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대폭 낮춘 온코크로스, 상장 흥행할까
시장 악화에 탄핵 정국으로 공모가 하향
시장 불확실성 속 바이오 투심 가늠자…상장예정기업 영향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공모가 선정 과정에서 몸값을 대폭 낮춘 온코크로스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온코크로스의 상장 성적표가 향후 바이오업계 IPO의 흥행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 온코크로스가 오는 18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공모가는 희망밴드(1만100~1만2300원) 하단보다 28% 낮은 7300원으로 책정했다. 회사 측은 국내 IPO시장의 위축된 분위기를 고려해 시장친화적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코크로스가 기대 이하의 공모가를 설정한 것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참패한 영향이 컸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은 공모가 희망 밴드 하단보다 약 30% 낮은 밴드(7000원이상 7500원 미만) 밴드에 대거(81.24%) 신청서를 접수했다.
이에 당초 기대했던 희망밴드(1만100~1만2300원) 수준의 공모가 설정이 어려워졌다. 여기에 최근 계엄·탄핵으로 인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가격 조정을 피할 수 없었다.
이와 같은 공모가 하락 조정으로 인해 전반적인 공모 규모도 큰 폭으로 줄었다. 기존에 공모를 통해 모집할 금액은 밴드 상단 기준 175억원이었으나, 조정 후에는 103억원으로 약 40% 감소했다. 이에 따라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의 인수수수료도 기존 8억6200만원에서 6억4000만원으로 약 25% 줄었다.
때문에 IB업계에서는 온코크로스가 상장일정을 말 그대로 ‘강행’하고있는 점이 다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올해 상장한 기업 가운데 온코크로스만큼 강도 높은 공모가 조정을 감당하며 상장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 에스켐, 엠엔씨솔루션 정도가 20%내외 수준으로 하향조정 했을 뿐이다.
다만 IB업계에서는 온코크로스의 이번 IPO가 향후 상장을 앞둔 바이오 기업들의 IPO 흥행 가늠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탄핵 정국 돌입으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시장 불확실성 확대 후 처음으로 상장하는 온코크로스의 주가 향방에 따라 바이오 섹터에 대한 전반적인 투심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회사 측은 일반청약에서의 뜨거운 열기를 앞세워 상장 흥행을 자신하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지난 9~10일 진행된 일반청약에서 경쟁률 1313대 1을 기록하며, 비슷한 시기 일반청약을 진행한 엠앤씨솔루션(2.4대 1), 온코테라퓨틱스(91.88대 1), 듀켐바이오(172대 1)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최근 하반기 마지막 ‘조 단위 대어’로 꼽혔던 엠앤씨솔루션이 상장일 공모가 대비 20% 하락한 점은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엠앤씨솔루션의 16일 종가는 5만1800원으로, 공모가인 6만5000원보다 1만3200원 하락 마감했다.
온코크로스 관계자는 “바이오 시장에 대한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음을 감안해 상장을 진행하는 쪽으로 맘을 돌렸다”며 “지난 일반청약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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