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한양증권 체질 개선‧운용사 시너지 예상
임재택 현 한양증권 대표이사는 고문으로 이동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하며, 종합금융그룹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로써 한양증권은 창립 70년 만에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6월 11일 금융위원회는 KCGI의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을 승인했다. KCGI는 한양학원으로부터 한양증권 지분 29.59%를 2203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한양학원은 산하 건설사인 한양산업개발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한양대학교병원의 경영난 등으로 자금난을 겪어 한양증권 매각을 추진했다. 이어 2024년 8월 2일, 한양학원은 KCGI를 한양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OK금융그룹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와 국세청 세무조사 등 복합적인 변수로 난항을 겪었다. KCGI는 올해 1월 금융위에 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냈다. 그러나 인수자금 투자자인 OK금융그룹으로 한양증권이 되팔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심사가 수개월 지연됐다. OK그룹은 대부업 불법영업과 부동산 부실채권 등으로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더해 국세청이 KCGI에 세무조사를 진행하면서 올해 4월 금융위 심사는 ‘올스톱’됐다.
KCGI가 OK그룹의 우선매수권을 없애고 최소 5년 동안 한양증권을 책임지고 경영하겠다는 의사를 금융당국에 전달하면서 승인은 급물살을 탔다.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6월 4일 KCGI로의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의결했고, 이어 금융위는 6월 11일 정례 회의를 열어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로부터 약 10개월 만이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증권사 인수·합병(M&A)을 넘어, KCGI의 금융업 확장 전략의 핵심 포석으로 평가된다. KCGI는 한양증권 인수를 통해 운용·증권·사모펀드(PEF)를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통해 KCGI자산운용, KCGI대체투자운용과의 시너지를 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KCGI는 2021년 6월 케이글로벌자산운용(현 KCGI대체투자운용)을 설립하고, 2022년 12월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을 인수했다.
행동주의 펀드서 종합금융사로 도약 할까
KCGI는 강성부 대표가 2018년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KCGI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를 표방하며 행동주의 투자를 전개해 왔다. 한진칼·오스템임플란트·DB하이텍 등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통해 ‘강성부 펀드’라는 별칭으로 알려졌다.
KCGI의 향후 행보에 따라 단순한 증권사·자산운용사 조합을 넘어, 향후 계열 확장을 통한 종합금융사 체제 전환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강성부 대표가 사실상 ‘제2의 박현주’를 꿈꾸며, 자산운용업에서 출발해 증권·보험 등으로 영역을 넓힌 미래에셋그룹과 비슷한 길을 가겠다는 구상을 하는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앞서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28위의 중소 증권사이지만, 증권사 사업권 프리미엄이 붙고 채권과 부동산 PF 등에 경쟁력이 있어 우량 매물로 주목받았다. 올해 3월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이 5210억원으로 부동산 PF 직접 조달도 가능한 수준이다.
한양증권은 최근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부동산 PF 관련 인력을 감축하고 조직을 재정비해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IB 역량 강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최근 IB 총괄 담당으로 김기형 전 메리츠증권 사장을 영입했다.
한양증권은 6월 이사회를 통해 김병철 KCGI자산운용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하기로 했다. 그는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출신으로 신한투자증권 대표직을 거쳐 온 뒤 2023년 7월부터는 KCGI자산운용 대표를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신임 대표의 리더십 하에 한양증권이 향후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리테일 영업 강화 ▲디지털 플랫폼 구축 ▲신규 금융 서비스 진출 등 사업 다각화를 거쳐 중형 증권사로의 도약을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양증권은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김 대표를 사내이사로 조건부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양학원과 KCGI 측이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서의 거래가 완료되면 선임 효력이 발생하는 방식이다. 당시 주총에서 정태두 KCGI 부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강승수 DS투자파트너스 대표와 황록 법무법인클라스한결 고문은 사외이사로 조건부 선임됐다.
지난 2018년부터 한양증권을 이끌었던 임재택 현 한양증권 대표는 8년여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 고문을 맡을 예정이다.
한양증권 사명도 변경할 계획이다. KCGI 증권이 유력하다. 다만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기에 시간은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KCGI가 명실상부한 ‘금융지주형 사모펀드’로 진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의 기업구조조정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새로운 유형의 PEF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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