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2026학년도 ‘황금 돼지띠’ 수험생들이 겪어온 변화들 [임성호의 입시지계]
- 초등학교 1학년 입학부터 변화 맞이해
의대 모집정원 재조정, 조기 대선까지 겪어

변화의 연속 2007년 황금 돼지띠
이 학생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2014년에는 학생부종합전형이 도입됐다.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앞으로의 대학입시는 ‘학교생활에 충실해야 하며, 교내외 다양한 활동, 수행평가, 회장·부회장 이력 등 여러 스펙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시 정책의 변화 시점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던 2016년에는 수능에서 한국사가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당시 수능에서 사회 선택과목 중 한국사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매우 적어 교육적 문제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한국사는 절대평가와 동시에 수능 필수 과목으로 지정됐다. 수능에서 한국사 과목은 쉽게 출제된다는 인식이 퍼졌고, 이는 학습 중요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낳았다.
반면 학생부종합전형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학교 내신에서는 한국사가 상대평가로 운영됐기에, 여전히 높은 학습 강도가 요구됐다. 당시 수험생들이 한국사를 기피한 또 다른 이유는 서울대가 이를 필수 지정과목으로 채택했기 때문이었다. 서울대 지원자 간의 치열한 경쟁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초등학교 4학년이던 2017년에는 수능 영어 과목이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이로 인해 수능에서 영어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고, 상대평가 과목들에 비해 수능에서의 중요도도 낮아졌다. 이는 전 과목 절대평가를 위한 전 단계로, 영어부터 우선 적용된 것이다.
하지만 영어도 학교 내신에서는 여전히 상대평가였기에 학습 강도는 여전히 높아야 했다. 따라서 수험 전략으로는 수능 영어를 조기에 대비하고 다른 과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과, 영어의 중요도를 낮게 보고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나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초등학교 5학년인 2018년에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불공정성이 사회적 문제로 크게 부각됐다. 이른바 ‘엄마 찬스’, ‘아빠 찬스’ 등이 개입됐다는 논란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학생부종합전형이 중요하다는 분위기였는데, 불과 4년 만에 ‘학생부종합전형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 것이다. 입시 방향이 180도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중학교 1학년이던 2020년에는 서·연·고 등 주요 16개 대학이 정시 40% 확대 선발로 전환됐다. 그동안 내신 위주였던 입시가,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수능 중심 체제로 급변한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 당시에는 ‘학생부종합전형’ 중심이었지만, 중학교 1학년 시점에는 ‘수능 중심’으로 입시 기조가 바뀌었다.
중학교 2학년이던 2021년에는 통합수능이 도입됐고, 이과생들이 문과로 교차 지원해 합격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이라는 생소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 해에는 전국 약대가 학부 모집으로 전환되면서 고교 졸업 후 약대 진학이 가능해졌고, 의대 또한 2015년부터 의학전문대학원에서 학부 체제로 전환되기 시작해 메디컬 계열 학과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 이로 인해 이과 쏠림 현상과 함께 ‘이과로 가야만 한다’는 심리적 압박도 심화됐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22년에는 현재 39개 의대가 모두 학부 체제로 전환됐다. 이과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의대·치대·한의대·약대 등 메디컬 계열 학과에 대한 집중도가 급상승한 상황이 됐다. 중학교 시점부터는 수능의 중요성이 커지고, 이과 진학이 대세가 되었으며, 상위권 학생들은 의대를 중심으로 몰리는 입시 환경이 형성됐다.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23년에는 수능에서 킬러 문항이 배제된다는 발표가 있었다. 어려운 문항을 제거해 수능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였으나, 그 해 수능은 오히려 매우 어렵게 출제됐다. 킬러 문항은 빠졌지만, 수험생 체감 난이도는 결코 낮지 않았던 것이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24년에는 의대 모집정원의 대폭 확대가 발표됐다. 해당 연도 수험생들에게는 1500명이, 현재 고3 학생들에게는 2000명이 증원돼, 전체 의대 정원은 기존 3000명에서 5000명으로 확대될 예정이었다. 의대에 대한 높은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발표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에게 커다란 입시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고등학교 3학년인 현재는 의대 모집정원 5000명 증원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조기 대선까지 겹쳤다. 현행 투표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지면서 올해 고3 수험생들도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대선 투표일은 6월 3일이며,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바로 다음 날인 6월 4일이다. 이는 재수생들과 함께 보는 마지막 모의고사로, 9월 수시 원서 접수 전 최종 점검 성격이 강한 매우 중요한 시험이다.
지난 12년간 초중고 시절을 거치며 경험한 입시 정책의 변화는 정책적 일관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정도였다. 현재 고1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입 정책 역시 내신과 수능 모두에서 큰 폭의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앞으로의 12년도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변화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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