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장학재단·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
효율적이고 실질적 맞춤형 지원 펼쳐
[이코노미스트 이현아 기자]
누적 지원금액 약 2478억원, 누적 수혜인원 약 38만5048명. 할아버지에서 어머니로, 다시 손녀로 이어지며 세대를 잇는 나눔을 실천한다. 롯데그룹 창업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롯데재단을 이끄는 손녀 장혜선 롯데장학재단·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은 2023년 취임 이래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을 핵심 철학으로 진두지휘하고 있다. 여느 재벌가 구성원의 취임과 달리 장 이사장은 외부로 드러내기 쉽지 않은 개인의 아픔을 기꺼이 꺼내어 공감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장 이사장에게 지난 2년여간 가슴 뭉클했던 순간, 장학사업의 발전 방향, 재단이 꿈꾸는 미래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스포츠 꿈나무들의 빛이 되다
롯데장학재단은 지난 10월까지 2025년에만 약 150억 원의 사업비를 운용하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 이사장이 꼽은 재단의 핵심 사업으로 1983년 재단 설립과 함께 시작된 ‘신격호 롯데 희망장학금’이다. 이 장학사업은 42년간 약 691억원을 전달하며 대학생들의 안정적인 학업 활동을 돕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 중 스포츠 인재 육성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스포츠 꿈나무를 돕는 ‘신격호 롯데 재능장학금’을 통해 스키·스노보드 등 동계스포츠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고 있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총 92명을 발굴해 약 4억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실제 이 중 16명이 국가대표에 선발, 대한민국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장 이사장은 스포츠 장학생 중 ‘2025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종목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채운 선수에게 특히 감동했다. 그는 “스키장 수도 적고, 운영 기간도 1년 중 90여 일 정도에 불과한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영광의 결실을 얻어 정말 자랑스럽다”며 스포츠 장학생들의 열정과 도전을 응원했다.
장 이사장은 장애인 스포츠의 활성화도 놓치지 않고 있다. 시각장애인축구대회와 농아인야구대회 등 박수와 함성이 더욱 필요한 곳에 지원을 더하며 나눔의 폭을 넓히고 있다. 시각장애인축구대회를 관전했던 때를 떠올린 장 이사장은 “눈이 아닌 몸과 귀, 온몸의 감각으로 공을 차는 모습을 봤을 때 ‘한계를 뛰어넘는 일은 결국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고 했다.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곳에 틔운 ‘작은 불씨’
장 이사장은 취임 이래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작은 불씨’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연결해 더욱 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효과를 내는데 힘을 쓰고 있다. “사업 현장에 갈 때마다 ‘우리의 손길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곳이 많구나’를 느낀다”는 장 이사장은 “우리가 전한 도움의 손길이 실제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직접 체감한다”고 밝혔다.
장학사업을 통한 뿌듯함과 동시에 도움이 필요한 곳이 더욱 많다는 현실을 자주 마주한다. 장 이사장은 이 현실이 자신에게 주어진 중요한 숙제라고 여긴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곳에 더 효율적이고, 맞춤형으로 지원할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취임 2년 차 새로운 장학사업 조성에도 눈을 떴다. 새로 방향을 튼 사업 중 하나는 작은 도움조차 절실한 예술가 자립 지원이다. 실력 있는 K-예술가들이 서포트를 받지 못해 해외로 나가는 안타까운 사정도 장 이사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닫혔던 극장 문이 열렸지만 여전히 무대는 부족하고 후원 환경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장혜선’ 이름 내건 장학금의 힘
장 이사장은 취임 후 실명을 내건 사업을 펼치며 재단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조부가 만든 사회공헌 재단에 이름 석 자를 건 사업을 더했기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올해 처음 출범한 ‘장혜선 가정 밖 청소년 장학금’과 ‘장혜선 위기 임산부 긴급지원 사업’은 장 이사장에게도 큰 보람을 안겨준 사업이다. 특히 가정 밖 청소년 장학금의 조성과 관련해 실효성을 두고 고민하다 조심스레 스텝을 밟았는데, 무엇보다 ‘엄마’의 마음이 더 크게 작용했다. 가정 내 학대 등에 어려 어려움에 노출된 아이들을 진짜 엄마처럼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싶었단다.
장 이사장은 “지난 7월 열린 전달식에서 오히려 내가 더 큰 깨달음을 얻었다”며 “가정환경으로 인해 상처받고 무너져 있을 거라는 생각을 바로잡은 계기였는데 그들에게서 훨씬 더 밝고 단단한 빛을 느꼈다. 사실 몸이 너무 좋지 않았는데 참석하길 잘했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장학금 전달에 그치지 않고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줄 혜택을 모색하고 있다. 재단이 운영하는 장학관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거나 재단에 구직할 시 우선으로 기회를 주는 등 여러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검토 중이다.
‘약점은 감춘다’는 말과 달리 장 이사장은 여러 행사에서 그동안 몰랐던 개인적 아픔을 내보이며 수혜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호응을 얻고 있다. 개인사를 모른 주변의 반응이 오히려 더 컸다. 그는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전하려면 나 역시 그 과정을 직접 겪어봤다는 것을 말해줘야 한다”며 “나도 어려운 상황을 이겨낸 경험이 있어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말이 작은 희망을 불어넣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장 이사장과 어머니 신영자 의장, 딸과 함께 3대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 훈훈함을 더했다. 다 같이 활동하는 과정에 이견은 없었을까. 장 이사장은 “나는 늘 어머니께 조언을 구하고 딸에게는 도움을 청한다”며 “우리는 언제나 서로가 서로를 돕고 큰 힘이 되어주는 존재들”이라고 흐뭇해했다.
“지난 2년 재단을 정비했고 올해 목표한 방향대로 자리를 잡아 감사하다”는 장 이사장은 다가오는 2026년의 계획도 일찌감치 세워놨다. 그는 “내 손이 닿지 않아도 될 만큼 (사업을) 안정적으로 세팅하는데 집중해 희망의 불씨를 계속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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