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중처법·노란봉투법 이중 압력…돌파구는 ‘로봇’ [일하는 로봇] ①
-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로 산업계 ‘혼란’
안전에 민감한 李정부...시선은 로봇으로

자리 잡은 중처법, 자리 잡을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2022년 1월 시행됐다. 이후 2024년 1월 27일부터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건설 50억 미만 공사 포함)으로 전면 확대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은 ‘사망사고’에 있다.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사망하거나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영책임자까지 형사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가장 이른 유죄 판결은 2023년에 이뤄졌다. 이른바 ‘1호 유죄’다. 고양의 요양병원 증축 공사 현장에서 하청 근로자가 추락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법원은 도급인 A사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작업계획 수립·안전조치 확인 등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관리체계 의무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같은 해 말에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한국제강 사건이다. 경남 함안군에 위치한 한국제강 야외 작업장에서 작업 중이던 하청 근로자가 크레인 섬유벨트가 끊어지며 낙하한 방열판에 덮여 사망한 사례다.
지난 2023년 12월 당시 대법원은 원심의 징역 1년(대표), 법인 벌금 1억원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이 판결은 경영진에 대한 실형 가능성을 실무에 각인시킨 이정표로 평가된다.
올해 1월 기준, 중처법 위반으로 총 36건의 선고가 있었다. 이중 실형은 5건, 집행유예가 25건, 벌금형 2건, 무죄 3건으로 나타났다. 대표 형량은 징역 6개월~2년, 법인 벌금은 최대 20억원에 달하는 사례도 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가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산업계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노란봉투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를 개정해 노동자와 사용자 범위를 넓히고,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한 것이 골자다.
개정 전까지는 하청·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사용자성이 좁게 인정돼 원청에 책임을 묻기 어려웠고, 파업에 나선 노동자와 노조는 수십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에 시달려 왔다.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해 앞으로는 쟁의행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원칙적으로 노조나 조합원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려워졌다. 또 원청과 하청의 사용자성이 함께 인정될 수 있어, 하청 노동자들도 원청을 상대로 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경영권에 악재가 쏟아지자, 기업은 대안으로 로봇을 찾고 있다. 물론 산업 현장의 안전대책 강구에도 힘을 쏟지만, 결국 예기치 못한 사고와 노사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선 로봇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한국은 산업 자동화 측면에서 세계 최전선에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한국은 제조업 종사자 1만명당 1012대의 산업용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 로봇 밀도로는 세계 1위다. 로봇 밀도는 한 나라의 제조업 자화 수준을 비교하는 대표 지표로, 인력 1만명당 가동 중인 산업용 로봇 수를 뜻한다.
세계 평균 로봇밀도는 162대다. 한국은 세계 평균의 약 6배에 해당한다. 이 밖에 ▲싱가포르 770대 ▲중국 470대 ▲독일 429대 ▲미국 295대 등과 비교했을 때도, 한국의 로봇 밀도는 매우 높은 축이다.
로봇 효과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고용노동부 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는 28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줄었다. 물론 법 집행과 감독 강화, 안전 투자 확대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다만, 일부에서는 현장 자동화·로봇 확산이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봇 도입이 산업재해를 줄이는 효과는 이미 수치로 확인됐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2010년부터 2019년까지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로봇 노출도(근로자 1000명당 로봇 대수)가 1표준편차(약 9.95대) 늘어날 때마다 근로자 100명당 재해근로자 수는 8% 감소했다.
특히 중증 재해로 이어져 장해급여를 받은 근로자는 16.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로봇이 육체적으로 위험하거나 노동집약적인 업무를 대체하면서,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이 개선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해외 연구에서도 로봇 도입 효과가 증명된다. 미국국립경제연구소(NBER)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에서 로봇 노출도가 1표준편차 증가할 경우(약 1000명당 1.34대), 근로자 100명당 산업재해 발생 건수가 연간 약 1.75건 줄어들었다. 이는 전체 제조업 평균 재해 건수의 약 28%에 해당하는 수치다.
산업 현장에서는 로봇 도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험한 작업 환경 기피와 함께 고령화·저출산 문제가 동반되고 있는 상황 탓이다. 전문가들은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과 기술 발전의 빠른 속도가 맞물려 산업 현장 로봇 투입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경준 한국로봇산업협회 본부장은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이 화두로 오른 가운데 본질적으로 로봇은 위험하거나 사람들이 기피하는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데 활용되기 때문에 앞으로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제조 현장에서도 일부 업무가 로봇으로 대체되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유승준 "잃어버리고 나서 소중했다는 것 깨달아"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일간스포츠
이데일리
BTS 지민, 송다은과 열애설 입 열었다 "현재는.."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트럼프發 반도체 압박…中 장비 반입 제한에 삼성·SK '비상'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서울회생법원, 양재 ‘캠코양재타워’ 임차 이전 추진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디오, 초저가 ‘중국산’ 임플란트로 중국시장 반전 예고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