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중동, 新성장 엔진”…K제약·바이오 ‘전방위 진격’ [새로운 중동붐]②
- 보톡스·바이오의약품·의료 AI 등 전 산업군 진출
‘단기 매출·중장기 생태계 구축’ 투트랙 전략 필요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중동을 새로운 글로벌 전진기지로 삼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UAE 의료제품 규제기관(EDE)과 바이오헬스 분야 포괄 협력 업무협약(MOU)이 체결되며, 의약품·의료기기부터 화장품·의료 인공지능(AI)까지 K-메디컬 전 산업군의 동시 진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구축됐다.
협력 축이 기존 방산·원전 중심에서 바이오·디지털헬스·의료기기·연구개발(R&D) 투자로 확장되면서, 업계에서는 중동이 제약바이오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격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MOU는 단순 수출 지원을 넘어 ▲허가 및 규제 협력 강화 ▲R&D·임상 협업 ▲데이터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실증 ▲K-메디컬 복합 클러스터 구축 논의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시장의 가장 높은 장벽은 ‘정보 비대칭과 규제 불확실성’이었는데, 이번 협력은 기업이 장기 투자 전략을 세우는 데 필요한 제도적 가시성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K-보톡스’, 시장 개척 앞장…에스테틱 수요 폭발
중동 시장 진출의 서막은 보툴리눔 톡신이 열었다. 고소득 인구 비중이 높고, 의료·미용 관광이 발달한 중동은 보톡스·필러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는 지역이다.
대웅제약은 자사 보툴리눔 톡신 제품 ‘나보타’를 중동·북아프리카(MENA) 20개국 중 10개국에 이미 진출시켰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혁신 신약 도입 및 R&D·생산 협력을 포함한 바이오 생태계 구축 방안을 논의하는 등 현지 거점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대웅은 중동 의료진 대상 시술 교육 플랫폼 운영 등을 통해 단순 판매가 아닌 ‘시장 점유 경쟁’으로 전략을 격상시켰다.
회사는 지난 2020년 UAE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튀르키예 ▲이집트 등 5개국에서 나보타를 출시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나보타가 출시된 지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휴젤도 중동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는 쿠웨이트에 이어 UAE에서 품목허가를 받았고, 현지 파트너사와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 휴젤은 지난 11월 쿠웨이트와 UAE에서 보툴렉스 중동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보툴렉스의 제품 이해도와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현지 의료진에게 안전하고 표준화된 시술 가이드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메디톡스 역시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 2종의 UAE 허가를 획득하며 에스테틱 카테고리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종근당바이오도 중동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종근당 바이오는 보툴리눔 톡신 ‘티엠버스주(TYEMVERS)'는 지난 7월 인도네시아 할랄 제품 보증청(BPJPH)으로부터 보툴리눔톡신 제제로는 최초로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종근당바이오 관계자는 “세계 최초의 할랄 인증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중동,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권 국가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의 미용 의료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K-보톡스의 점유율 경쟁이 초입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전문의약품·바이오신약·AI 진단까지 확장
중동 진출이 에스테틱 위주로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고부가가치 의약품과 디지털 헬스 강국을 노리는 주요국 정부의 전략과 맞물리며, 바이오의약품·의료AI 기업의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제약사 타북과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론티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GCC(걸프협력회의) 국가 의약품 조달 시장에 사실상 첫발을 내디뎠다. 타북은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쌓아온 풍부한 시장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롤론티스가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말에 중동 1위 로컬 제약사인 히크마와 요르단, 모로코 등 MENA 지역 17개 국가에서 베그젤마(성분명 : 베바시주맙) 공급을 위한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 베그젤마는 전이성 직결장암 및 비소세포 폐암 등의 치료에 쓰이는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복제약)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은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들로 효능이 입증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대표적인 파머징시장으로 꼽힌다. 파머징은 제약(Pharmacy)과 떠오르다(Emerging)의 단어를 합친 신조어로 의료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자국 내 생산 역량이 부족해 해외 제약사에 의존하는 신흥 시장을 뜻한다.
의료 AI 기업들도 속속 기회를 잡고 있다. 루닛은 UAE와 협력해 의료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현지 병원에서 시범 적용하기로 했으며, 향후 암 진단·예후 예측·영상 판독 지원 AI 솔루션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중동 각국이 국가 차원의 디지털 헬스 구축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 AI 시장은 향후 수요 폭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 꼽힌다.
중동, “기회의 땅이지만 공략 난이도 높아”
중동은 확실한 성장성이 있지만 진입장벽도 분명하다. 국가별 규제·허가·보험 체계가 획일적이지 않고, 유통망은 지역별로 지배력이 다른 민간 기업·병원 체인에 집중돼 있다. 단순한 수출 계약만으로는 시장 점유율 확대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지 진출 경험이 있는 기업 대부분이 ▲유통·판매 파트너 확보 ▲의료진 교육 프로그램 ▲KOL(Key Opinion Leader) 네트워크 구축 ▲브랜드 마케팅 ▲병원·클리닉 제휴를 필수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의료 AI와 바이오신약 분야는 특히 현지 임상·데이터·의료기관 협업 역량이 사업 성공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은 ‘단기 성과가 가능하면서 동시에 장기 투자 가치가 있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제약바이오에 최적화돼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K-바이오가 글로벌 시장 엔진을 다변화할 결정적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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