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0년' 국내 치킨 유행 바꾼 '뿌링클 신화'는 어떻게 시작됐나[이코노 인터뷰]
이석동 bhc 연구개발(R&D)센터 메뉴개발1팀 부장
bhc 뿌링클 올해 10주년...국내외서 폭발적인 반응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한 번도 안 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입맛을 10년 간 사로잡은 ‘뿌링클’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1위(지난해 매출 기준) 브랜드 bhc의 대표 메뉴다. 뿌링클은 2014년 11월 3일 처음 출시돼 최근(11월 7일 기준)까지 1억2000만개 이상 팔렸다.
이석동 bhc 연구개발(R&D)센터 메뉴개발1팀 부장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뿌링클 장수 비결에 대해 “10여 년 전 후라이드와 양념, 양념은 고추장과 간장베이스로 고착화됐던 것이 치킨 시장”이라며 “젊은층들이 즐겨 찾고 기존 제품들과 완벽하게 차별화된 ‘치즈’를 베이스로 한 새로운 맛을 제시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치즈는 기존 기성세대보다 어린이나 청소년, 그리고 중장년층보다는 젊은층이 좋아한다. 그 연령대 사람들에게 우유나 치즈 등의 유제품은 매우 편안하다. 친숙한 기호 식품이기 때문에 더 사랑하고 즐겨 찾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은 또 “당시에는 신제품 TV 광고에 대부분 아이돌 스타를 내세웠다”며 “bhc는 그 관행을 깨고 인기 드라마의 주연 배우였던 전지현씨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뿌링클’ 신제품 광고에서 전지현씨는 섹시하고 귀여운 마법사로 변신해 독특한 맛의 매력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깊은 인상을 남기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국내 1위 치킨 브랜드인 bhc를 만든 것은 뿌링클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연매출 654억원(2013년)에 머물던 bhc는 뿌링클 출시 첫해(2014년) 8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듬해(2015년)에는 bhc의 연매출이 약 82% 오른 1624억원으로 뛰었다.
2016년에는 처음으로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bhc는 2022년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최초로 연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꾸준한 매출 성장을 보인 bhc는 최근 2년 연속(2022~2023년)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다음은 이석동 부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Q. 뿌링클은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됐나요.
-2014년 독자 경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다. bhc는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면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 자체가 불투명했다. 기존의 제품이나 경쟁사들과 다른 게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절박한 심경으로 거의 매일 홍대 앞, 가로수길 상권 등 당대 유명 맛집을 돌아다니며 젊은층의 소비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했다.
그러다 ‘치즈’가 1020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연구개발팀은 당시만 해도 주로 고추장, 케첩 등의 ‘매운 붉은 소스’나 ‘간장’ 베이스 중심의 양념치킨 시장에서 치즈 트렌드에 어울리는 새로운 조합을 찾는 데 전념했다. 7개월 동안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후레쉬 치즈와 요거트, 크림을 사용한 ‘화이트소스’를 개발했다. 블루치즈와 체다치즈에 양파와 마늘을 조화롭게 더한 독특한 ‘시즈닝’을 완성하게 됐다. 이는 붉은 소스에 의존하던 당시 치킨 시장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시도였다. 치즈 시즈닝을 바삭하게 튀긴 치킨 위에 뿌려 탄생한 메뉴가 지금의 ‘뿌링클’이다.
Q. 10년 동안 뿌링클의 레시피에 변화는 없었나.
-첫 출시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0여 년 전의 10~20대가 지금은 2030세대가 됐다. 이들은 아직도 뿌링클을 사랑한다. 물론 새로이 1020세대에 접어든 신규 고객들도 많이 늘었다. 처음부터 너무 독특하고, 혁신적인 맛으로 선택을 받아 왔던 제품이라 중도에 레시피를 바꿀 필요가 전혀 없었다. 앞으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첫 출시 때의 초심으로 우수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Q. 해외에서는 뿌링클 반응이 어떤가.
-현재 미국·캐나다·태국·싱가포르·홍콩·말레이시아 등 해외 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80만개가량 판매됐으며, 연말까지 100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뿌링클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한국인이나 외국인 모두 입맛이 비슷한 것 같다.
국가별로는 태국에서 뿌링클 치킨 스킨, 뿌링클 치킨 조인트 등 닭 특수 부위를 활용한 메뉴가 인기다. 현지의 습한 날씨를 감안해 뿌링클을 더욱 바삭하게 만든 ‘크리스피 뿌링클’도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뿌링클 현지 특화 메뉴인 ‘뿌링 컬리 프라이’(감자튀김)가 출시 직후부터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다. 미국에서는 현지인들의 아침과 점심 간편식으로 샌드위치 뿌링클 시즈닝과 뿌링뿌링소스를 더해 출시한 ‘뿌링클 샌드위치’가 젊은층과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Q. 뿌링클이 잘 되고 있지만, 넥스트 모델도 필요하지 않나.
-bhc R&D팀의 가장 큰 미션 중 하나가 넥스트 뿌링클이다. 담당 책임자로서 사실 그 부담감이 매우 크다. 그러나 bhc 가맹점주들을 위하고,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기 위해서는 신메뉴 출시가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신제품 출시 준비에 여념이 없다.
Q. bhc의 현재 고민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뭐가 있나.
-제품 개발 담당자로서 ‘뿌링클’에 버금가거나 뛰어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언제나 가장 큰 고민이다. 솔직히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장 어떤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늘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찾아가 먹어보고, 분석하고, 공부하고 또 연구하고 있다. 메뉴 개발 전문가들과 교류하면서 아이디어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인기 먹방 프로그램이나 체험 방송, 유튜브 영상 등에 많은 관심을 두고 영감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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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동 bhc 연구개발(R&D)센터 메뉴개발1팀 부장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뿌링클 장수 비결에 대해 “10여 년 전 후라이드와 양념, 양념은 고추장과 간장베이스로 고착화됐던 것이 치킨 시장”이라며 “젊은층들이 즐겨 찾고 기존 제품들과 완벽하게 차별화된 ‘치즈’를 베이스로 한 새로운 맛을 제시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치즈는 기존 기성세대보다 어린이나 청소년, 그리고 중장년층보다는 젊은층이 좋아한다. 그 연령대 사람들에게 우유나 치즈 등의 유제품은 매우 편안하다. 친숙한 기호 식품이기 때문에 더 사랑하고 즐겨 찾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은 또 “당시에는 신제품 TV 광고에 대부분 아이돌 스타를 내세웠다”며 “bhc는 그 관행을 깨고 인기 드라마의 주연 배우였던 전지현씨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뿌링클’ 신제품 광고에서 전지현씨는 섹시하고 귀여운 마법사로 변신해 독특한 맛의 매력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깊은 인상을 남기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국내 1위 치킨 브랜드인 bhc를 만든 것은 뿌링클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연매출 654억원(2013년)에 머물던 bhc는 뿌링클 출시 첫해(2014년) 8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듬해(2015년)에는 bhc의 연매출이 약 82% 오른 1624억원으로 뛰었다.
2016년에는 처음으로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bhc는 2022년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최초로 연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꾸준한 매출 성장을 보인 bhc는 최근 2년 연속(2022~2023년)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다음은 이석동 부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Q. 뿌링클은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됐나요.
-2014년 독자 경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다. bhc는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면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 자체가 불투명했다. 기존의 제품이나 경쟁사들과 다른 게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절박한 심경으로 거의 매일 홍대 앞, 가로수길 상권 등 당대 유명 맛집을 돌아다니며 젊은층의 소비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했다.
그러다 ‘치즈’가 1020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연구개발팀은 당시만 해도 주로 고추장, 케첩 등의 ‘매운 붉은 소스’나 ‘간장’ 베이스 중심의 양념치킨 시장에서 치즈 트렌드에 어울리는 새로운 조합을 찾는 데 전념했다. 7개월 동안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후레쉬 치즈와 요거트, 크림을 사용한 ‘화이트소스’를 개발했다. 블루치즈와 체다치즈에 양파와 마늘을 조화롭게 더한 독특한 ‘시즈닝’을 완성하게 됐다. 이는 붉은 소스에 의존하던 당시 치킨 시장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시도였다. 치즈 시즈닝을 바삭하게 튀긴 치킨 위에 뿌려 탄생한 메뉴가 지금의 ‘뿌링클’이다.
Q. 10년 동안 뿌링클의 레시피에 변화는 없었나.
-첫 출시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0여 년 전의 10~20대가 지금은 2030세대가 됐다. 이들은 아직도 뿌링클을 사랑한다. 물론 새로이 1020세대에 접어든 신규 고객들도 많이 늘었다. 처음부터 너무 독특하고, 혁신적인 맛으로 선택을 받아 왔던 제품이라 중도에 레시피를 바꿀 필요가 전혀 없었다. 앞으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첫 출시 때의 초심으로 우수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Q. 해외에서는 뿌링클 반응이 어떤가.
-현재 미국·캐나다·태국·싱가포르·홍콩·말레이시아 등 해외 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80만개가량 판매됐으며, 연말까지 100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뿌링클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한국인이나 외국인 모두 입맛이 비슷한 것 같다.
국가별로는 태국에서 뿌링클 치킨 스킨, 뿌링클 치킨 조인트 등 닭 특수 부위를 활용한 메뉴가 인기다. 현지의 습한 날씨를 감안해 뿌링클을 더욱 바삭하게 만든 ‘크리스피 뿌링클’도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뿌링클 현지 특화 메뉴인 ‘뿌링 컬리 프라이’(감자튀김)가 출시 직후부터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다. 미국에서는 현지인들의 아침과 점심 간편식으로 샌드위치 뿌링클 시즈닝과 뿌링뿌링소스를 더해 출시한 ‘뿌링클 샌드위치’가 젊은층과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Q. 뿌링클이 잘 되고 있지만, 넥스트 모델도 필요하지 않나.
-bhc R&D팀의 가장 큰 미션 중 하나가 넥스트 뿌링클이다. 담당 책임자로서 사실 그 부담감이 매우 크다. 그러나 bhc 가맹점주들을 위하고,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기 위해서는 신메뉴 출시가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신제품 출시 준비에 여념이 없다.
Q. bhc의 현재 고민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뭐가 있나.
-제품 개발 담당자로서 ‘뿌링클’에 버금가거나 뛰어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언제나 가장 큰 고민이다. 솔직히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장 어떤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늘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찾아가 먹어보고, 분석하고, 공부하고 또 연구하고 있다. 메뉴 개발 전문가들과 교류하면서 아이디어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인기 먹방 프로그램이나 체험 방송, 유튜브 영상 등에 많은 관심을 두고 영감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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