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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전문가 30인이 예상한 '2025 한국경제'

[2025 경제大전망]①
“우리 경제, 올해보다 좋지 않을 것”
수출 경쟁력 약화‧중국의 추격‧미국의 보호무역 악영향
트럼프 2기 행정부 보호무역, 글로벌 경제 흔들 핵심 요소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2025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올해와 비슷하겠지만 좋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 경제의 핵심인 수출 경쟁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월 [이코노미스트]가 국내 경제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2025년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 관해 설문 조사한 결과 21명(63%)이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2% 이상~ 2.5% 미만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0월 발표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2.5%)와 비슷한 수준이다. 

경제 전문가 30명 가운데 12명은 2025년 수출 경쟁력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40%)했고 11명(36.67%)은 올해보다 경쟁력이 작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쟁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 답변은 5명(16%)에 불과했다.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배경으로는 ‘인구고령화와 부동산 주도 성장 정책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력과 수출경쟁력 약화’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수입 관세인상 등 중상주의 정책의 영향’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밖에 ‘반도체 경쟁력 약화’ ‘중국의 추격’도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요소로 거론됐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은 상승론과 하락론이 각각 40% 수준으로 팽팽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만큼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은 응답이 6%,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는 답변은 33%였다. 반면 정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응답은 20%,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20% 수준이었다. 수도권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겠지만, 지방은 하락하는 등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은 10%로 나타났다. 올해만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답한 한 응답자는 “우리 정부가 대출 조이기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고 있는 상태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우리 국민의 소득수준에 비해 현재 부동산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의견과 수요 위축이 본격화함에 따라 부동산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는 설명도 있었다.

그렇다면 경제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준금리’는 어떻게 움질일까. 전문가 30명 가운데 20명은 한국은행이 적어도 한 번 이상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 번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12명(40%), 한 차례 내릴 것으로 전망한 사람은 8명(26%)이었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경기 부진과 인플레이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한국은행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3명(10%)이었고 한 번 인상(3%), 두 번 인상(6%)을 예상한 사람의 합이 3명이었다.

한국도 미국도 세계도…‘트럼프’에 쏠린 눈

미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는 2025년에 어떤 모습을 보일까.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와 비슷(36%)하거나 조금 나빠질 수 있다(40%)고 전망했다. 조금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답변은 6명(20%), 매우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명(3%)에 불과했다.

눈여겨볼 점은 글로벌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자의 상당수가 ‘트럼프 리스크’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응답자들은 “트럼프 2기 정부가 관세 장벽을 높이면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보호무역을 강화할 수 있다”며 “이는 무역과 경기를 위축시키고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은 올해보다 조금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미국의 경우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은 30% 수준이었는데, 조금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은 8명(26%), 매우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명(3%)이었다. 반면 조금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11명(36%) 수준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내수 부양 정책과 관세 정책을 두고서는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과 미국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동시에 나타났다.

중국은 올해보다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는 의견이 50%에 달했다. 조금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 응답은 13명(43%), 매우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은 2명(6%)이었다. 이런 배경에는 미‧중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초강력 관세정책이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대선 유세 기간에도 중국에는 60%의 관세를 물려야 한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일본에 대해서는 올해보다 경기가 조금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40%)이 우세했다. 실질임금 상승과 소비 회복세가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이 가장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야는 AI 관련 산업의 성장이었다. 응답자의 80%가 AI 산업이 내년에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중 절반은 AI 산업이 올해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 의견은 13%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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