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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의 'AI 에이전트' 개발 전쟁...스마트폰 넘어 AI 홈 시장까지 노린다

[AI 홈 시대 개막] ②
SKT IPTV 연동된 스피커로 시작한 통신사표 AI 홈
“AI 에이전트가 로봇 다음의 주요 산업이 될 것”

KT가 운영하고 있는 AI 주택형 솔루션. AI 스피커를 통해 집안의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사진 KT]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지니야, 가스 밸브 잠가줘. 날씨가 너무 추우니까 보일러는 27도로 맞춰줘”  

과거 단순 IPTV를 켜고 TV 음량을 키우고 줄이던 통신사 셋톱박스 연결 스피커가 이제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해 집안의 AI 가전도 움직인다. 정확한 텍스트를 입력하지 않아도 기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해 입력된 명령을 수행하고 더 나아가 사용자의 패턴을 공부해 자동으로 최적의 집안 환경을 먼저 제공하기도 한다. 이는 마치 SF영화에서나 볼법한 집안이지만, 아니다. 통신사 KT가 운영하고 있는 ‘AI 주택형 솔루션 서비스’가 펼쳐지는 집안 모습이다. 서울 아크로서울포레스트, 헬리오시티 등 유명 아파트 단지에서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KT를 비롯해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3사가 AI 홈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IPTV 사업을 펼치며 함께 보급한 셋톱박스 스피커가 기반이 됐다. KT는 ‘기가지니’ 스피커를 활용하고, SK텔레콤은 AI 스피커 이름 ‘누구’를 딴 ‘누구 스마트 홈서비스’를, LG유플러스는 딴 AI 스피커를 활용한 ‘U+스마트홈’을 통해 AI 홈 시장에 처음 발을 딛었다. 

‘AI 에이전트’…인간 개입 없는 자율 지능형 시스템      

국내 이통 3사의 화두는 ‘AI 에이전트’다. AI 에이전트 기술을 기반으로 더 고도화된 AI 홈을 구현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인간의 개입 없이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 지능형 시스템을 말한다.

이를 위해 통신사들은 주요 사업인 스마트폰(모바일)을 기반으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선보이고, 더 나아가 향후에는 TV나 냉장고 화면, 스피커 등 집안 가전에도 적용되는 홈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확대할 전망이다. 

현재 통신사에서 선보이는 AI 에이전트 기술은 통화할 수 없는 상황에 전화를 대신 받아주고 상대방의 용건을 자세히 기록 해준다. 또 실시간으로 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보여주고 통화 주요 내용을 요약하고 더 나아가 실시간으로 통화 내용을 영어로 통역하고, 보이스피싱 위험까지 막아주는 등의 기능을 자랑한다. 

일상생활에서 떼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에 나를 위한 AI 비서가 생긴 것과 같은 형태로 사용자 반응은 좋다. SK텔레콤이 지난 2023년 9월 선보인 AI 에이전트 ‘에이닷’은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수 550만명을 넘어섰다. 사용자 반응이 좋자, 지난해 10월에는 기존에 운영하던 통화 플랫폼 ‘T전화’에 AI 전화 기능을 더한 ‘에이닷 전화’까지 추가로 내놨다.

SKT가 개발 중인 글로벌 AI 에이전트 ‘에스터(Aster)’ 부스의 모습. [사진 SKT]

SK텔레콤은 한국형 AI 에이전트 외에도 해외 공략을 위한 기술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은 ‘SK AI 서밋 2024’를 통해 글로벌형 AI 에이전트 ‘에스터’를 처음 공개하며 글로벌 AI 서비스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에스터는 단순 검색을 넘어 사용자 요청에 대해 AI 스스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완결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를 지향하는 기술이다. 가령 “이번 주말 파티를 위한 저녁 준비를 도와줘”와 같이 사용자가 에스터에 요청하면 ‘치킨을 활용한 샐러드 요리와 칠면조 야채 볶음 중 어떤 것을 원하는지’ 등의 대화를 통해 의도를 명확화하고, 이후 알맞은 레시피를 전달하고 준비물, 요리 순서 등 할 일 목록을 세분화해 스케줄링과 필요한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연계한다. 

SK텔레콤은 에스터를 올해 북미 시장 출시를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에스터는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의 SK그룹 전시관에도 소개됐다. 

지난해 11월에는 LG유플러스가 AI 에이전트 ‘익시오’를 공개했다. 익시오는 LG유플러스와 같은 그룹사인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생성형 AI ‘엑사원’이 활용됐다. 익시오는 엑사원을 모바일 전용으로 개량한 경량거대언어모델(sLLM) ‘익시젠’으로 개발됐고, 구글의 제미나이가 함께 적용됐다. 이 서비스는 출시와 동시에 가입자 수가 늘면서 지난해 말기준으로 가입자 수는 15만명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가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를 지난해 출시했다. [사진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익시오를 향후 냉장고, 오븐, 세탁기, 청소기 등에 접목할 계획이다. 지난해 익시오를 처음 소개한 자리에서 황현식 전 LG유플러스 대표는 “홈 IoT 기반 AI 서비스는 지금까지 파편화된 시스템 속에서 제한된 경험을 제공했다”며 “어떻게 하면 쉽게 가정에서 AI를 사용해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냐, 우리는 이 부분에서 더 상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KT 역시 AI 에이전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다. KT 관계자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AI 에이전트는 준비 중”이라며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미디어 서비스 혁신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고, 지니 TV에 특화된 고성능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사용자가 TV 시청 중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한편 AI 에이전트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GII)에 따르면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은 2024년 147억7000만 달러에서 2029년 608억3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CES 2025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역시 무대에서 AI 에이전트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황 CEO는 “미래에는 AI 에이전트가 본질적으로 함께 일하는 디지털 인력이 될 것”이라며 “AI 에이전트가 로봇 다음의 주요 산업이 돼, 수조 달러 규모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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