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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거주 대학생-회사원 직격탄…원룸 월세 “또 올랐다”

[전세의 월세화]②
1학기 개강 앞두고 대학 인근 원룸 월세 상승세
오피스텔·아파트 월세도 크게 올라

서울의 한 대학교 인근 마을게시판에 붙은 월세 전단지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월세가 크게 오르는 모습이다. 전세사기 및 대출 제한 등으로 인해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학교나 직장 근처에서 자취하는 대학생들과 회사원들의 시름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1학기 개강을 앞두고 자사 플랫폼에 등록된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원룸의 월세와 관리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서울 주요 대학 인근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원룸(전용면적 33㎡ 이하)의 평균 월세는 60만9000원, 평균 관리비는 7만80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 조사 때의 평균 월세는 57만4000원, 평균 관리비는 7만2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월세와 관리비가 각각 6.1%, 8.1% 오른 셈이다.

지난해 8월 조사 때는 평균 월세 60만원, 평균 관리비 7만9000원이었다. 월세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학가별로 보면 성균관대 인근 지역의 평균 월세가 작년 1월 47만원에서 올해 1월 62만5000원으로 33% 올라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어 중앙대 인근 지역이 48만원에서 52만7000원으로 9.8% 뛰었으며 연세대 인근은 60만원에서 64만3000원으로 7.2%, 한국외국어대 인근은 59만원에서 63만1000원으로 6.9%, 고려대 인근은 57만원에서 60만4000원으로 6% 올랐다.

서울 주요 대학 인근 원룸 평균 월세 60만9000원

절대적인 액수 면에선 이화여대 인근 원룸의 월세가 가장 비쌌다. 지난 1월 기준 이화여대 인근 원룸의 평균 월세는 74만1000원으로, 작년 1월(71만원) 대비 4.4% 상승했다. 이어 ▲연세대(64만3000원) ▲서강대(64만2000원) ▲한국외대(63만1000원) ▲성균관대(62만5000원) ▲경희대(62만2000원) 순으로 월세가 높았다.

이화여대 인근은 관리비도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이화여대 인근 원룸 관리비는 10만5000원으로 작년 동월(9만원) 대비 16.7%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려대 인근 지역(7만원→8만원) 관리비는 14.3%의 상승했고 경희대와 한국외대 인근 지역은 나란히 7만원에서 7만8000원으로 11.4% 올랐다. ▲연세대(7만원→7만6000원)는 8.6% ▲서울대(8만원→8만5000원)는 6.3% ▲중앙대(8만원→8만4000원)는 5% ▲한양대(7만원→7만3000원)는 4.3%의 상승률을 각각 나타냈다. 서강대 인근의 평균 관리비는 작년과 같은 6만원으로 나타났으며 조사 대상 지역 중 유일하게 성균관대 인근 지역만 평균 관리비가 6만원에서 5만9000원으로 1.7% 하락했다.

장준혁 다방 마케팅실장은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의 평균 월세는 지난 8월 60만원을 넘긴 이후 지속해서 상승하는 모습”이라며 “월세 강세 기조가 이어지며 대학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민수(25·가명)씨는 “개강 시기에 맞춰 원룸을 구하고 있는데 작년과 비교해 월세가 올라 부담이 커졌다”며 “최근 경기침체로 아르바이트 자리도 많이 없어서 비싼 월세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고 밝혔다.

월세에 대한 부담은 직장인들도 마찬가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오피스텔 월세는 전월 대비 0.15% 상승했다. 2023년 6월 이후 18개월째 오름세다. 서울 오피스텔 월세도 지난해 11월에 비해 0.12% 오르며 작년 1월 상승 전환한 후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서울 월세 상승률은 지난해 11월(0.09%)보다 확대됐다.

오피스텔 공급 부족 역시 월세 상승 요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3만2214실로, 2021년(7만7018실)의 절반 이하에 불과했다. 또 올해도 3만실, 2026년 이후 1만실 이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아파트 월세 가격 역시 오름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임대 계약을 맺은 서울 아파트 월세 세입자 10명 중 4명가량은 월 100만원 이상의 고액 월세를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높아진 전셋값 부담…월세 전환 가속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전월세 계약 24만1192건 중 월세 계약은 10만1210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월세가 100만원 이상인 비율은 3만9532건으로 전체 월세 계약의 39.1%를 차지했다.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2법이 시행된 2020년엔 100만원이 넘는 월세 계약 비율이 29.3%였는데 불과 5년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44.0%가 월세 계약 비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R114가 2023~2024년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4년 4분기 임대차 계약 중 전세 비중은 56.0%(3만112건), 월세 비중은 44.0%(2만3657건)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월세 비중이 3.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R114는 전방위 대출 규제를 비롯해 2022년부터 지속된 전세사기 여파, 2023년 5월부터 꾸준히 상승한 전셋값이 월세 비중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의 계약 유형별 비중을 보면, 갱신계약 비중이 2023년 3분기 이후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024년 4분기 갱신계약 비중은 31.6%로 최근 2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년간 전·월세 거래가 가장 많았던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경우, 평균 전세보증금이 2023년 1분기 8억1000만원에서 2024년 4분기 10억원으로 약 23% 상승했다. 반면, 동일 면적·단지의 월세(갱신계약)는 보증금 변동이 거의 없었지만, 월세가 126만원에서 178만원으로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월세 갱신계약 비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높아진 전셋값 부담으로 신규 전세·월세 계약을 체결하기보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월세 계약을 연장하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게 부동산R114의 설명이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전세가격이 오르면 전세보증금 마련이 어려워지는 만큼, 수요는 순수 전세보다 반전세나 월세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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