객관적으로 반영되기 위해 경쟁사의 북미 매출 성장률 및 상대적 총주주수익률 등을 평가 기준에 반영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구조 개편에 따라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건설 장비 제조사 두산밥캣을 로봇 기술 업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두산밥캣 소수주주의 반발이 일고 금융당국도 계획 재검토를 요구하자 지난 8월 주식교환 작업을 중단했다.

당시 두산밥캣 소수주주 사이에서는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회사의 기업가치를 무리하게 낮추고 적자 상태인 두산로보틱스의 주식과 바꾸려고 해 주주권익을 침해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두산그룹 측은 지난 10월 합병비율 등 조건을 종전보다 주주에게 유리하게 바꿔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재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두산밥캣의 지분 1%(100만3500주)를 보유한 얼라인은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재추진할 경우 주주가치를 해치게 된다”며 이 계획의 포기 의사를 명확히 공표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10월 두산밥캣 측에 보냈다.

두산밥캣은 회신에서 “포괄적 주식교환은 양사 간 시너지의 가시적 성과 발현, 법령 및 제도의 개선, 주주 및 시장과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 없이 추진되기 어렵다고 본다”면서도 “경영환경이 변화무쌍한데 현재 상황을 갖고 미래 의사결정을 미리 제약하는 것은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주환원율 정상화 방안을 포함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라는 얼라인측 요구에 대해서는, 10월 28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예고 공시를 했다. 두산밥캣측은 관련 보고서가 확정되는 대로 관련 법령에 따라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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