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한파 건설사들, 비주택 부문에서 살 길 찾는다
[건설사 겨울나기]②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타격
플랜트 등 비주택 부문에 집중
국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건설시장도 함께 시름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저마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옥을 매각하는 등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비주택 부분 사업을 확대하면서 외연을 넓히기도 한다. 기회를 기다리며 위기를 버텨내는데 총력을 다하는 모습니다. 국내 건설사들의 노력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3분기 실적 한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절반 이상 급감했고,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도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비주택 부문에서 살길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1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1% 감소한 수치다. 매출이 8조256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 급감했다. 대우건설 역시 3분기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대우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은 6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2%나 급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1% 줄어든 236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같은 기간 23.5% 감소한 475억원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실적 부진에 신음
올해 3분기 건설사들의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꼽힌다. 현대건설은 원자재 값의 지속 상승과 안전·품질 투자비 반영 등의 영향으로 원가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역시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경영 환경과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준공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견 건설사들도 올해 3분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3분기 매출 7097억원, 영업손실 210억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를 통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금호건설 올해 3분기 15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38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5.4% 감소했다. 동부건설은 올 3분기 매출 4078억원, 영업손실 21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한 수치다.
문제는 건설 업계에 불어닥친 한파가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수주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 데다 고금리에 따른 원가 부담이 빠르게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주목받는 새 먹거리가 바로 비주택 부문이다. 동부건설은 플랜트 공사를 비롯한 비주택 부문 사업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동부건설은 플랜트 사업을 신사업으로 육성하며 공공·민간 도급공사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올해 신규 수주액은 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도 국내에서 주택사업 뿐 아니라 공공, SOC 등 비주택 사업에서 다양한 수주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인천 초저온 물류센터, 과천지식정보타운의 G-TOWN 오피스 등 분양 리스크가 없는 민간도급사업과 동해신항 기타광석·잡화부두,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공사, 진해신항 준설토투기장 호안2공구, 도림천 빗물배수터널공사, 공주 천연가스발전소 주기기·부속설비 공사 등 공공공사 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대규모 민간투자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동부간선도로의 교통 체증을 줄이기 위해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서 강남구 청담동을 잇는 총연장 10.4km의 소형차 전용 왕복 4차로 대심도 지하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을 최근 착공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민간투자사업 시행자는 대우건설 34%·현대건설 18%·SK에코플랜트 13% 외 9개사가 출자한 동서울지하도로다. 대표 주관사는 대우건설이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마무리되면 기존 동부간선도로에는 여의도공원의 10배 규모인 중랑천 친환경 수변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중랑천 복원에 따른 침수 위험 감소 및 동북권 지역의 교통난 해소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새 먹거리로 각광받는 비주택 부문
대우건설 관계자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은 서울 동부권의 상습적인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구간으로 오랜 기간 지역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사업”이라며 “국내외 대형 인프라 사업에서 쌓아온 경험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을 최고의 품질로 적기 준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B 민자구간사업도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로 착공을 기다리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최근 카타르에서 4조원에 달하는 담수복합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카타르 수전력청 카라마(KAHRAMAA)가 발주하고 일본 스미토모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된 카타르 담수복합발전 프로젝트(Facility E)를 수주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EPC 금액만 28억 4000만달러(약 3조 9709억원)에 이르는 프로젝트로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수행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남동쪽으로 약 18km 떨어진 라스 아부 폰타스 지역에 최대 2400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는 복합화력 발전과 하루 평균 50만톤의 물을 생산하는 대규모 담수복합발전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37억달러다. 2029년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카타르 전체 전력량의 약 16%와 담수량의 17%를 담당하게 된다.
앞서 삼성물산은 이번 플랜트를 건설하는 지역 인근에 유사한 규모의 담수복합발전과 담수화 플랜트 확장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 발주처와 확고한 파트너십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왔다. 삼성물산은 카타르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을 포함해 2조 8000억원 규모의 LNG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현재 UAE 푸자이라 F3 복합화력발전을 포함해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도 아미랄과 타나집 복합화력 등 여러 발전플랜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괌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글로벌 발전분야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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