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10호 종투사’ 지정...다음 과제는
“초대형 IB 도약 위해 자기자본 확충 지속해야”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대신증권이 국내 열 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에 지정됐다. 대형증권사 반열에 한 걸음 나아간 가운데,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전에도 성공할 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제22차 금융위원회를 개최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투사 지정을 심의·의결했다. 금융위는 ▲자기자본(3조 원 이상) ▲인력과 물적 설비 ▲이해상충방지체계 등 법령상 요건을 모두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은 지난 2022년 4월 키움증권이 지정된 후 2년 8개월 만이다. 이로써 종투사로 지정된 곳은 미래에셋·NH·한국투자·삼성·KB 등 초대형 IB 5곳과 신한·메리츠·하나·키움·대신 등 5곳까지 총 10개사로 늘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대형화와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활용할 수 있는 신용공여한도가 자기 자본의 100%에서 200%로 증가해 IB 부문 육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자금을 대출해주거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할 수 있다. 일반 국민·기업을 상대로 한 외화 일반 환전 업무도 증권사 중 종투사에만 허용된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경영회의에서 올해 상반기 종투사 신청을 단기 경영목표로 내걸고 자기자본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자기자본이 2조1007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4801억원의 계열사 배당으로 자기자본을 늘렸다. 특히 올해 3월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2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종투사 법적 요건인 3조원을 달성했다.
대신증권은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제시한 초대형 IB를 목표로 자기 자본 확충에 힘쓸 전망이다. 종투사의 다음 단계인 초대형 IB 지정을 위해서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9월말 기준 대신증권의 별도 자기자본은 3억1180억원이다.
자기자본 ‘4조’ 달성은 시일 걸릴 전망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통해 자기자본의 2배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해 8월부터 자본 확충을 위해 이지스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과 본사 사옥인 '대신343' 매각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대신343은 서울 명동에 있는 지하 7층, 지상 26층 건물로 대신증권, 대신자산운용 등 대신파이낸셜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했다.
현재 대신증권은 초대형 IB 지정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대신343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을 통해 유동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신343을 편입한 사모리츠를 다시 ‘대신밸류리츠’에 담는 방식이다. 운용 주체인 대신자산신탁은 자리츠를 통해 대신증권으로부터 대신343을 매입한다. 건물의 감정평가액은 6000~7000억원 대로 예상된다.
다만 리츠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4조원 달성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리츠를 통해 조달한 금액 전부가 자기자본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츠 상장으로 확보한 자본 중 일부만 자기자본으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부채로 간주될 수 있다”며 "또 시장 여건이나 투자자 수요에 따라 리츠 상장 과정에서 건물의 평가가치와 실제 조달된 금액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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