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현장 혁신으로 ‘스마트 건설’ 이끄는 삼성물산·현대건설
- [스마트 건설 현장]②
스마트 기술로 안전 문화 구축·작업 효율성↑
기술 경쟁·협력 “건설산업 전반의 혁신 가속화”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스마트 건설’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와 기술 실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선두권에서 치열한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며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두 회사는 로보틱스·디지털 트윈·스마트 플랫폼 등 차세대 기술을 무기로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R&D 투자 1·2위, 스마트 건설 앞장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R&D 투자 규모에서 삼성물산은 전체 사업부문 합산 5576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에 올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만 별도로 집계가 되지는 않으나 회사의 자체 연구과제 44건 가운데 35건(80%)이 건설 관련 과제일 만큼 건설 분야 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현대건설은 1779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으며 ▲대우건설(830억원) ▲GS건설(729억원) ▲DL이앤씨(706억원) ▲현대엔지니어링(42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연구개발 담당 조직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ENG실 ▲안전보건실 ▲하이테크사업부로 나뉜다.
ENG실은 다시 ▲기반기술연구소 ▲주거성능연구소 ▲층간소음연구소로 구분된다. 안전보건실은 건설안전연구소, 하이테크사업부는 반도체인프라연구소로 나뉜다.
삼성물산은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 등의 기술을 활용해 건설 현장의 무인화를 추진하고 데이터 기반 로봇 개발 및 운영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건설기술을 통해 건설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고 생산성 및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삼성물산은 2024년 ‘스마트 건설 챌린지’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최근 3년간 최우수 혁신상 4건, 혁신상 1건 등 총 5건의 성과를 거뒀다. 수상한 혁신 기술들은 현장에도 적용돼 안전한 작업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혁신상 수상의 ‘로봇 공법 적용을 통한 현장 고소 작업 안전리스크(Risk) 제거’ 기술은 벽체 타공 로봇을 활용, 고소 작업을 자동화해 안전성을 높이고 생산성까지 향상하는 효과가 특징이다. 단지‧주택 분야 최우수 혁신상은 ‘철골 볼트 조임 자동화 로봇’이 차지했다. 높은 위치의 철골 작업에서 구조체 체결 작업을 로봇으로 자동화하고 달라진 작업 환경에도 안정적인 운영과 균일한 품질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건설은 자체적으로 ‘스마트건설기술 가이드북’을 발간해 현장 적용을 확대하고, 기술 시연회를 통해 외부 공개에 나서는 등 스마트 건설 생태계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2025 스마트건설기술 시연회’에서 로보틱스 기반 건설 자동화와 스마트 안전관리 기술 25종을 선보였다. 예를 들어 ▲TVWS(TV White Space) 기반 터널 무선통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붕괴 감지 센서 ▲안전 패트롤 로봇 ‘스팟’ ▲물류 운송 드론 등은 위험 구역에서도 안정적인 작업과 정밀 관제를 가능케 한다.
현대건설은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안전문화 구축 노력도 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스마트 안전 기술 부문은 ▲AI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드론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안전사고 예방과 품질 향상, 공정 단축으로 이어지는 효율적 현장 경영을 구축했다. 기존 현장에서 인력이 직접 수행했던 위험한 작업들은 건설 자동화와 로보틱스 기술로 대체됐다.
예컨대 AI 영상인지 장비협착 방지 시스템은 모든 현장에서 건설장비 충돌과 협착 예방을 위한 AI 영상분석 경보장치를 도입해 사각지대를 줄였다. 또 2021년 11월부터 건설사 최초로 공사 중 발생할 수 있는 붕괴사고 예방을 위해 가설구조물과 지반 상태를 실시간으로 통합관리 할 수 있는 자동계측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했다.
특히 현장 안전관리 시스템인 HIoS(Hyundai IoT Safety System)와 연동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자동 정리와 분석을 통해 현장 안전성을 파악한다. 무인드론과 스마트글래스를 연계한 ‘원격 현장관리 플랫폼’은 여러 스마트기기를 단일 시스템에 연계한 기술로 영상과 3D 데이터 기반의 입체적 현장관리가 가능하다.
건설 로보틱스, 협력과 경쟁의 장

건설 현장에 실제 적용할 로봇기술 고도화를 위한 양 사의 협력도 눈길을 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7월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건설 현장 자재 운반 로봇의 현장 시연회를 진행했다. 양 사는 지난 2023년 4월 ‘건설 로봇 분야 생태계 구축 및 공동 연구 개발’에 대한 전략적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로봇은 건설 현장에서 반복적이고 사고 위험이 높은 자재 운반 작업을 자동화했다. 작업자와 자재 동선을 분리함으로써 작업 효율성을 향상하고 안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
여기에는 ▲3D 영상을 통한 팔레트 형상 및 피킹(Picking)홀 인식 기술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지도를 생성하는 동시에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SLAM)을 통한 자율주행 기술 ▲운반 작업 관리 ▲로봇 관제 기술 ▲충전기 자동 도킹 기술 등이 탑재됐다.
스마트 건설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국내 대표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기술 경쟁이 건설산업 전반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안전과 비용 효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까지 스마트 건설의 가치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대형 건설사 중심의 투자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협력 모델이 국내 건설산업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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