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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더 이상 바보상자 아니야"...흔들리는 '2강 구도'에 기술력 총출동

[뜻밖의 新기술 전쟁판, TV] ①
프리미엄 TV 시장서 치고 올라오는 中기업
AI 기술 더하고 고품질 디스플레이 고안

삼성전자가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55형 올레드 TV를 국내 출시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세계 TV시장을 선두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신기술을 총집합한 TV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저가형 TV가 아닌 기술력을 더한 ‘프리미엄 TV’ 시장 지키기다.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상품 공세가 매해 거세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더 뛰어난 기술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과 LG전자는 매해 자사의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인 CES에서 새로운 TV 기능을 공개하고, 실제 이 같은 기능을 접목한 신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먼저 삼성은 TV에 고도화된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하고 있다. CES 2025 개막에 앞서 신제품 공개행사인 ‘삼성 퍼스트 룩’을 개최한 삼성은 이날 무대에서도 TV의 AI 기술력을 집중적으로 발표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이 무대에서 “AI 시대 TV는 사람들의 취향을 알아서 맞춰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단순한 시청 기기를 넘어 생활의 중심에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선사하는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을 잡고 TV형 AI 기능을 개발했음을 알렸다. 

AI 기능 강화한 신제품 대거 출시 
이 같은 발표 이후, 삼성은 한 달이 지난 2월에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55형 올레드 TV다. 이번 신제품에는 'AI 스마트 홈' 기능부터 '실시간 번역'까지 삼성의 TV형 AI 신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AI 스마트 홈기능은 사용자의 생활 패턴이나 집 안 기기 상태, 날씨 및 실내 온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용자 라이프스타일과 집안 환경에 맞는 행동을 제안한다. 가령 실내의 공기 질이 좋지 않을 때 공기청정기 작동을 제안하거나, 에어컨으로 냉방 시 냉방 효율을 위해 블라인드를 닫도록 추천해준다. TV 이지만 집 안 전체적인 가전 컨트롤을 제안하는 셈이다. 

TV 리모컨에는 AI 버튼이 추가됐다. 이 버튼을 누르면 TV 안에서 '클릭 투 서치' 기능이 작동돼 시청하고 있는 콘텐츠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추천 받거나 등장 인물 정보 등을 확인 할 수 있다. 클릭 투 서치는 삼성이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강화하고 있는 AI 검색 기능으로, 갤럭시 스마트폰과 삼성 AI 노트북 등에서 먼저 '서클 투 서치'로 선보인 바 있다. 

'실시간 번역'도 가능하다. 시청 중인 콘텐츠의 자막을 사용자가 원하는 언어로 변환해주는 기능으로 해외 드라마나 다큐멘터리를 시청할 때 영어 자막을 한국어로 변환하거나, 한국어 자막을 다른 언어로 번역해 글로벌 콘텐츠를 언어 장벽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지난해 최고 TV로 뽑힌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사진 LG]
LG전자는 CES에서 스마트TV 플랫폼 ‘웹OS’ 선보였다. 웹 OS는 LLM(대형언어모델)을 적용해 사용자의 복합적인 질문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TV가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해 명령을 주문하는 사람에 맞는 답을 내는 것이다. 만약 평소 자동차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보던 중년 남성이  “하이 LG, TV 틀어줘” 라고 말하면, 그가 자주 보던자동차 리뷰 영상을 추천한다. LG는 이 기술을 초프리미엄 TV제품  ‘LG 시그니처 올레드 T’, AI TV인 ‘LG 올레드 에보’ 등 최신 출시 제품에 더하고 있다.  

특히 LG는 AI 기능에 추가적인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기술력도 더하고 있다. 투명 TV로 불리우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TV 후면에 매달려 있을 주변기기와 연결선을 모두 별도의 ‘제로 커넥트 박스(Zero Connect Box)’로 옮겨, 다른 TV와 달리 전원 외 연결선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LG 올레드 에보’는 최대 밝기가 일반 올레드의 3배에 달해 고화질과 선명한 화질을 나타낸다.

프리미엄 시장까지 바짝 따라붙는 中 
삼성과 LG전자의 TV 기술 개발 집중에는 빠르게 이들의 자리를 쫓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무서운 성장이 한몫한다. 물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 매출 기준으로 삼성이 점유율 28.3%를 기록하며 2006년 이후 19년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중국 기업의 점유율이 빠르게 커지며 세계 시장을 선두하는 삼성과 LG의 TV 시장 자리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수년간 지켜온 삼성과 LG와의 2강 구도가 무너졌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OLED와 QD LCD, Mini LED LCD 등으로 이루어진 프리미엄 TV 모델 출하량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삼성이 30%로 1위, 2위는 중국의 하이센스(24%), 3위는 중국의 TCL(17%)이 차지했다. LG(10%)는 4위로 밀려난 것이다. 삼성은 1위를 차지했지만 1년 사이에 13% 포인트가 빠진 수치인데 반면 중국의 하이센스와 TCL은 2023년 대비 두배 이상 많은 프리미엄 TV를 출하한 것으로 기록됐다.

TV 시장에서도 비교적 제품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시장을 점유하는 것은 기업 매출에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지난해 세계 프리미엄 TV 모델 출하량은 전년 대비 51%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향후 고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인셈이다. 이에 삼성과 LG측은 기술력 개발로 패권을 놓치지 않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중국업체는 이미 기본 LCD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이제는 한국과 일본업체가 선점했던 프리미엄 TV 군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함으로써 수익을 개선하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해 전 지역에서 입지를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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