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래도 괜찮아?”...BMW 전기차, 더 깊숙이·가장 거칠게 밟아보니 [타봤어요]
- BMW 전기차 i5·i4·iX2 시승기
BMW 드라이빙 센터 매력에 흠뻑
각 차량이 가진 성능도 각양각색

BMW의 자부심을 직접 확인한 곳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다. 기자는 이곳에서 BMW의 최신 전기차 i5, i4, iX2를 차례로 몰아봤다. 차량별로 주행 코스도 달랐다. i5는 탁 트인 트랙에서 극한의 속도를 끌어올렸고, i4는 슬라럼과 드리프트로 역동적인 핸들링을 시험했다. 마지막으로 iX2는 일상과 가장 가까운 도심 주행 코스를 달리며 실사용 감각을 살폈다.
폭발적 스피드에 압도
먼저 i5다. 이 차량은 BMW 5시리즈 역사상 첫 순수 전기 세단이다. 겉모습은 다소 점잖지만, 움직임은 전혀 달랐다. i5는 탁 트인 트랙에서 숨겨둔 퍼포먼스를 드러냈다. 엑셀러레이터를 가장 깊숙이, 또 가장 거칠게 밟자 폭발적인 속도로 치고 나갔다. 몸이 시트 뒤로 빨려드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럼에도 차량은 놀랄 만큼 안정적이었다.
힘의 원천은 전기모터다. i5는 앞뒤 차축에 전기모터를 각각 탑재한 사륜구동 전기차다. 최대 394마력, 60.1kg·m의 토크를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5.4초. 프리미엄 전기 세단으로서는 인상적인 성능이다. 제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네 바퀴가 노면을 꽉 잡아주는 느낌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커브에서는 스티어링 휠과 차체가 일체감 있게 반응하며 차가 노면을 움켜쥐듯 돌아나갔다. 물론 몸이 옆으로 쏠리긴 했지만, 네 바퀴는 노면을 단단히 붙잡은 채 미끄러짐 없이 선을 그리듯 매끄럽게 커브를 빠져나갔다.
퍼포먼스에 더해 주행 거리도 넉넉하다. 이 차량은 국내 인증 기준 최대 412km를 달릴 수 있고, 30분 만에 배터리를 80%까지 채울 수 있는 급속 충전 성능도 갖췄다. 실내도 미래지향적이다. 물론 트랙 주행에 집중하느라 실내를 꼼꼼히 살펴보진 못했지만, 12.3인치와 14.9인치 디스플레이가 곡선 형태로 연결된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한눈에 봐도 감각적이었다.

다음은 i4다. 이 차량으로 드리프트와 슬라럼 코스를 체험해봤다. i4는 BMW가 처음 선보인 순수 전기 4도어 쿠페로, 스포티한 주행 감각과 실용성을 함께 갖춘 모델로 평가받는다. 날렵한 쿠페형 디자인에 걸맞게, 탑승 전부터 차량의 퍼포먼스가 기대됐다.
외관 감상을 마치고 다시 운전석에 몸을 실었다. 눈앞에는 물이 흥건하게 깔린 드리프트 존이 펼쳐져 있었다. 드리프트 교육을 담당한 인스트럭터는 친절하고 안전하게 드리프트 방법을 설명해줬다. 교육이 끝나고, 배운 대로 엑셀과 핸들을 조작했다.
출발 신호와 함께 엑셀을 밟자 차체는 가볍게 속도를 올렸다. 서서히 원심력을 만들어가며 엑셀을 더 깊게 밟자, 차는 강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그 순간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맞춰 스티어링을 꺾었다. 전륜이 향하는 방향과 다르게 뒷바퀴가 미끄러지며 차체가 옆으로 흘렀다. 생애 첫 드리프트였다.
첫 시도인 만큼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차량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느낄 틈도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흔들림 속에서도 후륜구동 특유의 밸런스를 끝까지 유지했다는 점이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차량이 미끄러지며 라인을 그려나가는 감각은 분명히 느껴졌다.
드리프트 코스를 마치고 이동한 곳은 슬라럼 코스다. 일렬로 늘어선 콘 사이를 지그재그로 빠져나가는 핸들링 테스트 구간이다. 출발과 동시에 i4의 스티어링을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 꺾기 시작했다. 차는 빠르게 방향을 바꾸는데도 몸은 거의 쏠림을 느끼지 않았다. 차체가 기울어지거나 흔들릴 틈도 없었다.
제아무리 스티어링을 과감하게 꺾어도, 차는 운전자의 조작에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정확하게 반응했다. 마치 차가 먼저 움직이고, 몸이 그 뒤를 따라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문제는 차가 아니었다. 생각보다 까다로운 코스가 기자를 당황하게 만들었고, 결국 코스 이탈이라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코스 이탈로 인해 정확한 기록은 남기지 못했지만, 기자가 체감한 전체 주행 시간은 약 57초. 아쉬움이 남았지만, i4가 보여준 밸런스와 응답성만큼은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고속 주행과 다이내믹한 코스를 지나 마지막으로 선택한 차량은 iX2다. 앞선 두 차가 ‘운전의 즐거움’을 극단까지 끌어올렸다면, 이번에는 일상의 편안함을 확인할 차례다. 짧지만 일상과 가장 가까운 시내 주행을 마치고 나니, 이 차가 왜 일상 주행에 최적화된 SUV로 추천되는지 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시내 주행 코스는 속도를 높이는 구간이 아닌, 일상처럼 출발과 정지, 좌우 회전, 저속 주행을 반복하는 구성이었다. 엑셀에 힘을 빼자 iX2는 마치 골목길을 걷듯 부드럽게 움직였다. 스티어링은 가볍고 민첩했으며, 회전 구간에서도 차체는 안정적으로 중심을 잡아냈다.
정지선 앞에서는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 덕분에 브레이크를 세게 밟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속도가 줄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실내 정숙성이었다. 도로 위 작은 요철이나 노면 소음이 실내로 거의 전달되지 않았고, 전기차 특유의 조용함 덕분에 마치 고요한 캡슐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iX2는 최대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25.5kg·m의 전기모터가 앞바퀴를 굴리는 전륜구동 모델이다. 힘은 적당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6초 만에 도달한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50km(환경부 인증 기준)를 달릴 수 있고, 30분 만에 배터리 80%까지 채울 수 있는 급속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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