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보험 수수료 7년간 나눠서 줄게”...GA업계, 강력 반발하는 이유
- [GA 판매수수료 논란]①
1~2년 안에 받던 수수료, 4~7년 분급제 도입
설계사 수수료도 공개...GA업계는 “전면 재검토하라” 반발

GA설계사들은 이번 개편안에 대해 “생계를 위협하는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GA업계 자정 필요성에 대해 인정은 하면서도 이렇게 급작스런 개편안은 설계사 이탈을 가져와 장기적으로 보험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GA업계는 이번 개편안 반발을 계기로 아예 보험사가 GA에 유지비용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매수수료 개편안 발표...GA 강력 반발
지난 6월 2일 금융위원회는 보험업계와 6개월 이상 논의를 거쳐 합의를 통해 GA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민간 보험사에 속해있는 전속설계사가 아닌 GA에 소속된 설계사가 대상이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현재 GA설계사들이 계약 체결 후 받는 판매수수료를 4~7년으로 분할해 지급한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1~2년 내 수수료를 일시 지급 받아왔다. 이를 장기간 나눠서 줄테니 보험계약 유지율에 더 신경쓰라는 것이 금융당국의 취지다. 금융당국은 개편안에서 계약이 오래 유지될수록 설계사가 나중에 받는 수수료가 늘어나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당국은 보험계약자가 상품별 판매수수료를 비교하고 가입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개편안에 비교공시‧비교설명 제도 구축을 포함시켰다. 금융소비자입장에서는 해당 상품 가입 시 GA설계사가 얼마의 수수료를 받는지 알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금융위는 “판매수수료의 과도한 선지급으로 인한 설계사의 계약 유지·관리 유인 부족, 잦은 계약승환과 설계사 이직, 그리고 이로 인한 낮은 보험계약 유지율 등은 국내 보험산업의 대표적 문제로 계속 지적돼 왔다”며 개편안 시행 이유를 설명했다.

판매수수료 개편안 시행은 4년 분급의 경우 2027년 1월부터, 7년 분급은 2029년 1월부터다. 판매수수료 비교공시‧비교설명은 2026년 1월부터 시행된다. 시행 전까지 유예기간을 둔다.
GA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판매수수료 분할 지급 시 당장 계약 체결 후 초기 수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서다. GA업계는 7년 분급제가 도입되면 설계사 소득이 급감해 대규모 이탈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계약 관리 부실, 유지율 저하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개편안의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이미 지난 3월에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GA업계의 강한 반발로 금융당국은 일단 7년 수수료 분급제 도입 시기를 2029년까지 미루고 우선 2027년부터 4년 분급을 진행하기로 한발 물러섰다. 다만 GA업계가 4년 분급제에도 반대하고 있어 향후 금융당국이 어떤 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지 주목된다. GA업계는 지난 7일 국정기획위원회에 정책제안서를 내며 현재의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해달라고 제안한 상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개편안 시행 예고 발표 이후 당국은 GA업계와 충분히 협의를 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너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라며 “단순히 현장영업을 뛰는 일부 GA설계사들의 불만이 아니라 대형GA를 비롯해, 이번 개편안에 합의를 했다고 생각하는 GA업계 관계자들이 반발하고 있어 더욱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지비도 지원해달라”는 GA업계, 이유는
GA업계는 이번 개편안이 시행되면 업계 연 매출이 약 2조원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보험사에게 판매주도권을 내줄까바 두려워하는 눈치다.
GA는 여러 보험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상품을 대신 판매한다. 보험사가 GA에 모집 대행 수수료를 주고, GA는 다시 그 중 일부를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GA가 자사 상품을 많이 팔아줄 수록 유리하다보니 사실상 ‘갑’과 ‘을’ 관계가 바뀐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으로 설계사들이 보험사로 이동하게되면 이 양상은 바뀔 가능성이 있다.
대형GA사 한 관계자는 “단순히 매출이 줄어드는 것보다는 GA설계사가 보험사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또 설계사 인쿠르트(채용)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GA업계는 이번 개편안이 시행될 것을 감안해 추가적인 정책을 제안 중이다. 현재 보험사는 GA에 판매에 따른 수수료만 지급하고 있다. 아예 인건비, 전산비 등 운영비용까지 지원해달라는 것이 GA업계의 주장이다. 그래야 판매수수료 개편에도 GA 운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는 ‘순보험료+부가보험료’로 구성돼 보험사가 활용한다. 여기서 부가보험료는 ‘신계약비(계약체결비용)+유지비(유지관리비용)’로 구성된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부가보험료 안에서 설계사에게 주는 수수료와 함께 기타 운영비용도 쓴다.
이때 GA는 보험사로부터 신계약비만 받고 유지비는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GA는 자체적으로 수수료 수입에서 유지비를 충당하고 있다. GA업계는 주요 10대 GA의 경우 매출의 16%가 고정비로 지출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7일 국정기획위원회에 제출한 정책제안서에서 GA업계는 미국 보험사의 경우 아예 GA에 유지비를 녹여서 판매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안서에는 “미국의 AXA(악사)는 전속설계사 대비 1.4~2배, 뉴욕주의 경우 15%내외로 높게 설정해 지급하고 있다”며 “우리도 GA를 보험산업의 중요한 유통채널로 인정해 해외사례 수준으로 유지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보험사 관계자는 “GA는 엄연히 독립법인인데 보험사에 운영비까지 부담하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번 개편안은 금융당국이 보험 사업비를 줄이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데 GA의 주장은 이를 오히려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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