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우승민 기자] 미국 경제 전반에 이상 신호가 켜지고 있다. 소비자 지출 감소로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 대표 외식 브랜드들이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냈고, 제조업 생산과 고용지표까지 흔들리고 있다.

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1분기 미국 내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해 코로나19 펜데믹이 절정이던 2020년 2분기 8.7% 하락 이후 최악으로 떨어졌다.

맥도날드의 전체 매출은 59억6000만 달러(약8조5700억원), 순이익은 18억70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씩 하락했는데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수치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켐프친스키는 "지정학적 긴장이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소비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며 "일부 고객들은 맥도날드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대신 집에서 먹거나 아예 식사를 거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켐프친스키에 따르면 1분기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패스트푸드 업계 방문은 10% 감소했고, 중산층 소비자들의 방문도 비슷한 수준으로 줄고 있다.

패스트푸드 매장은 접근이 쉬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다양한 고객을 보유한 만큼, 업계 매출은 소비자 지출과 심리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그러나 최근 관세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패스트푸드 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맥도날드뿐 아니라 치폴레, 스타벅스, 피자헛, FTC, 도미노피자 등의 1분기 미국 내 매출은 모두 고꾸라졌다.

도미노피자 CEO 러셀 와이너는 "사람들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확신을 갖기 전까지, 저축을 꺼내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침체 속 실적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델타, 아메리칸, 알레스카, 사우디웨스트, 프론티어 모두 올해 가이던스 제시를 보류했다. 델타 항공은 "수요가 대부분 정체돼 있고, 견고한 수익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연간 전망을 제시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최근 발표된 주요 제조업 지수에 따르면 기업들은 4월 생산·고용·주문을 줄였다. 노동부는 4월 넷째 주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24만1000건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 대비 1만8000건 증가한 수치고 2월 말 이후 최고치다. 실업 수당 청구 건수도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192만건으로 증가해 노동 시장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 하락 폭도 커지고 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연초 이후 4.2% 하락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8.3%, S&P 500 지수는 4.7% 떨어졌다.

뉴욕 증시는 이번주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관세 충격으로 인한 하락폭이 컸던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간 주식 시장의 폭락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는 6일(현지 시간) 회의를 열고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상황을 주시하며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3% 감소해 3년 만에 역성장했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도 2.6%로 높아졌다.

리서치 회사 LH 마이어의 이코노미스트 데릭 탱은 "(연준이 현재 직면한 과제 중 하나는) 보다 전통적이고 과거 지향적인 확정 지표와 다양한 비전통적 지표들로부터 나오는 신호들을 구분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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