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이제 '따상'은 없다?...제도 강화에 시장 '꽁꽁' [IPO브리핑]
- 강화된 IPO 제도 부담…9월 에스투더블유 단독 상장 유력
시장 투심 가늠자 될 수요예측…결과 주목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 7월부터 시행된 기업공개(IPO) 제도 강화로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를 막고 장기 가치 투자를 유도하려는 금융당국의 조치에 기업들이 상장을 미루며 눈치보기에 들어간 탓이다. 그 결과 9월 상장 예정 기업은 단 한 곳에 불과한 상태다. 때문에 시장의 시선은 새 제도의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된 에스투더블유(S2W)에 쏠리고 있다.
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은 '의무보유 확약 우선배정제도'의 도입이다. IPO를 주관하는 증권사는 기관 투자자 배정 물량의 30% 이상(2026년부터 40%)을 장기 보유 약속기관에 의무적으로 우선 배정해야 한다. 만약 이 비율을 채우지 못하면 대표주관사가 공모 물량의 1%(최대 30억원)를 인수해 6개월간 의무 보유해야 하는 페널티가 부과된다.
이는 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로 시작해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으로 대표되던 시장 과열을 막고, 기업가치에 기반한 합리적인 가격 발견 기능을 정착시키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주관사는 발행사의 높은 몸값 요구를 조율해야 하는 부담을, 기관은 장기 보유 리스크를 안게 되면서 시장 전반에 보수적인 기조가 강화됐다.
시장은 제도 시행 이후 즉각 얼어붙었다. 규제가 시행된 지난 7월 이후 새롭게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전무했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제도 적용 1호가 될 순 없다' 의지를 보이며 시행 직전인 6월 말 앞다퉈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관 수요예측까지 마친 에스투더블유가 '전자증권 전환 절차 누락'이라는 예기치 않은 실수를 저지르면서 의도치 않게 새로운 IPO 제도 적용 1호가 됐다.
에스투더블유는 지난 6일 상장절차를 전격 철회한 뒤 엿새 뒤인 12일에 바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상장 일정을 재개했다.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일정은 전자신고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인 9월 10~11일로 확정했다.
때문에 9월 상장이 예정된 기업은 현재 에스투더블유가 유일하다. 이미 기관 수요예측을 마친 한라캐스트, 제이아이피헬스케어, 그래피 등은 상장일이 8월 말로 확정돼, 9월 중 기관 수요예측이나 일반청약이 예정된 곳은 에스투더블유뿐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노리는 명인제약이 이달 내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정을 감안하면 9월 내 상장은 쉽지 않다. 여기에 만약 명인제약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게 되면 상장일이 더 미뤄질 수도 있다.
IPO 시장이 '개점휴업'에 들어가는 1월을 제외하면 월간 상장 기업이 1건에 그친 것은 5년 만의 일이다. 지난 2020년 5월 드림씨아이에스 단 한곳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것이 가장 최근 사례다. 하지만 당시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외부 충격으로 인해 기업들의 대면 IR 활동이 어려웠던 영향이 컸다. 강화된 제도의 영향으로 발행사들이 상장을 기피하는 지금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지난 12일 제출된 에스투더블유의 증권신고서에는 새로운 제도 적용으로 인한 내용들이 담겼다. 공모방법 항목의 주석에는 '15일 이상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에 공모주를 우선 배정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 '의무 배정 수량에 미달할 경우 대표주관회사가 공모주식의 1%를 6개월간 의무 취득한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에스투더블유 상장의 관건은 결국 이와 같이 바뀐 기준이 적용되는 기관 수요예측의 성적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 차익 실현이라는 안전판이 사라진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장기 보유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도 성장주에 베팅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선 배정이라는 정책적 지원을 받던 하이일드펀드나 코스닥벤처펀드 역시 15일간의 의무보유를 확약해야 하는 만큼, 에스투더블유의 수요예측 결과는 기관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리스크 수준을 보여주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에스투더블유가 지난 첫 수요예측에서 122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 기관 2463곳 중 2190곳이 확약을 제시하지 않는 등 확약 비율이 저조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에스투더블유의 확약 비율은 건수 기준 11%, 수량 기준 10.1%로, 새롭게 적용되는 제도의 기준인 30%와는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에스투더블유의 수요예측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장 연기가 기업 펀더멘털 문제가 아닌 단순 절차상 실수에서 비롯된 데다, 낮은 확약 비율 역시 기관 배정 전 수치인 만큼 실제 배정 시에는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지난 첫 수요예측에서 에스투더블유가 기관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던 만큼, 9월 수요예측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새로운 제도 적용에 따라 요구되는 확약 비율 등이 바뀌는 것은 맞지만, 공모 규모 등을 감안했을 때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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