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엠, ‘테크 컨버전스’로 매출 2조 정조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유통업계의 투자 위축,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물류 차질 등으로 다소 주춤했던 솔루엠은 올해를 반등의 기회로 삼고 R&D 및 인프라 확충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회사는 올해 연구개발비로 550억 원, 시설투자비로 505억 원을 책정하며 전년 대비 각각 55%, 146% 확대했다.
특히 인도 시장을 미래 거점으로 낙점하고, 스리시티 지역에 제2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를 확보한 점이 주목된다. 인도의 성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현지 생산체계 구축은 공급 안정성 확보뿐 아니라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된다. 솔루엠은 글로벌 고객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 13개 지역에 신규 판매 및 영업 거점을 신설, 네트워크 기반도 넓혔다.
솔루엠은 ESL(Electronic Shelf Label) 사업을 중심으로 한 ‘리테일 토탈 솔루션’ 전략을 통해 단순 제조업체에서 기술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 중이다. 자사의 ESL에 디지털 사이니지, AI 비전 기술, IoT 및 센서를 결합해 매장 운영 효율을 높이고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국내 유통업체들과의 시범 프로젝트에서 상당한 성과가 확인됐다. 한 업체는 솔루엠 디스플레이 도입 후 광고 판매율이 80% 이상 증가했으며, 다른 유통사는 광고 대비 매출 수익률이 4배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제품 광고를 병행한 경우, 매출 증가율은 월 단위 기준으로도 두드러졌다.
회사는 ESL 다음을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과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를 육성 중이다. 전기차 충전용 파워모듈은 30kW 제품에 대한 국내외 인증을 완료했고, 향후 상반기 내 50kW급 고성능 제품군에 대한 인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솔루엠 측은 해당 기술이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출력을 유지하며, AI 기반 진단 시스템과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까지 갖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분야는 자회사인 솔루엠헬스케어가 주도한다. 최근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췌장암 조기진단을 위한 소변 기반 진단 기술을 집중 개발 중이다. 세브란스병원과 공동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AI 알고리즘을 통한 정확도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전략적 투자와 신사업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내년에는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증권가 일부에서는 ESL 매출이 과거 수준을 회복하고, 연결 기준으로 연간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솔루엠은 실적뿐만 아니라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내부 혁신에도 나섰다. 자사주 194억 원 규모 소각, 임원 보수 한도 축소, 연봉 동결 등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다. 과거 베트남 법인 설립 당시 2년간 무보수로 경영에 나섰던 전 대표의 행보와 맞물려, 주주 친화 경영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편 솔루엠은 상반기 내 ‘밸류업 프로그램’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재무적 성장과 주주 신뢰를 동시에 확보하는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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