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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 프롭테크, 새 먹거리로 돌파구 마련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 겪어

알스퀘어베트남 홈페이지 모습 [사진 알스퀘어]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부동산 호황기에 크게 성장했던 프롭테크들이 건설 경기 침체와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사업다각화를 통한 새 먹거리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모습이다.

프롭테크(Prop Tech)란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다. 정보 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을 말한다. 프롭테크 비즈니스 영역은 크게 중개 및 임대·부동산 관리·프로젝트 개발·투자 및 자금 조달 분야로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프롭테크는 웹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 정보 제공과 중개 플랫폼에서 시작했다. 특히 국내에선 2015년부터 주택시장이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딛고 호황에 접어들며 관련 시장이 성장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과 ‘직방’, 상업용·업무용 부동산 전문 기업 ‘알스퀘어’가 대표적이다.

프롭테크 시장은 2018년 당시 저금리, 저물가 등으로 조성된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를 보면 국내 프롭테크포럼 회원사는 2018년 20곳에서 지난 2023년 8월 기준 249곳으로 약 12배가량 늘었다. 이 같은 성장은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인해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동성 축소로 인한 프롭테크 산업 불황

그러나 2022년부터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유동성 축소와 함께 부동산 시장은 혹한기를 맞았다. 내부적으로는 가격 하락과 거래·공급 감소가 이어지며 프롭테크 산업에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국내 프롭테크 스타트업의 누적투자유치액은 2021년 약 2조6943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2년 1조2040억원으로 전년대비 55%나 감소했다. 2023년에는 3000억원에도 못미칠 정도로 하락세에 빠졌다.

프롭테크 1세대 ‘직방’의 경우 지난 2023년 1297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은 408억원으로 2022년(370억원) 보다 30억원 넘게 증가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지난 2023년 매출은 209억원으로 2022년 230억원 대비 약 9% 줄었다. 영업이익은 9억8492만원에서 6억7586만원으로 약 3억원 감소했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업체인 알스퀘어도 영업손실 규모가 2022년 92억원에서 지난 2023년 238억원으로 늘었다. 부동산R114도 같은 기간 5억원에서 33억원으로 증가했다. 인테리어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도 영업손실이 2022년 35억원에서 2023년 58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프롭테크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경기 호황기에 최적화돼있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프롭테크 산업은 호황기 동안 더 비싼 자산,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 투자금과 물량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며 “이는 향후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명확한 기대가 형성될 때 수익 창출이 가능하며, 시장에서 거래가 원활해 재판매의 어려움이 크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주택경기 침체기에는 기존의 사업모델이 오히려 손실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프롭테크 기업들은 기존 서비스 외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함서다.
직방 스마트홈 제품들 [사진 직방]

사업 다각화에 안간힘 쓰는 프롭테크 기업들

직방은 스마트홈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부동산 매물 광고를 발판으로 성장한 직방은 2022년 7월 삼성SDS 홈IoT사업부를 인수하며 스마트홈 사업에 손을 뻗었다.

직방은 지난 2023년 6월 베트남 빈록사와 스마트홈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빈록은 아파트 도어락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베트남 내 대표적인 도어락 유통 기업이다. 직방 스마트홈은 멕시코 리쉬그룹(Rish Group)과도 공급계약 수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직방 스마트홈 제품들을 중국, 싱가포르, 호주, 말레이시아, 태국, 홍콩, 대만 등 기존 진출 지역 7곳에 베트남과 멕시코를 더한 총 9개 지역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베트남 도어락 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도어락을 포함한 베트남 스마트홈 시큐리티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동남아 시장의 15.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돼 높은 성장성을 지닌 곳이다. 멕시코 또한 보안 시장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프리미엄 디지털 도어락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알스퀘어는 베트남 현지 법인을 앞세워 상업용 부동산 인테리어 사업에 새로 진출했다. 이전까지는 베트남에 새로 진출하는 기업을 상대로 사무실이나 공장·창고를 중개하는 업무가 주였는데, 인테리어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다방은 대대적인 앱 개편에 나섰다. 특히 반려동물 가구를 겨냥한 ‘펫세권’ 데이터를 도입했다. 인근 동물병원, 반려동물 미용실,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호텔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또 특정 단지를 주제로 앱 이용자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인 ‘우리 단지 이야기’ 기능도 추가했다.

토지·건물 거래 플랫폼 밸류맵은 지난 2023년 8월 열린 건축·인테리어 전문 전시회 ‘코리아빌드위크’에 참가해 3세대 모듈러(풀 퍼니시드모듈러 하우스) 주택 상품 실물을 선보였다. 플랫폼에 토지 소유주가 쓰지 않는 유휴토지를 등록하면 개인이나 기업이 토지 사용료를 내며 모듈러 하우스를 짓고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특히 정부가 ‘농촌 체류형 쉼터’를 도입함에 따라 10평 이하의 소형주택에 대한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 체류형 쉼터는 농촌 생활인구를 확산시키고 농촌 소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제도다. 본인 소유 농지에 농지전용 허가 등의 절차 없이 데크·주차장·정화조 등 부속시설을 제외한 연면적 33㎡ 이내 주택을 설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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