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더 허리띠 졸라매는’ 카드사...알짜카드, 무이자 할부가 사라졌다
희망퇴직·무이자할부 축소로 허리띠
"인건비·관리비 삭감해 수익성 방어"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혜택이 좋은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일명 ‘알짜 카드’가 사라지고 있다. 올해 카드사의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이 3년 만에 또다시 낮아졌고 조달금리도 안정화되지 않고 있다. 당장은 무이자할부 기간을 축소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다는 방침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이달 22일부터 ‘네이버 현대카드’를 단종하기로 했다. 이 카드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 무료 이용, 네이버페이 월 최대 1만원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해 왔다. 단종 소식이 전해지자 커뮤니티 등에서는 “기존 고객은 카드번호를 변경해 재발급받으면 유효기간이 최대 5년 연장된다”는 사용 노하우가 공유되기도 했다.
BC카드도 다음달 3일부터 ‘BC 바로 에어플러스 스카이패스’ 카드의 신규 및 추가·갱신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카드는 전월 이용실적 없이 결제금액 1000원당 기본 1마일리지 적립과 월 누적 이용액 100만원당 200마일리지 추가 적립을 무제한으로 받을 수 있다. 또한 연회비가 1만9000원으로 여타 마일리지 신용카드 대비 낮은 편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
이처럼 카드사들이 새해부터 혜택 줄이기에 분주한 이유는 다음 달 또 한차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앞둔 영향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감독규정 개정을 거쳐 다음달 14일부터 카드수수료 인하 개편안을 적용할 방침이다. 개편안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은 연매출 10억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의 경우 0.1%포인트(0.5~1.25%→0.4~1.15%), 10억~30억원 이하 중소 가맹점은 0.05%포인트(1.5%→1.45%) 인하된다. 체크카드 우대 수수료율은 모든 영세·중소 가맹점을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0.1%포인트(0.25~1.25%→0.15~1.15%) 내린다.
카드 수수료율은 지난 2012년·2015년·2018년·2021년 등 4차례의 적격비용 재산정을 거쳐 꾸준히 낮아졌다.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의 적자가 심화된 상황에서 이번 다섯 번째 수수료 인하다.
카드수수료율이 내려가면 카드사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수수료수익에 악영향을 준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카드수수료율 인하로 가맹점수수료가 연간 3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카드 승인금액은 총 307조원으로 카드수수료율이 인하되기 전인 2021년 3분기(248조원)보다 24% 증가했다. 카드승인액이 늘어나면 가맹점으로부터 수취하는 수수료수익도 비슷하게 증가해야 하지만 국내 8개 카드사의 수수료수익은 같은 기간 5조6262억원에서 6조680억원으로 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수료수익이 더디게 늘어나면서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 기간 35%에서 29%로 6%포인트(P) 줄었다.
여기에 카드사는 인건비와 관리비를 삭감해 수익성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62명의 희망퇴직을 확정했다. 무이자할부를 축소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신한카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백화점·면세·온라인 등 주요 가맹점에서 최대 5개월 무이자할부를 지원했지만 이달 들어 무이자할부 기간을 최대 3개월로 축소했다. 우리카드와 비씨카드도 지난달 최대 6개월에서 이달 4개월로 무이자할부 기간을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축소로 인한 손실을 선반영하고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준비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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