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덜어낸 이재용 회장…빅딜 기대감 높아진다
2017년 80억 달러 규모 하만 인수 이후 빅딜 소식 끊겨
트럼프 AI 패권 프로젝트 참여 여부 관심 집중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2020년 9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및 그룹 지배력 강화를 이유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불공정한 비율로 추진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이 회장이 받은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업무상배임·주식회사외부감사법 위반 등 다양했다. 2024년 2월 5일 검찰의 기소 후 4년 만에 이뤄진 1심 선고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로부터 1년 후인 지난 2월 3일 2심 선고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대법원 상고를 검토한다고 발표했지만, 재계 등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끝난 것 아니냐고 조심스레 내다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회장의 2심 선고 결과에 대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2심 판결과 관련하여 AI·반도체 분야 글로벌 산업 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10여 년 동안 이 회장은 사법 리스크를 안고 지냈다. 자연스럽게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려웠고, 삼성발 빅딜 소식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2심 선고 이후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라는 족쇄가 풀렸다는 점에서 재계 등에서 이 회장이 내놓을 빅딜과 삼성그룹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은 103조원을 넘어섰다. 한국 기업 중 최대 규모다. 여전히 빅딜 여력이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했던 대규모 빅딜은 2017년 8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9조3400억원)에 달했던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었다. 전장사업과 오디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였다. 이후 2019년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와 독일 인피니언 인수설, 2022년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ARM 인수설과 13조원 규모의 노키아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부 인수설 등의 소식이 나왔지만 그뿐이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AI·로봇·바이오 분야에서 빅딜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AI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2심 선고 이후 바로 나왔다. 4일 오후 이 회장은 한국을 방문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3자 회동을 했다. 이들은 차세대 AI 인프라와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는 오픈AI·소프트뱅크·오라클이 2029년까지 5000억 달러(약 727조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AI 프로젝트로 트럼프 대통령의 AI 패권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AI 주도권을 놓고 미·중이 다투는 패권 전쟁인 셈이다. 이 프로젝트에 이 회장이 참여하면 미국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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