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이면 요리 뚝딱’...밀키트의 진화
[밀키트 시장 어디까지 왔나]①
4000억 육박한 밀키트 시장…캠핑·미식 트렌드 등 성장 견인
성장 둔화 우려에도 고물가 시대 대안으로 여전히 주목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18년 350억원 수준에서 2021년 3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지난 2023년에는 4000억원대에 육박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체 즉석식품류 가운데 밀키트 판매액은 2020년 0.03%에 불과했지만, 2022년 4.27%로 크게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밀키트 시장 성장을 이끈 주요 흐름으로 ‘홈밥’(집밥) 열풍과 ‘캠핑’ 트렌드를 꼽을 수 있다.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맛과 양에 대한 요구도 높아졌다. 실제로 외식 물가의 고공행진으로 푸짐한 양을 내세운 대용량 밀키트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다. 밀키트 업계 1위 프레시지의 ‘더큰 햄가득 부대전골’의 경우 “재료가 풍성하고 외식보다 합리적”이라는 호평 등과 함께 작년에만 43만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또 야외에서도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 제품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캠핑족들은 별도의 재료 준비 없이 현지에서 간편하게 조리가 가능한 밀키트를 선호해서다. 실제 밀키트 업체들은 이를 겨냥해 직화 조리가 가능한 용기를 담은 전골류·바비큐용 밀키트 출시도 활발히 했다.

이제 밀키트 업계는 간편함을 넘어서 ‘미식’(美食)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유명 셰프나 맛집과 협업한 프리미엄 밀키트가 최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프레시지는 지난 11일 ‘중식 여신’으로 활약 중인 박은영 셰프와 지식재산권(IP)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7월에는 최현석 셰프와, 이어 11월에는 중식 요리사 여경래 셰프와 IP 계약을 맺은 데 이은 행보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유명 셰프들과 지속적으로 간편식 개발을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미식 경험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채널의 밀키트도 눈길을 끈다. 지난 2023년 CU는 ‘편키트랩’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1인용 밀키트를 선보인 바 있다. 이런 편의점 밀키트는 기존의 2~3인분 밀키트와 달리 1인분 용량으로 제공돼, 혼자서도 간편하게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격도 2만원에 가까운 최근의 밀키트와 다르게 1만원 이하로 부담이 적은 게 강점이다.
물론 밀키트 시장이 지금까지처럼 고속 성장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엔데믹 전환 이후 소비자들이 다시 외식으로 눈을 돌리고, 물가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등 여러 부침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물가 시대인 만큼 밀키트 시장의 존재감은 여전히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밀키트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밀키트 시장을 코로나19 시기하고만 비교하기 때문에 성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밀키트 수요는 꾸준하며, 특히 지난해부터 외식물가 급증으로 밀키트에 대한 인식 또한 더욱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빠르고 간편한 밀키트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다시 장을 보고 요리를 하는 과거로 회귀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업체들도 소비자 타깃·음식 취향·트렌드 등에 부합하는 다양한 밀키트를 선보이도록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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