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삼성바이오로직스 역대급 상반기 실적, 기대와 우려는
- “관세·리쇼어링, 삼성바이로직스에 가장 민감”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상반기 창사 이래 최초로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해다. 회사는 연간 매출 목표를 약 6조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상승가도를 예고했다. 다만 오는 10월 회사의 인적분할이 예정된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리쇼어링(해외생산 기지 본국 회귀) 강화 움직임·의약품 관세 리스크 등이 공존하며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2조5882억원, 영업이익 9623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상반기 대비 매출은 23.0%, 영업이익은 46.7% 증가했다. 2분기 연결기준으로는 매출 1조2899억원, 영업이익 47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회사는 올해 매출 성장 전망치를 기존 20~25%에서 25~30%로 상향 조정했다. 변경된 목표치에 따르면 올해 예상 최대 매출은 5조9115억원이다.
특히 순수 바이오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이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제외한 별도 기준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38억원, 90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상반기보다 각각 36.1%, 61.4% 상승한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반기 별도 매출이 2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8016억원, 2178억원으로 전년도 상반기보다 각각 1.0%, 26.2% 감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1~3공장은 이미 풀가동 중”이라며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생산능력 24만 리터(L)의 4공장의 지속적인 가동률 증가(램프업)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CDMO 부문에서만 2조 원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하는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10월 자회사 관리 및 신규투자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를 신설하고, 기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삼성에피스홀딩스 100% 자회사로 편입시킨다는 내용이다. 순수 CDMO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서로 다른 두 사업의 가치를 독립적으로 평가받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순수 CDMO 회사가 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포트폴리오 다각화·글로벌 거점 확대’의 3대 축 성장 전략을 토대로 ▲CDMO 역량 강화 ▲항체·약물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사전충전형 주사기(PFS)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계 1위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종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확보라는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개발 플랫폼 구축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차세대 기술 분야 발굴,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순수 CDMO 역량 증명·리쇼어링 대응 관건
증권가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신약개발 기대 등 연구개발(R&D) 요소가 빠져나가며 ▲기술력 ▲차별성 ▲경쟁사 대비 우위 등 CDMO로서의 경쟁력을 좀 더 면밀하게 체크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라며 “이는 지속되는 수주로 설명될 것이며 증가하는 수주는 자연스럽게 6공장 조기 증설로 연결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장 증설 전략도 미국의 정책 변화에 맞서 높은 투자비에도 미국 공장이 합리적일지, 국내 증설이 여전히 경쟁력이 있을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성에 중요한 의사결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리쇼어링 추진, 관세 이슈 등 정책적 변수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트럼프의 3대 정책인 ▲약가인 ▲관세 ▲리쇼어링 중 관세와 리쇼어링이 삼성바이로직스에 가장 민감한 정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최대 200%의 관세 부과를 경고하며 자국 내 생산 확대를 압박하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들의 미국 내 투자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식화된 미국 생산기지 투자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트럼프의 미국내 생산 확대(리쇼어링) 정책으로 지난 2월 이후 글로벌 제약사의 미국 설비투자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며 “급증하는 리쇼어링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력 생산품목인 항체의약품 설비 투자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주요 고객사들의 연이은 미국 설비투자가 회사의 수주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지속 점검할 필요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그룹 차원의 바이오 사업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긍정적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0년 넘게 이어진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의 투자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은 2020년 ’뉴 삼성‘ 전략의 일환으로 바이오를 반도체·인공지능(AI)와 함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2022년에는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하며 바이오 육성을 통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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