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MZ의 옷장을 점령하다”…도쿄·오사카 물들인 K-패션 저력은
- [日 열도 침공한 K-웨이브]①
마뗑킴·마르디 메크르디 등 도쿄·오사카 매장에 매진 행렬
저가-고가 사이 빈틈 공략…합리적 가격이 MZ세대 사로잡아

K-패션 브랜드들은 일본 주요 도시에 팝업스토어와 플래그십 매장을 잇따라 열며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고, 최근에는 신예 브랜드들도 잇달아 주목받고 있다. 국내 패션 브랜드의 합리적 가격과 감각적 디자인이 양극화된 일본 패션시장의 중간 지대를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이제 일본 내 K-패션은 유행을 넘어 충성 고객까지 확보하며 새로운 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3마(Ma)’부터 신예까지…K-패션 전방위 일본 공략
패션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본 MZ세대 사이에서 특히 각광받는 한국 브랜드로는 ▲여성 캐주얼 ‘마뗑킴’(Matin Kim) ▲레트로 무드의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Marithé François Girbaud) ▲로고플레이(브랜드 로고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도록 디자인하는 것)로 유명한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rcredi) 등이 꼽힌다.
소위 ‘3마’로 불리는 이들 브랜드는 이미 한국 MZ층에서 인기 검증을 받았으며, 일본에 상륙하자마자 젊은 층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행사 기간 온·오프라인 매출은 약 6억원에 달했으며, 이는 지난해 10월 첫 도쿄 팝업 때의 기록(5억원)을 경신한 수치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역시 국내 부활 이후 일본 젊은 층의 레트로 취향을 자극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해 5월 도쿄 시부야 파르코 백화점에서 열린 팝업스토어에서는 오픈 3일 만에 1억500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작년 6월 도쿄 다이칸야마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열흘 만에 5억원 매출을 올렸다. 운영사인 피스스튜디오는 도쿄 진출을 시작으로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 전역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공격적인 확장을 예고했다.

이밖에 ‘드파운드’(Depound)나 ‘미닛뮤트’(Minitmute) 같은 신예 디자이너 브랜드들도 일본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니멀 감성의 가방 브랜드 미닛뮤트는 지난해 6월 시부야에 일본 첫 단독 매장을 열었고, 오픈 직후 매장 주변으로 긴 대기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라이프스타일 패션 브랜드 드파운드는 2019년 도쿄 첫 팝업 이후 지난해는 나고야에서 팝업을 열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개별 브랜드뿐만 아니라 백화점, 온라인 패션 플랫폼 등 유통 채널들의 일본 패션 시장 공략도 활발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23년 ‘K패션82’ 플랫폼을 만들어 일본을 포함한 해외 바이어에게 국내 신진 브랜드를 연결하는 수출 중개를 시작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더현대 글로벌’을 통해 오사카 주요 쇼핑몰 3곳(▲파르코 신사이바시점 ▲다이마루 신사이바시점 ▲우메다점)에서 총 21개 한국 브랜드가 참여하는 대형 팝업을 3개월(4~6월)간 진행한다.
특히 일본 최대 연휴 시즌인 ‘골든위크’(4월 26일~5월 6일)에 맞춰 집중 배치돼 매출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팝업에는 ▲노매뉴얼 ▲브라운야드 ▲레이브 ▲미스치프 등 일본 시장에 첫선을 보이는 신진 브랜드들도 대거 포함된다.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앞서 2021년 일본 법인 ‘무신사 재팬’을 설립하고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일본 마케팅과 물류를 지원해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에서 가장 큰 온라인몰 ‘조조타운’(ZOZOTOWN)과 업무협약을 맺어 한국 브랜드들의 입점을 돕는 등 유통 채널 확장에도 나섰다.

양극화 일본 패션 속 똑똑한 자리 찾기
이처럼 K-패션 브랜드들이 일본에서 승승장구하는 데에는 일본 소비자 취향 변화와 틈새 시장 공략이 한몫했다.
일본 패션 시장은 한편에 유니클로 등의 저가 캐주얼, 다른 한편에 명품·디자이너 브랜드의 고가 라인이 한국보다 극단적으로 양분하는 경향이 있다. 이 가운데 한국 브랜드들이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로 일본 패션시장의 중간 지대를 정확히 공략한 것이다.
일본 나고야에 거주 중인 나가시마 사쿠라(26)씨는 “일본 로컬 디자이너 브랜드의 로고 티셔츠 한 장 가격이 2만~3만엔(약 20만~30만원)을 훌쩍 넘는데, 마르디 메크르디 티셔츠는 4만~5만원 수준으로 합리적”이라며 “옷의 품질도 수준급이라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K-팝 아이돌들의 의상을 보고 따라 입는 수준이었다“면서도 “이제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K-패션 브랜드 옷을 매칭해 입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일본 내 K-패션 열풍이 단기간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K-드라마, K-푸드 등 K-콘텐츠에 대해 일본 젊은 층이 과거와 달리 큰 호감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은 일본과 문화적으로 매우 유사함을 보이고 있어 국내 K-패션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문화적 유사성과 동시에 고유의 섬세한 소비 취향을 가진 시장인데, 최근 한국 브랜드가 단순히 인기뿐만 아니라 브랜드 충성도까지 이끌어내고 있다”며 “이 때문에 K-패션이 일시적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일본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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