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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조민·박막례 할머니도…너도나도 ‘뷰티’ 뛰어든 이유는

연예인·인플루언서 화장품 사업 진출 늘어
ODM사 통해 시장 진입 용이해져

연예인,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인지도를 활용해 뷰티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왼쪽부터 가수 강민경, 인플루언서 조민,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사진 CAM, 조민 인스타그램, W컨셉]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70대 할머니 크리에이터 박막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딸 조민, 가수 강민경과 전소미까지. 연예인,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인지도를 활용해 뷰티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K-뷰티 수요가 높아진 데다 진입 장벽이 낮은 점을 바탕으로 신규 브랜드 론칭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화장품 사업 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77세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는 최근 뷰티 브랜드 ‘례례’를 론칭했다. 례례는 박막례씨의 피부 관리 비법을 바탕으로 개발된 제품으로, 쌀뜨물과 도토리 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한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인다. 대표 제품은 금쌀 에너지 결케어 에센스(80㎖), 금쌀 에너지 크림(50㎖), 도토리젤리 쿨다운 패치(34매) 등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딸이자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는 조민 또한 이달 스킨케어 브랜드 ‘세로랩스’를 론칭했다. 세로랩스는 자극과 독성을 최소화한 제품을 표방하며 모든 제품에 동물 실험하지 않는다.

앞서 가수 강민경, 전소미도 뷰티 브랜드 출시에 참여했다. 강민경이 론칭한 ‘포트레’는 ‘자화상’이라는 의미의 뷰티 브랜드로 일상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색조 제품들을 선보인다. 전소미가 참여한 ‘글맆’은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로 대표 제품은 4구 하이라이터다. 전소미는 제품 개발, 패키지 디자인부터 공식 홈페이지 개설까지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브랜드 론칭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연예인, 유명 인플루언서 등 개인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것은 ODM(연구·개발·생산) 기업과의 체계적인 협업 시스템 때문이다.

ODM은 생산·기술력을 갖춘 제조업체가 제품을 개발·생산하고, 브랜드와 판매망을 보유한 유통업체에서 유통과 판매를 전담하는 시스템이다. 고객사의 주문을 받아 생산만 담당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보다 발전한 방식이다. 

대표적인 ODM 기업으로는 한국콜마, 코스맥스가 있다. 초기 자본과 마케팅 채널이 확보가 되면 해당 기업을 통해 누구나 화장품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에 팬덤과 인지도를 보유한 유명인들이 ODM 기업을 통해 자신의 뷰티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가 론칭한 뷰티 브랜드 ‘례례’. [사진 W컨셉]

일반인들도 ODM 사에 의뢰를 통해 화장품 브랜드 론칭이 가능하다. 창업 초기 최소 주문수량의 제한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최소 주문수량이 1만 개였다면, 지금은 2~3000개까지도 ODM 기업에서 제작이 가능하다. 

제작 기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는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 1년 이상 걸린다. 반면 ODM 사의 경우 이미 상표권을 등록한 콘셉트, 디자인 등을 사용하면 6개월 내에도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실제 화장품 시장에 뛰어드는 이들도 급증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9년 1만5707개였던 화장품 책임판매업체 수는 지난해 3만1524개로 두 배 넘게 늘었다.

레드오션인데도 뷰티 사업 시작하는 이유

뷰티 사업을 시작하는 유명인들이 늘면서 ODM 업체 또한 큰 이익을 얻고 있다. 코스맥스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608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한국콜마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265억원, 영업이익 54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ODM 사 입장에서는 단순히 제품을 개발해서 공급하는 것 보다 부가가치도 크고, 인플루언서 입장에서는 글로벌 제조사의 기술력과 향후 안전성 등이 담보가 된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브랜드를 론칭할 수 있어서 서로 윈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ODM 사의 고객사도 매해 느는 추세다. 코스맥스의 경우 국내외 고객사가 3300여 곳에 이른다. 가장 큰 변화는 인디·중소브랜드 고객사가 늘었다는 점이다. 코스맥스 관계자에 따르면 매출 상위 20개 브랜드 중 상위 5개가 인디브랜드이며, 절반 이상 또한 인디브랜드가 차지했다. 과거 매출 하위권에 있었던 인디브랜드의 인기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다만 누구나 화장품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만큼 뷰티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화장품 시장에서 성공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애초에 ODM 사에서 탄생한 신생 뷰티 브랜드들은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ODM 기업이 지원군 역할을 해 수출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내수만으로는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해외 시장 진출까지 노리고 시작하는 뷰티 브랜드가 많다”며 “워낙 해외 시장 진출도 쉬워졌고, ODM 사에서 해외 진출 규정도 맞춰줄 수 있어 ODM사를 통해 브랜드를 론칭, 해외에 진출하는 뷰티 브랜드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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