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최근 ‘칩플레이션’(cheapflation) 현상으로 편의점에서 초저가 상품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칩플레이션은 값이 싸다는 의미의 ‘칩’(cheap)과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이 합쳐진 신조어다. 저가 상품의 물가가 고가 상품보다 더 크고 빠르게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생활 필수품의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칩플레이션이 날로 심화하며 초저가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부쩍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품목이 라면이다. CU가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주요 상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라면 매출은 1년 전보다 12.8% 늘었다. CU의 초저가 상품인 ‘득템 라면’의 신장률은 37.5%로 집계되며 가장 두드러진 상승 폭을 보였다.

득템 라면은 개당 가격이 480원으로 NB 상품에 비해 약 50% 저렴한 수준이다. CU는 “최근 라면값 이슈 이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려는 불황형 소비가 라면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CU에 따르면 여름철 수요가 높은 닭가슴살에서도 초저가 상품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CU의 1900원 ‘득템 닭가슴살’의 매출은 전년 대비 77.6% 오르며 해당 카테고리 매출 순위 1~3위를 차지했다. 득템 닭가슴살은 NB 상품보다 60%가량 저렴하다.

4년 만에 계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서며 에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CU의 ‘득템 계란’(4900원, 15구)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5%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CU는 물가 안정을 위해 현재 판매 중인 생란(30구) 2종의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CU의 초저가 가공유도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CU가 작년 9월 출시한 990원 초코우유와 딸기우유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약 450만개 팔리며 가공유 카테고리 10위권 내에 안착했다.

CU와 협력업체가 마케팅 비용과 자체 마진을 최소화해 99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의 상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는 게 CU의 설명이다. 990원 가공유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18일에는 880원 티라미수 우유와 딸기크림 우유를 내놨다.

CU는 올해 초 ‘get 커피’의 원두를 개선하면서 기존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다. 최근 원두 가격,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크게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가격 인하와 다름없는 결정이다.

커피 전문점의 도미노 가격 인상 속에서 get 커피는 초저가 마케팅을 앞세워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1년 전보다 매출이 15.0% 상승했다.

황지선 BGF리테일 가공식품팀장은 “칩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면서 소비자 체감 물가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편의점 초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득템 시리즈를 비롯한 다양한 알뜰 상품을 더욱 강화해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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