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중복상장 이슈 부담됐나' 휴온스-휴온스랩 합병 잠정 연기
- 당국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8월 3일부터 시행
휴온스글로벌 가이드라인 검토 후 합병 방침 내놓을 듯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휴온스그룹이 추진한 휴온스와 휴온스랩 간 합병 작업이 잠정 연기됐다.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확정·시행에 따른 결정이다.
휴온스글로벌은 4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따른 모회사 이행 사항 절차를 위해 휴온스와 휴온스랩 간 합병 일정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모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의 이번 결정으로 오는 8월 21일 합병을 위해 예정됐던 휴온스의 임시 주주총회의 일정도 무기한 연기됐다. 휴온스글로벌은 금융당국이 발표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충분히 검토한 뒤 향후 합병과 관련한 방침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이슈로 중지된 합병 및 상장 작업이 서서히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중복상장에 대한 정부와 소액주주들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가이드라인에 대한 검토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중복상장 금지·예외 허용’ 규정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정하면서 ‘3%룰’ 방식으로 주주동의 필수 등의 의무를 발표했다. 3%룰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 의결권을 3%로 제한한다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참석 지분의 과반 동의, 전체 의결권 대비 4분의 1 동의를 받는 방식이 적용된다.
휴온스가 추진하는 휴온스랩의 흡수합병은 ‘중복상장 이슈’를 유발한 ‘물적분할 자회사의 중복상장’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회사 휴온스글로벌 내 비상장사인 휴온스랩을 휴온스가 흡수합병하는 형태라 휴온스글로벌의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휴온스랩은 바이오 의약품, 펩타이드 의약품 등을 개발하는 업체다. 항체의약품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에 휴온스는 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휴온스랩의 흡수합병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휴온스글로벌은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지난 6월 주주 간담회를 열어 주주들의 의견 반영을 약속했다.
당시 휴온스글로벌 측은 “그룹 전체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최선의 선택”이라는 입장을 설명한 바 있다.
주주 설득을 위해 휴온스글로벌은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지난 6월 이사회를 열어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에 따라 휴온스글로벌이 취득하는 합병신주 일부를 일반주주들에게 현물 배당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총 26만38주를 현물배당한다고 밝혔고, 20주 이상 보유 일반주주에게 1주씩 배당되도록 결의했다.
그렇지만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흡수합병 발표 이후 6만원대였던 휴온스글로벌의 주가가 2만원대로 폭락했기 때문이다. 코스닥 지수 급락 여파와 맞물려 주가각 반토막 이상 떨어졌다. 이 같은 분위기에 흡수합병안의 무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휴온스랩의 가치 산정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휴온스글로벌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휴온스랩의 매출 비중은 0.01%에 불과하다. 2025년 매출이 8400만원에 불과하고, 당기순손실 102억원을 기록한 계열사다.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흡수합병의 경우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범주에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모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작은 저비중 자회사는 주주동의 의무가 면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출·영업이익·자산 비중이 모두 모회사 대비 10% 미만이면 저비중 자회사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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