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한숨 돌린 한미 상호관세, 25%→15%로…2주내 정상회담
- [한미 관세협상 타결]①
조선협력 펀드 1500억 달러…반도체·원전·이차전지·바이오 2000억달러
자동차 관세 15%로…쌀·소고기 시장 추가개방 않기로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 미국은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25%를 15%로 낮추기로 하고,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통상 협상에서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 정치 구호인 마가(MAGA)에 조선업(Shipbuilding)을 더해 이름이 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한국 민간 조선사들의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와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 지원을 포괄하는 패키지로 구성됐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월 31일 미국 현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번 합의에 있어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1500억 달러(약 208조원) 규모의 한미 조선 협력 패키지, 소위 마스가 프로젝트"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에서 한국 조선업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미국 내 선박 건조가 최대한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두 달이 가깝도록 미뤄져 온 한미정상회담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협상 내용을 설명하면서 "(한국의 투자) 액수는 2주 내로 이 대통령이 양자 회담을 위해 백악관으로 올 때 발표할 것"이라며 “난 새 대통령에게 그의 선거 승리에 대해서도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다.
15% 관세, 3500억 달러 투자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극적 합의에 이르면서 '25% 상호관세'라는 악재는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
양국이 합의한 15% 관세는 앞서 미국이 일본, 유럽연합(EU)과 합의한 관세율과 같은 수준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일단 3500억 달러 대미투자에서 발생한 투자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며, 투자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런 수익 배분 구조는 미·일 합의에서 적용한 비율과 같다. 앞서 일본은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65조원) 투자를 약속했고, EU는 6000억 달러(약 835조원) 투자를 미국과 합의했다.
백악관 발표에 이어 대통령실도 7월 31일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상호관세를 15%로 합의하는 동시에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도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추후 발표될 반도체·의약품 등의 품목별 관세에도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으며,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에 대한 추가 개방도 없을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이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세부적인 합의 내용을 소개했다. 김 실장은 “미국이 한국에 8월 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호관세 25%는 15%로 낮아진다”며 “또한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낮췄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 결과로 조성될 3500억 달러 규모 펀드와 관련해서는 “한미 조선 협력 펀드 1500억 달러는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정비), 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 분야 외에도 반도체, 원전, 이차전지, 바이오 등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 대한 대미 투자펀드도 2000억 달러(약 278조원) 조성될 예정”이라며 “해당 분야에도 우리 기업이 전략적 파트너로서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관세 15% 합의는 조금 아쉬워”
김 실장은 2000억 달러 펀드의 구체적 형태에 대해 “대출과 보증에 들어가는 돈이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이고, 직접투자의 비중은 매우 낮을 것”이라며 “2000억 달러라는 규모 역시 ‘한도’ 개념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서는 “일본이 기존 2.5% 관세에서 12.5%포인트(P) 올린 15%로 합의한 점을 고려하면,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0% 관세를 적용받던 한국은 12.5%로 결정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면서 “FTA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민감한 분야로 꼽혔던 농축산물 협상의 경우 “미국의 강한 개방 요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을 시사하는 언급을 한 것에 대해서는 “정치 지도자의 표현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협상을 책임진 각료들의 대화에서 그 부분의 합의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또 미국이 대미투자에서 발생한 투자 수익의 90%를 가져간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정부)가 해석하기로는 기본적으로 재투자 개념일 것 같다”며 “미국에서 (펀드) 이익이 나면 과실손금으로 한번에 빠져나갈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계속 거기에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액화천연가스(LNG)와 다른 에너지 제품 1000억 달러(약 139조원) 상당 구매 합의’ 부분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우리 경제 규모에서 필요로 하는 수입액이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데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타결했다,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며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의 협상은 우리 국민주권 정부의 첫 통상분야 과제로, 촉박한 기간과 녹록지 않은 여건이었지만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협상을 통해 한미 간 산업혁력이 더욱 강화되고 한미 동맹도 더욱 확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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