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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해제에도…한은, 단기 유동성 공급 총동원

비정례 RP 매입…매매 대상증권·기관 확대
금융시장, 코로나19·레고랜드 사태보다 안정적

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외환시장 점검 및 시장안정화 조치 실시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왼쪽부터)이병목 금융결제국장, 최용훈 금융시장국장, 박종우 부총재보, 최창호 통화정책국장, 윤경수 국제국장이 참석했다. [사진 한국은행]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한국은행은 비상계엄령 해제에도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다양한 수단을 총동원 한다. 특히 한국은행은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시장에 단기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4일 오전 계엄 선포·해제 관련 임시 회의를 열고 이런 방안을 포함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의결했다.

한은은 비상계엄 직후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가 해제 이후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통위는 당분간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임시 회의를 개최해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한다. 

우선 한은은 원활한 원화 유동성 공급을 위해 RP 매매 대상 증권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9개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권,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은행법에 따른 금융채 등을 추가했다.

RP 매매 대상 기관 범위도 국내 은행과 외국은행 지점 전체, 투자매매업자와 투자중개업자 전체, 한국증권금융으로 넓혔다.

한은은 보통 RP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데, RP 매매에 사용될 수 있는 담보 채권의 종류를 늘리고 매매 가능 기관 자체를 확대하면 그만큼 단기 유동성 공급이 수월해진다.

또한 한국은행법 제64조 및 제80조에 의거한 대출이 필요한 경우 금통위 의결을 거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외화 RP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공급하고 환율 급변동시 다양한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한다.

원활한 지급결제를 위해 금융기관의 순이체한도 확대 및 담보 설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한다.

한은은 “우리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과 강건한 대외건전성으로 시장심리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금융·외환시장 상황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추가 조치를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임시 금통위 이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외환시장 점검 및 시장안정화 조치 실시 관련 기자간담회도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현재 금융시장 상황은 코로나19나 레고랜드 사태 때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통화정책을 완화 기조로 운영하고 있어 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 자체가 (이전 사태 당시보다) 상대적으로 작다”고 진단했다.

최용훈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한은은 단기 유동성 공급 조치를 수 주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 정도로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지금까지 외화 유동성 관련 지표에서 특이한 상황은 없었다"며 "외화 유동성은 양호한 상황으로 외화자금시장 쪽에서는 크게 다른 모습이 나타나진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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