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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된 ‘전 국민 추억’ 살리기, 집도의는 싸이컴즈 [이코노 인터뷰]

함영철 싸이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싸이컴즈, 세 번째 ‘싸이월드 살리기’ 착수
3200만 이용자 추억 복구...“매력 있는 사업”

함영철 싸이커뮤니케이션즈(싸이컴즈)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전 국민 ‘추억’ 살리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최근 2000년대 국민 소셜미디어(SNS) ‘싸이월드’의 부활 소식이 알려지면 서다. 이번 ‘싸이월드 살리기’ 집도의는 싸이컴즈다. 싸이컴즈는 오롯이 ‘싸이월드’ 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다. 싸이컴즈는 지난 9월 초 설립됐다.

싸이월드의 역사는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싸이월드는 당시 카이스트 대학원생들로 구성된 벤처회사가 처음 세상에 선보였다. 시작은 성공적이었다. 가상 화폐였던 ‘도토리’로 본인 만의 공간을 꾸미고, 주위 친구들과 ‘일촌’을 맺으며 인맥을 넓혀나가는 재미는 이용자들의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 

문제는 벤처회사의 한계였다. 커져만 가는 이용량(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한 싸이월드는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됐다. SK커뮤니케이션스는 당시 네이트온과 네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도 싸이월드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싸이월드 이용자 수는 3200만명에 달했다. 이는 당시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의 약 90%에 달하는 수치다.

성장가도를 달려온 싸이월드는 2010년대 들어서며 주춤하기 시작했다. 아이폰이 막을 연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다. 당시 PC기반이었던 싸이월드는 스마트폰 시대에 맞춘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전환이 늦어졌다. 2012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내놨지만, 최적화도 충분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페이스북·트위터(X) 등 무료 SNS도 국내 시장에 연착륙했다. 결국 싸이월드의 입지는 나날이 축소됐고, 2014년 SK커뮤니케이션즈와도 작별했다. 이후 2016년 프리챌 창업자가 싸이월드를 인수했지만 2019년 국세청에 사업자 폐업 신고를 했다. 이후 2021년 싸이월드(Z)가 싸이월드를 인수했지만, 지난2023년 8월 서비스를 중단했다.

‘독이 든 성배’ 싸이월드, 인수 배경은 

함영철 싸이컴즈 대표도 싸이월드의 ‘흥망성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과감히 싸이월드를 인수했다. 대표적인 인수 배경은 두 가지다 있다. 바로 싸이월드가 가지는 ‘브랜드 파워’와 다시 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 가운데, 이 두 가지 배경이 함 대표를 싸이월드로 끌어들였다.

함 대표는 “싸이월드를 인수하기 전 많은 고민을 했었다. SNS 시장은 레드오션 시장이기 때문에 고려해야할 점도 많았다”며 “그럼에도 싸이월드를 인수하게 된 배경은 바로 브랜드 파워다. 싸이월드 하면 국민적인 브랜드라는 인식이 있고, 또 국민 대다수가 싸이월드라는 브랜드를 알기 때문에 사업적으로서 충분히 매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토종 소셜 서비스가 이렇게 까지 두각을 나타낸 경우는 드물다”며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틱톡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서로 비슷해져가는 상황 속에서 이용자들이 지겨움을 느끼는 면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싸이월드가 가진 고유의 특색이 국민의 관심을 끌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의 첫 목표는 월간이용자수(MAU) 200만명이다. 싸이월드가 하반기 공식 출시하자마자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거대 SNS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 부풀려서 말 하고 싶지 않다”며 “다만, 수많은 SNS 서비스들 가운데, 싸이월드 고유의 서비스를 필두로 틈새를 뚫고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 ”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철 싸이커뮤니케이션즈(싸이컴즈) 대표가 싸이월드 수익화 구조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결국은 ‘돈’, 싸이월드 수익화 구조는


사업을 영위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돈’이다.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사업은 결국 정체되고 만다. 싸이월드 역시 전 국민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선 ‘돈’을 벌 수 있는 ‘수익화 구조’다. 추후 세상에 공개될 싸이월드의 ‘수익화 구조’를 묻는 질문에 함 대표는 신중을 표했다.

함 대표는 “싸이컴즈가 기존 법인으로부터 인수 받은 데이터는 3200만명의 회원과 170억건의 사진 데이터”라며 “복구 중인 사진의 화질 개선 작업을 위한 연구개발(R&D)도 현재 진행 중인데, 이를 바탕으로 사진 화질 개선 작업이 마무리 될 경우 이를 수익화 하는 방안도 현재로서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싸이월드 고유의 콘텐츠인 미니미 및 홈페이지 ‘꾸미기’ 기능을 토대로 수익화를 이뤄낼 수 있다”며 “이밖에도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삽입되는 음원을 활용하거나 싸이월드 고유의 기능을 바탕으로 해외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새로운 수익화 구조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페이스북에도 게임 기능이 탑재됐듯, 싸이월드에도 게임을 접목시킬 계획”이라며 “그간 경험해온 글로벌 게임 서비스를 바탕으로 싸이월드와의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내년 정식 출시 전 까지 다양한 기능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도전적인 프로젝트...“관심과 응원 절실”

인터뷰 끝으로 함 대표가 전한 말이 있다. 싸이컴즈를 ‘믿고 지켜봐 달라는 것’이다. 전 국민의 추억을 되살리는 큰 프로젝트인 만큼, 이용자가 될 사람들의 격려와 응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그는 전했다.

함 대표는 “싸이월드를 살리는 일이 개인적으로 값어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우리나라에서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맡을 인원은 우리밖에 없다. 큰 결심과 각오를 갖고 뛰어든 거니 추후 이용자가 될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만나게 될 싸이월드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처럼 거대한 플랫폼은 아니지만, 이용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계속해서 긁어주면서 함께 오래도록 나아가고 싶다”며 “여러분들이 싸이월드에 오랫동안 머물다 가실 수 있게끔, 다양한 콘텐츠들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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