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거래 은행' 아니어도 괜찮아요"...오프라인 오픈뱅킹이 가져올 변화는
- 어디서든 ‘타행 계좌조회·이체’ 가능
은행 점포 축소 시대 속 오픈뱅킹 확대로 금융소외 사각지대 줄어들까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디지털 전환과 영업점 축소로 은행을 방문하는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을 떨어뜨렸던 금융권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9일부터 오픈뱅킹·마이데이터를 은행 영업점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오픈뱅킹 서비스를 허용했다. 금융소비자가 주거래 은행을 찾지 않아도 자금 이체나 타행 계좌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 접근성이 높아진 것이다.
은행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는 사람의 상당수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금융소외 현상도 어느 정도 사라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픈뱅킹은 2019년 온라인 중심으로 도입된 이후 간편송금, 자산 조회, 대환대출 등 혁신 서비스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모든 서비스가 모바일에 기반한 탓에 디지털 취약계층은 혜택에서 배제됐다.
금융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픈뱅킹·마이데이터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했고, 19일부터 전국 은행 창구에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다. 은행 이용자는 신분증만 가지고 가까운 은행을 방문해 가입할 수 있다. 이후에는 해당 은행 창구에서 다양한 금융사 계좌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국내 금융시장이 ‘내 주거래은행에 꼭 가지 않아도 되는 시대’로 진입한 셈이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넓은 선택권을 갖게 됐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술 발전의 혜택을 구성원 모두가 나눌 수 있어야 한다”며 은행권에 취약계층 맞춤 안내를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그동안 국내 금융사들이 폭넓고 빠르게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점포는 대폭 축소해왔다. 2019년 시중은행 점포 수는 6709곳에서 올해 5625곳으로 1000곳(20%)가량 사라졌다.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령층 입장에서는 주거래 은행 방문이 어려워졌는데 이번 정책 시행으로 다시 은행이 가까워진 셈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기존의 ‘락인(Lock-in) 효과’ 약화로 본격적인 서비스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자사 앱, 자사 계좌, 자사 창구 중심의 서비스 구조를 통해 고객을 자연스럽게 묶어 두는 전략을 펼쳤던 시중은행들은 이제 손쉽게 고객을 붙잡아 두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금융소비자들이 가장 가까운 은행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예금 금리를 제공하고, 서비스 응대가 더 친절한 은행으로 손쉽게 환승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은행 간 경쟁의 무게 중심이 ‘고객 확보’에서 ‘고객 유지’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이 변화가 은행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오프라인 오픈뱅킹이 정착되면, 어느 은행이든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타행 계좌 기반의 자산관리, 맞춤 금융상품 추천 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가 다양한 금융상품을 비교·추천해 주는 역할을 강화하면서, 고객 편익 중심 경쟁이 자연스럽게 유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들의 인공지능 서비스 강화는 영업점을 찾는 이용자에게 더 정확하고 폭넓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번 조치가 금융소외를 완전히 해소하는 해법이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은행들이 점포 통폐합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여전히 높고 무인점포까지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고령층이 의존해온 물리적 창구는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소외 계층에게는 “어느 은행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아니라 “은행 창구가 가까이에 있느냐”는 물리적 접근성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오픈뱅킹 오프라인화가 금융 접근성 문제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은 디지털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지난 몇 년간 ‘편리함’을 앞세워 금융 패러다임을 바꿔 왔는데 그 변화가 오프라인까지 확장된 것”이라면서도 “디지털 확대와 점포 축소라는 큰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융소외 문제를 어디까지 해소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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