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열전 3]①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車보험 악화 속 투자손익 선방
해외사업 꾸준히 확장...디지털 혁신으로 新경쟁력 갖추다
회사의 성장 여부는 곧 리더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특히 규제 등 환경 변화가 많은 금융권의 수장들은 더욱 세심하고 신중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코노미스트가 국내 금융사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전략과 성과 등을 통해 리더십을 분석합니다. [편집자주]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은 1990년 안국화재(이후 삼성그룹 인수)로 입사한 후 30여년간 삼성금융을 이끌어온 성골 중의 성골이다. 그는 30년간 삼성화재에서 근무하다 2022년 잠시 삼성생명 전략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23년 12월, 삼성화재 수장으로 임명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는 지난해 부임 후 첫 신년사에서 ‘초격차 2.0’을 제시하며 단순 규모 확장이 아니라 근본적인 수익 구조와 조직 체질을 바꿔 경쟁사와의 격차를 압도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화재에서 주요 부문장을 골고루 경험하며 역량을 다진 그는 2024년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데 성공했다.
재무성과:투자손익 호조 속 車보험 악화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실적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24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5.1% 감소했다. 보험손익이 1조5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줄어든 여파가 컸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익은 307억원 수준에 그치며 전년 대비 무려 79.5% 급감했다. 지난 몇년간 안정적인 손해율을 기록하던 자동차보험 사업은 최근 손해율이 악화되며 손해보험사들의 보험손익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화재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투자손익으로 보험손익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올 상반기 삼성화재의 투자손익은 6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하며 실적 방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급여력비율(K-ICS)은 274.5% 수준으로 유지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갖췄다.
특히 삼성화재는 이문화 사장이 취임한 2024년 손보업계 최초 2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자동차보험·실손보험 부문이 리스크 요인이지만 투자 운용 효율과 비용 구조 개선, 자산 다변화 전략 등을 통해 일정 수준 실적 방어에는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략:국내는 ‘본업 강화’, 해외선 신성장 동력 발굴 ‘초격차 2.0’은 그에게 단순한 경영 슬로건이 아니라 전략의 구조적 틀이다. 이문화 사장은 취임 후 보험 본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확대,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세 축을 전략의 기둥으로 세웠다. 특히 그는 삼성화재를 단순한 대형 손보사에서 ‘글로벌 보험 기업’으로 격상시키려 한다.
전략적 행보 중 대표적인 것은 영국 로이즈 보험시장 내 캐노피우스(Canopius) 지분 확대다. 이 대표는 단순 투자형 참여를 넘어 공동 경영 역량 확보와 언더라이팅 기술 협업 쪽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본격적으로 확보하려는 구상이다. 국내 손보사 중 유럽에 법인을 둔 회사는 삼성화재가 유일하다.
앞서 이문화 사장은 ‘2030년까지 해외 사업이 회사 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길 바란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기존 글로벌사업총괄 조직을 ‘글로벌사업부문’으로 격상해 의사결정 속도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했다. 국내 기반을 유지하면서 해외 리스크를 분산하고, 본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신사업 리스크를 감당할 기반을 닦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혁신·디지털전환:언팩으로 연 디지털 프로세스 이문화 사장에게 보험업의 미래는 ‘디지털화된 프로세스’다. 그는 조직 내부에 실험 문화와 빠른 변화 수용 체계를 심기 위해 지난 4월 보험업계 최초로 IT형 행사인 ‘언팩’(Unpack)콘퍼런스를 열기도 했다. 이날 이문화 사장은 행사에 직접 참여해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보장 어카운트 보험’을 발표했다.
‘보장 어카운트’는 고객이 건강할수록 혜택이 커지는 건강 리턴, 1인 가구나 고령층 고객을 위한 병원 동행 서비스 등 고객의 중증 질환 치료 여정 전체에 대한 폭넓은 보장을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보험상품이다. 시장에 없던 형태의 상품을 만들어 노후 보장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자동차보험 부문은 디지털 전환의 핵심 무대다. 삼성화재는 사고 접수부터 보상 처리까지 전 단계를 디지털화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사고 예측 ▲과실 비율 산출 자동화 ▲영상 기반 손해 판단 보조 시스템 ▲고객 앱을 통한 실시간 보상 진행 조회 등이 점차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자동화된 프로세스는 ▲운영 비용 절감 ▲처리 속도 향상 ▲오류 가능성 축소라는 효과를 동시에 노린 전략이다. 이와 관련 이문화 사장은 자사 유튜브채널에 출연해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디지털 프로세스’는 ‘월드클래스’라고 표현한 바 있다.
대외평판 및 소통:정교한 소통 강점 이문화 대표는 언론 노출은 많지 않지만, 전략적이고 정교한 소통 방식을 택한다. 특히 삼성화재 공식 유튜브 채널 등 사내외 디지털 채널에 직접 출연하는 방식으로 이미지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예컨대 사장과 직원이 가볍게 대결하는 콘셉트 영상, 보험상품/비전 설명 영상 등에 얼굴을 비추며 ‘소통형 리더’ 이미지를 구축한다.
내부 소통에서는 그가 직접 현장을 찾고, 영업 채널·보상 부문 등과 대화를 이어 나가는 스타일이 강점이다. 그의 영어 이름 ‘마빈’을 딴 ‘모두의 마빈’이라는 행사를 열어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익명 게시판·설문·직원 제안 제도 등을 통해 구성원 의견을 듣는 루트를 계속 열어두고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돈 있어도 못 산다"…골드바 이어 실버바도 '실종 사태'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팜이데일리
'조롱? 캠페인?' 유방암 자선행사 논란, 왜?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무주택자 다 죽는다" 곳곳 비명…전세 종말의 서막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연금 고갈 우려'…전통자산 한계에 VC에 눈 돌리는 유럽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美 공식 의료 인정’ 로킷헬스케어 급등...외국인 투심 몰린 휴온스도 강세[바이오맥짚기]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