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업무용 AI 안 쓰니?”...앞서는 기업의 요건, 활발한 AI 사용
[잘 나가는 기업의 조건 ‘AI 활용’] ①
자체적으로 업무용 AI 기술 개발하는 삼성, LG
코딩 지원부터 인재 채용까지 적극 활용

요즘 소위 ‘잘 나간다’는 기업의 특징이 있다. 바로 AI 기술을 업무에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기업은 구글과 네이버와 같은 대표적인 IT 기업뿐이었다. 이제는 다르다. 삼성을 비롯해 LG, 롯데 등 국내 굵직한 대기업들도 자사 직원용 AI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업에서 AI를 사용하며 일하는 직원들은 단순 업무를 보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일을 주듯, AI 직원에게 업무적 도움을 받는다고 말한다.
임직원용 AI 자체 개발하는 대기업
가장 활발하게 AI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으로는 LG가 있다. LG는 생성형 AI 기술인 ‘챗엑사원’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내부적으로 사용 중이다. 챗엑사원은 실시간 웹 정보를 기반으로한 질의응답부터 코딩,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 업무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사무적 기능을 제공한다. 챗엑사원은 지난해 말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1만7000여명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챗엑사원은 다량의 데이터를 학습해 핵심을 요약하는 기능을 활용해, LG의 AI 연구원 인재 찾기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실제 챗엑사원의 바탕이 되는 엑사원 3.0은 특허와 소프트웨어 코드, 수학, 화학 등 국내외 전문 분야 데이터 6000만 건 이상을 학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데이터 학습 기술력은 국내외 학계에서 매일 쏟아지는 논문 분석을 돕고, 관련 논문을 작성한 인재 발굴에 팁을 주며 LG AI 연구원 채용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챗엑사원은 찾아낸 인재에게 보낼 맞춤형 메시지까지 제안하며 LG AI 연구원의 채용팀의 일을 돕는다.
롯데그룹은 AI ‘아이멤버’를 자체 개발해 내부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가 개발한 아이멤버는 문서 번역·요약을 비롯해 코드 생성, 맞춤형 챗봇, 회의록 자동 생성 등 사무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여러 기능 중 회의록 자동생성 기능은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 시간을 크게 단축하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그룹 측은 아이멤버 회의록 자동생성 기능 도입 후, 회의록 작성 소요 시간이 80% 이상 줄었음을 밝혔다.
이외에도 롯데는 인재 채용에도 AI를 활용한다. AI 솔루션을 통해 서류 전형에서 자기소개서 표절률을 분석하고, 면접 전형에서 직무 적합도 분석 등도 AI를 통해 확인한다.
업무 시간 단축 효과에 직원들 사용↑
삼성 역시 2023년부터 코딩 작업을 지원하는 AI ‘코드아이’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운영 중이다. 삼성 측은 오픈AI의 챗GPT와 구글의 Bard 등을 활용하면 코딩 작업이 수월하지만, 오픈 소스 라이선스 및 보안 취약점 등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자사만의 코딩용 AI 서비스를 만들었다.
코드아이의 지원 기능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코드를 자동 완성, 생성한다. 이 기능은 통합 개발 환경에서 작성 중인 코드의 설명를 입력한 후 추론 요청 시, 자동으로 그에 맞는 코드를 생성해 주는 형태다. 두 번째는 챗 기능을 제공한다. 단순 답만 찾아주는 것이 아닌, 사용자들끼리 대화가 가능해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코드 최적화, 분석 요청 등을 자유롭게 질문하고 응답할 수 있다. 이 같은 삼성 자체 AI 기술은 직원들 사이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최근 월 사용량이 지난해 초기 서비스 운영시기 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업무상 영문 번역일이 많은 직장인 박경진 씨는 “회의한 후 이를 영문으로 번역해 정리하는 작업이 하루종일 걸렸다면 이제는 AI 기술이 회의록을 작성해주고 이를 또 영문으로 번역까지 해주니, 관련 업무 시간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며 “물론 AI가 정리해준 문서를 꼼꼼히 읽고 검수하는 시간은 필요하지만 이전보다 일이 훨씬 편해졌다”고 만족해했다.
방대한 자료 조사가 업무상 필수인 언론사들 역시 내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AI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태세다. 지난해부터 미국의 타임, 포춘, 독일의 데어 슈피겔, 영국의 인디펜던트, 스페인의 프리사 미디어 등 해외 언론사들은 생성형 AI 검색엔진인 ‘퍼플렉시티 AI’와 협력해 기사 작성에 AI 기술을 적극 사용하고 있다. 국내 언론사로는 이데일리와 이데일리M이 퍼플렉시티 AI와 파트너십을 맺고 AI 기반 검색 기술 활용을 예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의 AI 활용은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기업들은 자체적인 AI 기술 개발뿐 아니라, 직원들을 대상으로 AI 적응 교육 등을 추가로 기획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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