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공격형? 안정형?…투자 성향이 전략을 바꾼다[박관훈의 주부9단]
- 투자 성향은 ‘성격’ 아닌 ‘행동 패턴’에 좌우
투자 성향 따라 주식·부동산 비중 등 달라져
주식과 부동산은 자산을 키우는 양대 축입니다. ‘박관훈의 주부9단’은 주식(주)과 부동산(부)이라는 두 개의 축을 넘나들며, 투자 9단의 통찰을 갖추기 위한 여정을 함께합니다. 초보 투자자에게는 첫걸음의 길잡이가 되고, 경험 많은 투자자에게는 더 정교한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장 흐름을 읽는 눈, 기회를 포착하는 전략, 현장에서 길어 올린 생생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편집자 주]

[이코노미스트 박관훈 기자] “주변에서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말을 듣고 들어갔다가, 손실 나자마자 팔고 나왔어요.” “부동산은 비싸고 어렵게 느껴져 주식을 선택했지만, 주가가 떨어지니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이런 경험을 했다면, 당신은 아직 자신의 투자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는 누구나 ‘내 돈을 어디에, 어떻게 넣을까’라는 질문을 반복한다. 그리고 그 해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바로 ‘자신의 투자 성향’이다.
우리는 투자 전략을 세울 때 외부 조건을 먼저 살핀다. 금리, 환율, 부동산 정책, 증시 흐름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실전에서 투자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의외로 자신의 내면 기준, 즉 투자 성향일 수 있다. ‘얼마나 감내할 수 있는가?’, ‘얼마나 기다릴 수 있는가?’, ‘얼마나 흔들리는가?’ 이 같은 것이 모두 성향의 문제다. 투자의 성패는 ‘무엇에 투자했는가’보다 ‘내가 어떤 투자자인가’를 제대로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시장을 읽기 전에, 자신을 먼저 읽어야 하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종목은 괜찮았는데, 내가 못 버텼어요”와 같은 탄식은 주식 커뮤니티나, 부동산 실전 투자자들 사이에서 종종 들리는 이야기다.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이나 자산을 선점했음에도, 중도에 팔거나 보유를 포기한 경우는 투자 전략과 투자 성향 사이의 불일치 때문이다. 종목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 종목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향에 맞지 않는 전략은 아무리 논리적으로 짜여 있어도 결국 무너지기 마련이다.
투자 성향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당신이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예측 도구다. 금융사들이 고객에게 투자 성향 진단을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익률에 집착하기보다, 내가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 수준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주요 금융투자사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온라인 투자 성향 테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5단계 혹은 6단계 기준으로 투자자의 위험 감내 능력과 수익 추구 성향을 교차 분석해 투자 성향 결과를 도출한다. 이 도구들은 나의 기본 성향을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물론, 그 결과를 절대적으로 믿기보다는 실제 투자 이후의 행동과 비교하며 성찰하는 과정이 병행돼야 한다. KDI 경제교육·정보센터는 “초기 투자자일수록 투자 성향을 자기 주관이 아니라 ‘행동 결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당신의 투자 심리, 이렇게 점검하라
“공격형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안정형이었더라고요.” 많은 투자자들이 자신의 성향을 과대평가한다. “나는 공격형이다”, “이 정도 손실은 감당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막상 -10%만 찍혀도 매도 버튼을 누르는 일이 흔하다. 따라서 자신의 투자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제 상황을 가정해 어떻게 반응할지를 스스로 물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유 자산이 15% 하락했을 때 “지금이 매수 기회다”라고 생각하며 추가 매수에 나설 수 있다면, 당신은 공격형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일단 더 지켜보자”고 신중하게 관망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중립형, “더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겠다”고 판단하는 경우는 안정형 투자 성향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수익률 15%를 기대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과 손실 가능성이 5%로 제한된 저위험 상품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도 성향을 판단할 수 있다. 높은 수익률에 끌려 고위험 상품을 택한다면 공격형 또는 적극형에 가깝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한다면 안정형일 가능성이 크다.
투자 이후 자신의 자산 변동을 얼마나 자주 확인하느냐 역시 중요한 지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수익률을 확인하고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공격형 투자자일 수 있으며, 주 1회 정도 체크한다면 중립형, 자산 상황이 특별히 바뀌지 않는 이상 거의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안정형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간단한 질문 몇 가지를 통해서도, 자신의 투자 심리와 성향을 제법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이 과정은 투자 전략을 설계할 때 가장 기초적이지만 동시에 가장 강력한 출발점이 된다.
전략보다 중요한, ‘나’에 대한 이해
투자 성향은 여러 번의 실전 경험과 감정 반응 분석을 거듭하면서 더욱 정교하게 진단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고 삶의 환경이 변함에 따라, 우리의 투자 성향도 함께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점검과 피드백이 중요하다.
테스트에서는 ‘공격형’으로 나왔지만, 막상 주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불안하다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수준을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불일치를 확인하고 조율하는 작업이 바로 ‘투자 내공’의 시작이다.
특히 투자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과 반응을 기록하는 ‘투자 일지’를 작성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어떤 자산에서 불안함을 느꼈는지, 어떤 뉴스를 보고 흔들렸는지, 어떤 자산에서는 오히려 마음이 편했는지를 정리해 보면, 자연스럽게 나에게 맞는 자산 구성과 비중이 드러난다. 투자 일지는 숫자보다 심리의 흐름을 잡아내는 도구다.
투자 성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변수로 보아야 한다. 정기적인 투자 성향 재점검이 필요한 이유도 결혼, 육아, 은퇴, 이직 등 인생의 여러 단계를 거치며 가치관과 위험 감내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연 2~4회 정도는 현재의 자산 구조가 내 성향과 맞는지를 다시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투자 성향 진단을 ‘지속적인 점검과 적용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태도다. 이런 자기 관리가 곧 투자에서 살아남는 힘이 된다.
성공적인 투자 전략은 마법 같은 공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의 성향과 환경, 감정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아무리 수익률이 높아도 내 성향과 맞지 않으면 그 전략은 오래가지 못한다. 반대로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내가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더 강력한 복리의 힘을 만들어낸다. 시장에서 살아남는 투자자는 기술보다 자기 이해가 뛰어난 사람이다.
※주의: 본 기사 내용은 투자 조언이 아닌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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