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 오리알, 제4인뱅]②
한국소호은행·소소뱅크 컨소시엄 양강 구도
소상공인· 재외국민·농업인 등 전략 차별화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예비인가 심사가 장기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네 개 신청 컨소시엄의 면면과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소호은행·소소뱅크·포도뱅크·AMZ뱅크 컨소시엄 모두 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내세우고 있지만, 접근 방식과 핵심 경쟁력에는 차이가 있다.
같은 듯 다른 ‘소호 vs 소소’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소호은행·소소뱅크·포도뱅크·AMZ뱅크 컨소시엄은 올해 3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네 곳 모두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재외국민 등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되기 쉬운 고객군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 것이 전략이다.
우선 한국소호은행의 주주구성이 가장 눈에 띈다. 한국신용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부산은행·흥국생명·흥국화재·유진투자증권·우리카드·OK저축은행·LGCNS 등이 참여했다. 최대규모·최다 업권 참여라는 ‘금융 어벤저스’급 주주구성을 무기로 삼아, 추후 고객 풀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한국소호은행은 ‘소상공인 특화 혁신 금융’ 비전을 앞세운다. 특히 오프라인 상권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대출·결제 서비스 구상이 돋보인다. 자영업자 특화 신용평가모델을 적용해, 거래 이력·매출 패턴·결제 빈도 등 비금융 데이터까지 심사에 반영하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소소뱅크는 ‘재도전’의 의미가 있다. 소소뱅크는 과거 2019년 제3인터넷은행 인가 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당시 자본력과 IT 인프라 안정성 부족이 약점으로 지적됐으나, 이번에는 해외 투자사와 협약해 자본금을 크게 확충했다.
소소뱅크의 강점은 소상공인 생활밀착형 금융 서비스를 구상한다는 점이다. 소상공인의 지역·계절·직능별 업무 형태가 반영된 전용 신용평가 모형을 구축하고,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한국소호은행과 소소뱅크 모두 ‘소상공인을 위한 은행’이 핵심 가치지만, 전국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소상공인전국연합회가 힘을 실은 곳은 소소뱅크다. 특히 소소뱅크는 이번 예비인가를 위해 자본금 확충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소소뱅크가 소상공인 및 소기업으로부터 확보한 출자의향서 총액은 3월 기준 2500억원을 넘어섰다.

재외국민·농업인·MZ 특화 은행도
포도뱅크는 국내 소상공인·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재외국민까지 포용할 수 있는 확장성이 강점이다. 주주에는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미구한인회총연합회 등이 참여하며 세계적인 조직망을 갖췄다.
AMZ뱅크는 농업인과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목표다. AMZ뱅크는 2019년 10월 15일 농업인과 소상공인을 위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위해 금융위원회에 인가신청을 냈다가 자진철회를 했던 파밀리아뱅크의 설립 취지를 이어받았다.
업계에서는 제4인뱅 인가전이 한국소호은행과 소소뱅크 ‘양강 구도’로 흘러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소호은행은 주주구성의 탄탄함, 소소뱅크는 확장된 자본력과 서비스 혁신성이 강점이다. 포도뱅크와 AMZ뱅크는 뚜렷한 특화 영역이 있는 만큼, 출범 시 대중성을 확보해 시장 저변을 넓히는 것이 관건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부 기조와 시장 혁신성, 안정적 자본력을 모두 충족하는 곳이 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기존의 인터넷전문은행도 시장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과정이기에, 차별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국, 자금조달·포용성 항목 중요시
제4인뱅 예비인가 심사 절차가 다시 동력을 받으면, 각 컨소시엄의 전략과 차별성이 더 선명해질 전망이다. 다만 심사 일정이 해를 넘기면 일부 후보의 동력 약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금융당국이 공개한 이번 제4인뱅 예비인가 평가 항목과 배점을 보면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15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50점) ▲사업계획 혁신성(350점) ▲사업계획 포용성(200점) ▲사업계획 안전성(2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50점) 등 총 1000점 만점으로 이뤄져 있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인가 심사 당시와 비교할 경우,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이 기존 100점에서 150점으로 높아졌다. 또 사업계획의 포용성이 기존 140~150점에서 200점으로 높아진 것도 눈에 띈다.
일각에선 제4인뱅이 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포용은 물론, 국내 은행업에 혁신 서비스를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성복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4인뱅이 단순 예대업무에 치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할 목적이라면 기존 은행이 지금보다 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을 더 많이 공급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4인뱅 컨소시엄도 소기업·소상공인뿐 아니라 근로자의 금융니즈까지도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혁신적인 방법으로 제공할 것인지를 중점적으로 심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한방에 1만 달러 벌었다"…인기 폭발한 'AI 경주 베팅'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김종국 "장가갑니다"…신혼집은 62억 빌라?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공실 천지인데 임대료 꿈쩍 않는다"…벼랑 끝 신촌 가보니[르포]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원조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몸값 ‘2000억원’ 찍은 이유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구독하면 200만원 주식 선물', 팜이데일리 8월 행사 시작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