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 '아크 레이더스' 글로벌 흥행
'메이플 키우기'는 국내 매출 1위
크래프톤 기둥 '배그'는 경쟁 직면
자회사 맞소송에 신작 출시는 지연
"레거시 IP 탈출 창의적 신작 절실"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국내 게임 업계를 이끄는 NK(넥슨·크래프톤)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성공한 넥슨과 달리 크래프톤은 대표 IP ‘펍지: 배틀그라운드’(배틀그라운드)의 경쟁작들이 돌풍을 일으키자 노심초사하고 있다. 결국 게임사의 유일한 위기 탈출구인 신작의 성과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최근 부진했던 실적에 개의치 않고 벌써 다음 성적표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신작이 연이어 대박을 터뜨린 덕이다.
넥슨, 실적 부진에도 ‘여유’
넥슨은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크게 성공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던파 모바일)을 비롯해 ‘메이플스토리’와 ‘FC’ 등 3대 프랜차이즈 IP의 선전으로 2024년 연간 매출이 국내 게임사 최초로 4조원을 넘어섰다. 모기업인 넥슨코리아와 개발 자회사 네오플은 총 1600억원의 성과급을 받아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중국 ‘던파 모바일’의 기저효과에 수익성 높은 신작 부재와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 중반대로 전년 동기보다 두 자릿수(27%) 감소했다. 다만 지난 3월 네오플이 내놓은 ‘던전앤파이터’ IP 기반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서구권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콘솔 경쟁력을 입증했고, 같은 시기 출시한 ‘마비노기 모바일’이 유저 친화적인 BM(비즈니스 모델)으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이처럼 불안했던 넥슨에 날개를 달아준 게임은 ‘아크 레이더스’였다. 신작은 서구권 강자들이 즐비한 콘솔·PC 중심의 익스트랙션 슈터라 도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배틀로얄 장르에서 파생한 익스트랙션 슈터는 제한 시간 안에 미션을 완수하면 플레이하는 동안 얻은 아이템과 경험치를 획득해 성장하는 RPG 요소가 특징이다. 대신 목적을 완수하지 못하면 모든 것을 잃는 특성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다. ‘아크 레이더스’는 기본 중고 장비를 무료로 제공해 이런 스트레스를 완화했다.
최신 언리얼 엔진5 기반의 생동감 넘치는 그래픽과 1970~1980년대 미래상을 재해석한 ‘카세트 퓨처리즘’(구시대적인 아날로그 전자기술을 기반으로 발전한 세계를 가정한 SF 장르)의 미학이 더해져 신작은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지난 10월 출시 이후 2주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400만장을 돌파했다. 이후 성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패키지 가격(5만8900원)으로 단순히 계산해도 매출이 2000억원은 가뿐히 넘어선다.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는 실시간 플레이어 수 20만명대, 일 최대 동시 접속자 수 30만명대로 ‘배틀그라운드’와 최다 플레이 게임 3위를 다투고 있다. 5위권 아래로는 실시간 플레이어 수가 10만명 밑이라 최상위 입지를 굳게 다진 셈이다.
국내에서는 11월 조용히 출시한 ‘메이플스토리 키우기’가 깜짝 흥행에 성공했다. 한국과 대만의 2030 유저들에게 친숙한 ‘메이플스토리’ IP에 간편히 즐길 수 있는 모바일 트렌드를 반영한 효과다. 론칭 직후 ‘리니지M’과 ‘뱀피르’ 등 대작을 누르고 양대 앱마켓 매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라이트한 장르라 다른 신작과 달리 대대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는 않았었다”며 “방치형 장르로 1위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신작의 연이은 승전보로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은 지난 11월 28일 시가총액이 3조1000억엔(약 29조1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원툴’ 한계
반면 크래프톤은 사운이 걸린 중대 기로에 섰다. 유일한 버팀목인 ‘배틀그라운드’가 흔들리면서 차세대 IP 없이는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현재까지는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배틀그라운드’ IP를 중심으로 글로벌 브랜드와 K-팝 아티스트 등 협업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여 탄탄한 이용자 기반을 유지했고, 인구 대국 인도에서 e스포츠로 저변을 넓혀 국민 게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렇게 실적을 견인하는 ‘배틀그라운드’가 막강한 적수들의 추격에 시달리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인기의 프랜차이즈 IP를 활용한 EA의 ‘배틀필드 6’는 지난 10월 출시 3일 만에 판매량 700만장을 찍으며 올해 최고 흥행작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무료 배틀로얄 모드 ‘배틀필드 레드섹’까지 내놓으며 공격적으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이런 돌풍마저 뚫고 최상위권에 안착한 게임이 ‘아크 레이더스’다. 스팀 플레이어 수로 ‘배틀필드 6’를 누르고 ‘배틀그라운드’와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게임 시상식 TGA(더 게임 어워드)의 ‘최고의 멀티 플레이어 게임’ 부문 후보에도 올라 한국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외에도 중국판 ‘배틀그라운드’인 ‘화평정영’은 텐센트의 신작 모바일 슈팅 게임 ‘델타 포스’에 쫓기고 있다.
크래프톤은 기대작의 출시 지연으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021년 5억 달러를 들여 미국 개발사 언노운월즈를 인수해 해양 생존 게임 ‘서브노티카 2’를 선보일 예정이었는데, 올 하반기였던 출시 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크래프톤은 근무 태만으로 해임한 언노운월즈 전 경영진이 게임 개발에 집중하지 않아 출시가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언노운월즈 전 경영진은 크래프톤이 인수 당시 약속한 성과 보상금을 지급하기 싫어 꼼수를 부렸다고 맞서면서 맞소송이 벌어졌다.
증권가도 크래프톤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일제히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크래프톤의 목표 주가를 39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춘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 레거시 IP에서 벗어날 수 있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게임을 만들 필요성이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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